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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반란? 쾰른 축제장서 여성 90여 명 성폭력 수난

“나를 안고 키스를 하려고 했다. 독일어도 영어도 못하는 남자들이었다. 친구는 가방을 도난당했다. 무서웠다.”

아프리카·아랍계 추정 남성 수백 명
인파 몸 더듬고 강도짓 … 성폭행도
“메르켈 어디에 있나” 여성들 시위
독일 난민 포용정책 역풍 가능성

 영국 BBC방송이 보도한 영국 여성의 경험담이다. 20대 초반의 독일인 여성 두 명도 유사한 일을 겪었다. “남자들이 내 입과 코, 귀에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도움을 청하려고 비명을 질렀으나 그네들은 그저 웃었다. 내 코트를 제치더니 지갑과 핸드폰을 찾았다.” 한 중년 남성의 고백이다. “파트너와 15세 딸이 남자들에 둘러싸여 괴롭힘을 당했다.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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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는 독일 쾰른 시민들. [쾰른 AP=뉴시스]


 지난해 12월 31일에서 새해 첫 날로 넘어가는 순간 독일 쾰른의 중앙역광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수백 명의 남성들이 새해맞이 축하 인파들 속에서 젊은 여성들을 에워싸곤 몸을 더듬거나 강도짓을 벌었다. 현장 근무 중이던 여자 경찰도 피해자가 됐다.

 당시 근무했던 경찰은 현지 언론에 이렇게 말했다. “자정이 넘자 여성들이 찾아왔다. 다들 충격에 빠진 채였다. 울기도 했다. 어떻게 괴롭힘을 당했는지 설명했다. 현장을 찾았다가 땅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지르며 울고 있는 여성을 발견했다. 속옷이 찢긴 채였다.”

 5일 현재 90명 이상이 피해 신고를 했다. 한 명은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볼프강 알베르스 쾰른 경찰국장은 이날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범행”이라면서 “도심 한가운데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성격의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곤 “현장 경찰과 피해자의 증언에 따르면 범인들은 북아프리카와 아랍 출신의 18~35세 젊은 남성들”이라고 공개했다. 함부르크에서도 유사한 피해가 10건 이상 접수되고 슈투트가르트에서도 1건이 신고됐다.

 독일 사회가 경악했다. 당장 앙겔라 메르켈 총리부터 격노했다. 슈테펜 자이버트 정부 대변인은 “메르켈 총리는 이번 역겨운 (인권) 침해와 성폭력 행위들에 격하게 분노하면서 법치국가의 강고한 책임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가해자들이 북아프리카·아랍 출신들이란 발표가 미묘한 파문을 낳고 있다. 지난해 100만 명 이상 유입된 난민 문제와 연결돼서다. 난민 포용 정책을 펴는 메르켈 총리로선 또 일격을 맞은 셈이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영어도 독일어도 못하는, 여성도 남성과 같은 권리를 누리는 존재란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무슬림 남성들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란 사회적 과제가 부각됐다.

 주류 정치인들은 일단 반이민 또는 반난민 정서로 번지는 걸 차단하려고 했다. 지난해 10월 선거운동 기간 극우파 괴한의 흉기테러를 받았지만 당선된 헨리에테 레커 쾰른시장은 “북아프리카계로 보인다고 난민과 연관짓는 것은 완전히 부당하다”고 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장관도 “모든 난민들에게 혐의를 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적지 않다. 당장 5일 밤 쾰른광장에서 시위를 벌인 여성들 사이에선 ‘메르켈 여사. 당신은 어디에 있나. 무슨 말을 하고 있나. 이게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이란 글귀가 목격됐다.

‘키케로’란 잡지를 내는 알렉산더 마르귀어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통제를 잃은 건 국경만이 아니다”라며 “누가 들어오는지 관리를 포기한다면 그 결과도 통제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반이민 정당에서도 “재앙적 망명·이민정책이 가져온 무서운 결과”(프라우케 페트리 ‘독일을 위한 대안’ 당수)란 주장이 나왔다.

 이 사건이 알려지는데 며칠 걸린 걸 두곤 소셜 미디어에선 언론매체들이 반 난민 정서 확산을 우려해 자체 보도검열을 한 것이라는 글들이 나돌고 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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