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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기의 시시각각] 안철수 “3자 구도로 정권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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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기 논설위원

정치는 공동체의 문제 해결 과정이다. 정치가 문제 해결은커녕 문제를 만드는 시대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정권교체보다 정치교체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정치를 교체한다면 의사결정 능력을 회복하는 게 초점이다. 경기도의회가 예산안에서 어린이집·유치원에 지원할 수천억원의 보육비 전액을 삭감하려다 난장판이 된 사건을 접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17개 시·도 중 4개 지방의회가 어린이집·유치원 보육예산을 0원으로 의결했다. 무슨 배짱인가. 어른들이 아이들의 간식비를 없애는 예산편성까지 하면서 추구해야 할 정치적 가치는 무엇일까. 그들이 얻으려는 게 정권교체인지 정권재창출인지 모르겠으나 어린이를 인질로 잡는, 한 단계 더 추악해진 정치의 죄는 누구에게 물어야 하나.

 이런저런 상념이 일던 지난 5일,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있는 ‘수잔나 어린이집’이라는 곳을 찾아갔다. 새 정치를 하겠다는 안철수 의원이 누리예산 삭감 문제로 학부모 간담회를 연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문제 해결 능력이 궁금했다. 현장의 아우성은 강렬했다. “누가 보육예산을 달라고 했나요. 자기(정치인)들이 선거 때 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이제 와서 준다, 못 준다, 네가 줘라, 나는 안 된다 하는 거 아닌가요. 이런 게 저출산 대책입니까.” “너무 화가 나요. 자존심도 상하고…. 아이랑 길 가다가 국회의원 선거 포스터를 가리키며 누구냐고 묻길래 거짓말쟁이라고 대답해줬어요.” 걱정과 탄식, 무력감과 일말의 기대감이 교차했던 한 시간이었다. 나는 간담회를 마치고 안 의원의 오래된 카니발에 올라탔다. 차 안은 일하고 있는 사무실처럼 자료와 신문, 책 등이 널려 있었다.

 -편성된 예산마저 삭감한 시·도의회 다수당(더민주)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문제 아닌가.

 “그분들의 과잉대응으로 벼랑끝 정치가 벌어졌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은 박근혜 정부가 제공했다. 내가 야당 대표를 할 때 느낀 건데 박 대통령은 정말 눈곱만큼도 양보 안 하고 만나주지도 않더라. 증세(增稅) 없는 복지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지금부터 솔직하게 증세를 논의해야 한다.”

 안철수의 정치교체 의지는 어느 정도일까. 문재인의 친노세력 일각에선 안철수를 ‘분열주의자’ ‘대통령병 환자’로 몰아붙이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순간 그의 눈빛이 이글거렸다. “그분들은 날 비난할 자격이 없다. 저는 지금까지 세 번(박원순에 서울시장 양보, 문재인에 대선후보 양보, 김한길과 새정치민주연합 통합)에 걸쳐 헌신과 희생을 했다. 야권 통합에 제 몸을 던졌다. 비난하는 사람들은 저 같은 희생과 헌신을 해봤나.”

 -그랬던 당을 꼭 떠나야 했나.

 “그들과 함께 있었지만 정권이 바뀐 것도 정치가 나아진 것도 없다. 오히려 야권의 기득권만 더 강화됐다. 내가 왜 그들의 기득권을 도와줘야 하나. 외부에서 강력한 충격을 줘 정치 전체를 바꾸려 한다.”

 -2012년 대선이나 2014년 지방선거처럼 결국 더민주와 손을 잡을 것이란 시각도 많다.

 “그때는 3자 구도가 필패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지금은 3자 구도만이 기득권 양당 구조를 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판단이 섰다. 거대 야당이 아닌 제3당이 정권을 잡으면 한국 정치 초유의 일이 된다. 그러면 정치가 바뀔 것이다.”

 안철수는 야권 통합이니 야권 연대니 하는 말들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듯했다. 그러고 보니 순진해 보이기만 했던 4년 전 티를 벗은 것 같다. 좀 유들유들해졌다고 할까. “정치에 들어와 보니 온갖 공작이 난무하는 곳이어서…. 근데 이제는 누가 어떤 공작을 하는지 보입니다. 3년 동안 가장 깊숙한 밑바닥까지 경험했기 때문이죠. 당 내부, 외부에서 여러 공작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어요. 그게 결국 자기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본능들입니다.” 안철수는 일요일 창당발기인 대회를 한다. 그에게서 정치교체의 의지는 읽을 수 있었다. 정치교체의 능력은 앞으로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전영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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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