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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레츠 고 9988] 봄 같은 겨울에 질병 변덕 … 독감 줄고 눈병·수족구병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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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부산시 유엔기념공원에서 시민들이 꽃망울을 터트린 홍매화를 구경하고 있다.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일찍 개화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은 ‘봄 같은 겨울’이었다. 평균 기온은 3.5도. 기상청이 1973년 전국 평균 기온을 측정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 최근 몇 년만 봐도 지난해 12월은 유독 따뜻했다. 2013년 영하 0.5도보다 4도 높았다. 날이 따뜻해지면 빙어축제·얼음축제 같은 지역 행사를 망칠 뿐만 아니라 질병 발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게 저체온증 같은 한랭(추위) 질환이다. 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랭 질환 환자는 2013년 12월 230명에서 지난해 12월 127명으로 45% 줄었다. 한랭 질환은 저체온증·동상 등을 말한다. 동사(凍死)한 사람도 7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한랭 질환에 많이 걸리는 계층은 저소득 독거노인이다. 고령화·핵가족화로 인해 혼자 사는 노인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이 겨울철 한파의 직격탄을 맞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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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보라매병원 응급실 신종환 과장은 “한파가 닥치면 폐렴·뇌질환 등을 앓던 독거 노인들이 저체온증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겨울에는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그런 환자가 거의 없었다”며 “한파가 닥치면 서울시가 나서 노숙인을 관리하듯 독거노인도 그런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골절 환자도 줄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다녀간 골절환자는 414명이다. 2013년 436명, 2014년 455명에 비해 줄었다. 이 병원 이진우 정형외과 교수는 “눈이 덜 온 데다 날씨가 따뜻해 골목길이나 도로에 언 곳이 별로 없어 골절환자가 줄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겨울철 불청객 독감도 주춤거리고 있다. 독감 바이러스는 원래 날씨가 추울 때 기승을 부리고 온도가 올라가면 약해지는 경향이 있어서다. 지난해 12월 20~26일 전국 200개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 당 독감 유사환자는 9명이었다. 12월 한 달 평균은 7.7명이다. 2014년(7.1명)보다 약간 늘었고 2013년(12.3명)보다는 꽤 줄었다. 질병관리본부에 의뢰된 바이러스 검체 중에서 인플루엔자·호흡기 바이러스가 검출된 비율은 지난해 다소 줄었다.

 직장인 이모(26)씨는 지난해 12월 말 유치원에 다니는 조카(6)에게서 눈병(유행성각결막염)을 옮았다. 눈곱이 심하게 끼고 충혈되면서 눈을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계속됐다. 2주 동안 동네 안과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나았다. 조카는 방학을 하기 전 유치원에서 친구들한테서 옮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한겨울에 눈병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안과의원에 가보니 같은 증상 환자가 적지 않아 놀랐다”고 말했다.

 유행성각결막염은 7~8월에 유행하는 대표적 ‘여름 질환’이다. 겨울에도 간간이 유행하지만 최근 3년을 보면 지난해 12월 유행지수가 가장 높다. 안과의원 83곳을 방문한 외래환자 1000명당 환자가 2013년 12월 2.9명에서 2014년 12월 15.3명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21.4명까지 증가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승한 교수는 “유행성각결막염은 늦봄에서 여름에 많이 걸린다. 겨울에는 좀체 유행하지 않는 증상인데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기온 상승 탓인 것 같다”며 "손을 자주 씻고 사람이 많은 곳에선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주시 제일안과 임동권 원장은 “날이 따뜻해지면 집 밖 활동이 늘고 접촉이 빈번해져 눈병이 증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수족구병도 전년 동기에 비해 늘었는데, 이 역시 기온 상승과 관련이 있다. 곽진 질병관리본부 기후변화대응 태스크포스팀장은 “수족구병은 주로 봄여름에 유행하는데 지난해 12월 기온이 올라가면서 외부활동이 많아져 증가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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