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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복 가벼워져 스웨터 같은 재킷도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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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대통령 취임식에서 브룩스브라더스 코트와 머플러, 장갑을 착용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에이브러햄 링컨, 존 F 케네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버락 오바마의 공통점은?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이라는 점 외에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모두 미국 클래식 의류 브랜드 브룩스브라더스의 단골이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역대 미국 대통령 44명 가운데 39명이 브룩스브라더스를 입었다.

링컨·케네디·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식 행사에서 브룩스브라더스 정장과 코트를 입었다. 특히 링컨 대통령은 1865년 두 번째로 대통령에 취임할 때 브룩스브라더스가 제작한 최고급 코트를 입었는데 안감에는 그 유명한 ‘하나의 국가, 하나의 국민’이란 글귀를 새겨넣었다. 링컨은 암살당하던 날에도 같은 코트를 입고 있었다고 한다.

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한 브랜드답게 브룩스브라더스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의류회사다. 1818년 미국 뉴욕에서 헨리 센즈 브룩스가 창업한 이래 198년간 이어지고 있다. 브룩스브라더스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는 클라우디오 델 베키오 브룩스브라더스 회장이 최근 방한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그는 2001년 이 회사를 인수했다.

 
200년 가까운 역사는 기업으로선 큰 자산일 것 같은데요.
"남들은 우리에게 ‘오래되어 좋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오래되서 좋은 게 아니라, 좋기 때문에 오래된 것이지요. 오래된 역사는 한편으로는 자산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도전 과제이기도 합니다.”
 
무슨 뜻인가요.
“브랜드에 대한 선입견이 세월의 시간만큼 쌓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새로운 광고를 하고 변화를 이야기해도 고객이 우리를 새롭게 봐주지 않는 겁니다. 브룩스브라더스에 대해 ‘알만큼 안다’고 생각하죠. 고객의 머릿속을 바꾸기가 쉽지 않아요.”
 
어떤 점을 몰라주나요.
“브룩스브라더스가 혁신적인 브랜드라는 점 말입니다. 혁신은 우리의 DNA입니다. 브룩스브라더스는 맞춤복이 대부분일 때 미국 최초로 기성복을 만들어 판매했습니다. 브룩스브라더스를 설립한 1800년대 초반, 뉴욕항은 유럽에서 들어오는 배가 많았습니다. 배가 머무는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맞춤복을 주문하고 찾을 수 있는 시간이 없었죠. 고객의 요구에 맞춰 미리 수트와 셔츠를 다양한 사이즈별로 만들어두었는데, 그게 기성복의 시작입니다.”
 
다른 혁신 제품은요.
“다림질을 하지 않아도 되는 드레스셔츠는 ‘기적의 셔츠’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원단 기술력 덕분에 빨래를 한 뒤 털어서 널기만 해도 다림질 한 듯 반듯한 셔츠가 되죠. 주부들로부터 얼마나 사랑받았을지 상상할 수 있겠죠.”

브룩스브라더스는 그밖에도 다양한 혁신 제품으로 패션계에서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버튼다운 폴로셔츠, 스트라이프 패턴 넥타이 등 클래식 아이템을 처음 만들었다. 폴로 셔츠는 폴로 선수의 셔츠 옷깃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버튼으로 고정한 것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여름철 옷과 이불에 많이 쓰이는 시어서커(세로로 얇은 줄무늬를 올록볼록하게 짜서 시원하게 입는 원단)도 브룩스브라더스가 처음으로 선보였다.

브룩스브라더스는 앞으로 여성복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여성복 디자이너 잭 포즌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하고 2016년 봄·여름 컬렉션을 공개했다.

 
올 봄·여름 컬렉션을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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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년 역사를 가진 브룩스브라더스의 클라우디오 델 베키오 회장은 ?남성복만큼 여성복도 훌륭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새 여성복 디자이너를 영입해 2016년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사진 브룩스브라더스]


“여성복은 디자이너 잭 포즌과 처음으로 함께 했습니다. 남성복에 주력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여성복도 훌륭하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잭 포즌은 우리 브랜드에 대한 이해가 높고 여성성을 잘 표현하는 디자이너라서 함께 작업하게 됐어요. 여성복 컬렉션은 전통을 재해석하는 방식에 중점을 뒀고, 남성복은 소재와 구조에 힘을 실었습니다. 편안하고 가볍지만 여전히 멋스러운 옷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해외 진출이 늦은 편인데요.
“30여 년 전 일본에 진출한 것을 제외하고는 2000년대 들어서야 해외 진출을 본격 시도했습니다. 15개국에 400개 매장이 있습니다. 우리 목표는 성장(grow)이 아니라 좀 더 나아지는 것(better)입니다. 요즘은 아시아 시장에 관심이 큽니다. 아시아 시장도 제각각 다르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예컨대, 일본 남성들은 한국 남성보다 포멀한 옷을 더 선호합니다. 이런 차이를 알아내면서 시장별 세부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요즘 남성복 트렌드는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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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이 두번째 취임식과 암살당하던 날 입었던 브룩스브라더스 코트. 같은 디자인을 재현했다. [사진 브룩스브라더스]


“신사복 구조는 점점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니트 재킷 같이 유연하고 가벼운 소재가 인기예요. 재킷을 스웨터 같이 만들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정장을 예전만큼 많이 입지 않는 분위기와 관련 있겠죠. 수트는 점점 더 무겁지 않게, 편안한 스타일을 선호할 것으로 봅니다.”

 
젊은 세대는 정장도 패스트패션 브랜드에서 구매하기도
하는데요.
“패스트패션 브랜드는 ‘싸게, 빠르게’를 목표로 해요. 젊은 소비자들은 패션을 일회용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간 여유가 많기 때문에 쇼핑몰에 자주 다니면서 패스트패션을 소비하지요. 패스트패션은 쇼핑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돼 있잖아요. 하지만 일을 하기 시작하면 투자형 구매를 합니다. 시간이 많지 않고, 두 번 이상 입을 생각을 하면 자연히 그렇게 되는 겁니다. 패스트패션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온라인 쇼핑과는 경쟁하나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을 통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고객은 둘 다를 원하기 때문이죠. 미국에서는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매장에서 옷을 찾아갈 수도 있고, 교환도 해줍니다. 한국에서도 내년 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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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