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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35회] 이창위 교수 "이어도 반드시 한국 경계 안으로 포함시켜야"

 
 

지난 12월 22일 제1차 한·중 해양경계 회의가 서울에서 열렸다. 양국은 1997년부터 14차례나 해양경계를 포함한 관련 현안을 논의했지만 해양경계 문제에 있어서는 아무런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 경계획정의 출발선·원칙·고려할 사항에 대한 입장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7일 오후 2시에 생방송 된 중앙일보 인터넷 방송 ‘직격인터뷰’ 35회에는 이창위 서울시립대 교수·국제해양법학회 회장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 교수는 지난 해양경계획정 협상의 쟁점을 소개했다. 또한 직격인터뷰 35회를 진행한 채인택 논설위원과 앞으로 한국이 중국과의 협정에서 취해야 하는 자세에 대해 논의했다.

다음은 이창위 서울시립대교수와 채인택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일문일답 전문.

-지난 12월 22일 한중 해양경계 문제에 대한 첫 공식협상이 서울에서 열렸다. 그동안의 경과는 어떻게 되나.
“지난 12월 22일에 제 1차 한중 해양경계획정협상이 서울에서 열렸다. 한·중 양국은 1997년부터 2011년까지 대략 14차례에 걸쳐 해양 관련 현안 협상을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해양 경계에 대해서는 양측의 입장이 조율이 안됐다. 그래서 그동안 중국의 불법 조업 문제가 더욱 심했던 거다. 2014년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이 문제를 놔두고는 한중의 우호적 관계는 힘들다’라고 해서 지난 12월 협상이 시작되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공식적이고, 실무적이고, 전문적인 해양경계협상이 한·중 사이에 시작되게 되었다.”

-이전 14차례에 거쳐 진행된 회담과 이번 회담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전에는 어업 문제와 해양 환경 문제 등을 다 포함하는 협상이었다. 지금부터는 해양 경계 획정만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협상이다.”

-바다 국경을 확정하는 아주 중요한 회담인 듯하다.
“그렇다. 해양 경계 문제는 국민이 잘 인식하지 못할 수 있지만 육상에서의 국경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다. 왜냐하면 해양의 주권·해양과학조사관할권·해양안보를 다 포함해 연안국끼리의 경합을 조정하는 선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한일 위안부 현상에서도 ‘불가역적’ ‘최종적’이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되었고, 북한 핵에 대해서도 ‘불가역적’ 폐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해양 경계 문제에도 불가역적인 성격이 있나.
“그렇다. 해양 경계 획정은 육상과 마찬가지로 한번 획정이 되면 그 국가가 분리·독립되거나 합병·병합이 된다고 하더라도, 국가가 존속하는 한 바뀌지 않는다. 이것이 국제법상의 중요한 원칙이다. 해양 경계는 우리가 통일이 된 후에도 불가역적으로 유지되는 선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협상은 더욱 중요하다."

-3면이 바다로 이루어져 있는 한국이 주변국과 지금까지 합의한 해양 경계에는 어떤 게 있나.
“북한과는 정식 국가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이른바 북방한계선(NLL, Northern Limit Line)을 두고 있다. 실질적으로 이는 해양경계적 성격을 가진 선이지만 그런 성격을 부인하고 있다. 일본과는 독도 문제가 있어서 동해에서 실질적인 해안 경계선을 획정 짓기가 힘들다. 일본과는 1974년과 1978년에 이른바 대륙붕협정을 체결했다. 따지고 보면 일본과의 대륙붕협정이 한국의 유일한 해양 경계인데, 그것은 포괄적인 경계가 아니어서 이번 중국과의 해양 경계협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반도국가다. 3면이 바다인 한국은 주변국과의 해양 경계 획정에 있어서 유리한 입장인가 아니면 불리한가.
“불리하다고 봐야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왼쪽으로는 중국이 있고 오른쪽·밑으로는 일본이 있고, 위로는 북한이 있다. 상대국과의 경합 때문에 해양 주권이나 해양 관할권을 우리가 원하는 만큼 확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해양주권·관할권·주권적 권리·영해·EEZ(Exclusive Economic Zone)·대륙붕 등 생소한 용어가 많이 나왔다. 간략한 설명을 부탁한다.
“영해는 영토와 똑같아서 주권이 행사된다. 이는 절대적 권리라고 할 수 있다. EEZ, 즉 배타적 경제수역에서는 주권이 아니고 주권적 권리와 관할권이 행사된다. 주권적 권리는 주로 어업 자원의 개발이나 해양자원의 개발과 같은 경제적인 목적의 권리를 말한다. 관할권은 해양환경과 해양과학에 대한 조사권을 말한다. EEZ를 넘어서 해저에 있는 대륙붕에 대해서는 주로 해저 광물 자원에 대한 주권적 권리가 행사된다고 말한다."

-시진핑 주석의 집권 이후 해양굴기(海洋堀起)와 일대일로(一帶一路)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해양 중시 내지 강조 정책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중국의 역사를 보면 중국의 입장을 대략 이해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대륙국이었던 중국은 명나라 이후에는 쇄국정책을 취했다. 그리고 근대화의 실패를 겪으면서 서구열강으로부터 해양을 통해 침략을 당했고, 일본 청일전쟁에서도 패배하게 되었다. 중국의 해양 역사는 어떻게 보면 치욕의 역사인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해양 강대국의 자유로운 해양 이용을 반대하는 연안국의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다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화평굴기(海洋堀起)와 도광양회(韜光養晦)를 통해서 군사대국과 경제대국이 되자, 이제는 해양을 이용해 세계로 뻗어나가 자신의 입지 굳히겠다는 거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만들어 미국·베트남·필리핀과 마찰을 빚었다. 국제해양질서 내지 해양법상으로 어떠한 의미가 있는 것인가.
“중국이 현행 국제 해양 질서나 국제 해양법을 무시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1974년 베트남 전쟁을 통해서 중국이 서사군도를 무력으로 점거한 이후,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과 남사군도를 두고 엄청난 분쟁을 벌였다. 그 연장선에서 최근 2년 동안 중국이 대략 7개 정도의 섬과 간조노출지에 인공섬을 만들었다. 간조노출지는 썰물 시에는 수면 위로 보이지만 밀물 시에는 바다로 가라앉는 곳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오륙도 같은 곳이다. 그런 7개의 지형에 인공섬을 설치하고 자국의 이른 바 ‘핵심’이라며 다른 국가들의 자유로운 항해를 반대하니까 미국과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도 남중국해를 통해서 많은 교역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입장에 찬성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해양경계 협상은 어떻게 보면 국제해양질서 내지 국제해양 법의 준수를 거부하는 중국과의 협상인 만큼 우리 정부의 입장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협상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는가.
“2016년 올해부터 협상을 시작하게 된다. 대략 설명하자면 공식협상·실무협상·전문위원회협상 이렇게 3단계로 나누어지는 협상이 될 것 같다. 공식적인 협상으로서 차관급 1회, 실무협상으로서 국장급 2회, 그리고 각 전문위원회협상이 열릴 것 이다. 지금은 어떤 전문위원회로 정의할 것인지, 가령 법률위원회 인지, 지도·지리 위원회인지 이런 것들이 한·중 양국 사이에 본격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다.”

-구체적인 해양 경계 협상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중요한 질문이다. 해양 경계 협상은 단순 선을 긋는 게 아니다.▶선을 긋기 위한 출발선 ▶어디서 어디까지 그을 지의 대상 수역 ▶어떤 원칙을 가지고 선을 그을 지의 3가지 요소가 중요하다. 출발선으로서는 우리나라와 중국 모두 직선기선(直線基線)을 주장한다. 하지만, 중국의 직선기선은 어떻게 보면 국제법적으로 보면 일탈한 측면이 있다. 직선기선은 연안 선의 굴곡이 심하거나 섬이 있는 곳에서 적당한 지점을 직선으로 연결해 영해를 정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서해는 국제법적 기준에 맞지만 중국은 맞지 않다. 따라서 우리의 직선기선은 인정받되 중국의 직선기선은 거부하는 어려운 협상을 해야 한다. 또한, 해양경계의 대상 수역의 경우에는 2000년에 한·중 양국이 어업협정을 체결해서 이름 바 잠정수역을 두었다. 잠정수역의 최북단과 최남단이 대략 37도에서 32도 사이다. 그래서 이어도가 그 밑에 빠져서 중국이 끊임없이 이어도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대상 수역을 밑으로 내리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협상을 통해 이어도를 반드시 우리 측에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또한, 해양경계획정의 원칙에는 중간선 원칙과 형평의 두 가지 원칙이 대립하고 있다. 형평의 원칙은 중국이 주장하는 인구라든지 해안선의 길이라든지 여러 가지 요소를 조정해서 정한다는 것이다. 중간선의 원칙은 그렇지 않고 양측 사이에 중간선으로 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서해에서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 연안 거리가 400해리가 안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입장이 대외적으로 더욱 설득력이 있고 더욱 타당성이 있다.”

-400해리가 넘고 넘지 않고는 어떤 차이가 있나.
“아까 말 한 배타적 경제수요는 200해리 범위로 전 세계 국가들이 합의해 적용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에 400해리 이내에서는 거의 모든 판례가 중간선을 해양경계선으로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서해의 3분에 2는 황하나 양쯔강 쪽에서 퇴적이 되어 얕기 때문에 자기 쪽으로 선을 긋는 형평에 원칙에 따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는 국제 판례와 국가 관행에 비추어볼 때 설득력이 없다.”

-양쯔강에서 나온 모래가 아주 넓은 범위의 바다 바닥에 있기 때문에 그 지역은 자신의 것으로 하겠다는 말인가.
“그렇다. 단면도로 보게 되면 황하나 양쯔강에서 나온 퇴적물의 끝 부분을 실트라인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중국 측은 얕고 우리 측은 깊다. 따라서 중국이 그런 주장을 하는 거다.”

-그런 주장은 국제법적으로 설득력이 없다는 말인가.
“중국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했던 것은 아주 오래전 일이다. 1969년에 북해에서 독일과 덴마크 사이에 북해 대륙붕 경계에 대한 협정이 있었다. 그때에는 독일의 주장이 받아들여져서 퇴적물을 중시하는 판결이 내려졌다. 하지만, 그건 대륙붕협정이었고 이번에는 EEZ와 대륙붕을 포함하는 단일 경계 협정이다. 게다가 양측의 해안 사이의 거리가 400해리가 안 되기 때문에 중국의 주장은 맞지 않다.”

-실질적인 협상으로 들어가면 어업 문제를 잘 처리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중국의 입장과 우리의 대응전략은 무엇인가.
“국제법적인 기준이나 판례나, 전세계의 관행을 중국에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다. 사실 중국도 이런 문제를 알지만 산둥성 어민들이 주가 된 불법 어업 때문에 형평의 원칙이나 대륙붕 육지의 연장과 같은 말을 하는 거다. 어업 문제를 중국이 계속 들고나올 확률이 높다. 형평의 원칙에 따라서 해안 경계 설정을 하더라도 어업이 인정되는 경우는 굉장히 예외적이다. 국제 판례를 보면 주로 원주민이나 경제적 약자를 보호할 때만 일부 고려된다. 중국의 산둥성 어민은 경제적 약자도 아니다. 거의 폭력적인 수준이다. 이런 걸 우리가 고려해서 중간선에서 우리 쪽으로는 경계를 인정해준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해양법을 무시하는 중국을 어떻게 설득해야 우리의 정당한 입장을 관철할 수 있나.
“중국은 강대국이고 국제 해양법을 잘 지키지 않기 때문에 협상이 어려울 것이다. 국제법적인 원칙이나 판례나 관행을 중국이 지키는 것이 중국의 국가적 위상 측면에서 볼 때도 맞다는 것과 중국이 진정한 해양 강대국이 되려면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가 끈기 있게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도 결국 협상이 장기화되면, 중국을 국제재판에 재소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다만, 국제재판은 양측의 합의를 토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중국이 우리의 국제 재판 회부 제안을 수락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렇게 양측 외교부 공무원 대표의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게 되면 정치인들이 나서야 한다. 한중 현안에 대한 많은 지식과 전략을 가진 정치인이 중국의 고위층, 즉 상무위원급 이상을 설득시켜야 한다. 공식 대표의 협상으로는 지금과 같이 앞으로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

-한국은 어떤 해양 정책을 선택해야 하나. 21세기의 해양질서를 고려한 향후의 전망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에 싸여있어서 해양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까지 우리는 어업·해운·기타 해양 개발 부분에 있어서 세계 5대 해양 강국에 들어갈 정도로 해양 부분이 발전해 있다. 그 반면, 얼마 전 세월호 참사에서 보았듯 해양문제에 대한 법규와 원칙을 소홀히 하는 후진성을 보이고 있다. 21세기 해양은 과거의 맹목적인 해양 개발의 시대가 아니다. 지금까지는 개발과 이용의 해양이었다고 한다면 지금부터는 보존과 관리의 해양이 되어야한다. 원양 어업이나 조선이나 해운에서 세계적 우수한 1등 국가가 되더라도 새로운 21세기 패러다임에 맞는 해양 전략을 세워야 진정한 해양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리 김유진 인턴기자 kim.yoojin@joongang.co.kr
촬영 김세희·이진우·공성룡·임건·장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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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