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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연구비로 골프장 가고 게임기와 커피머신 산 교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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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H대학교 공모(53)교수는 2006~2013년 총 7년간 정부로부터 1억 6000여 만원의 연구·개발(R&D) 보조금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 돈을 연구에 쓰지 않았다.

대신 공 교수는 이 보조금으로 해외 유학중인 자신의 아들에게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같은 콘솔게임기를 사줬다. 한 대당 230만원 수준인 최신형 노트북도 5대나 구입해 연구실 제자들에게 선심 쓰듯 선물했다. 같은 대학의 박모(52)교수도 2008~2015년 사이 국가 보조금 4160여만원을 받은 뒤 자신과 제자의 연구실에 수십만원 상당의 커피기계를 들여놨다.

H대학교의 공 교수와 박 교수처럼 정부 지원 연구·개발 보조금을 사적으로 쓴 대학 교수와 중소기업 대표가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재빈)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정부 연구·개발 보조금을 받는 대학교수들과 중소기업들을 수사해 K대 나모(54)교수를 국고 15억7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보조금을 빚을 갚는데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A건설 이모 대표 등 1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이 재판에 넘긴 19명 중 대학 교수는 9명, 민간기업 대표가 10명이었다. 교수들이 가로챈 정부출연 연구비는 모두 20억 5216만원 상당이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허위 거래명세서나 연구비 지급신청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국가 보조금을 가로챘다. 이렇게 빼돌린 보조금은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의 자재를 구입하거나 개인 물품을 구입하는데 썼다. 심지어는 물건을 정상적으로 구매한 것처럼 짜고 납품업자의 신용카드를 받아 골프장 이용 요금을 결제하거나 현금으로 돌려받아 사용하기도 했다.

정부 보조금을 관리·집행하는 산학협력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같은 전문기관이 보조금 사용 내역 영수증이나 세금계산서, 송금 계좌 자료를 증빙으로 받았지만 이들의 범행을 걸러내진 못했다.

북부지검 관계자는 “일부 대학교수들이 정부출연 연구비를 ‘눈먼 돈’으로 생각하고 보조금을 가로채는 행태를 확인했다”며 “보조금이 제대로 쓰이는지를 검증할 기관 인력이 부족하고, 연구비지출 증빙자료대로 연구물품이 납품되었는지 검수·확인하는 시스템이 유명무실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국고보조금의 허술한 관리·운영 실태를 개선하고 비리를 예방하기 위해 연구비 집행기관에 연구물품 검수절차 개선을 권고했다.

채승기·조한대 기자 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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