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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꼭 딸게요, 할머니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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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청용은 8월 리우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노린다. 그는 하늘에서 지켜보시는 아버지와 위독한 외할머니를 생각하면서 오늘도 방아쇠를 당긴다. [사진 대한사격연맹]


“올림픽에서 ‘금빛 총성’을 울리고 싶어요. 하늘에서 지켜 보실 아버지를 위해서요.”

 ‘사격 신동’ 김청용(19·한화갤러리아)의 총구는 8월 브라질 리우 올림픽을 향한다. ‘효자손’을 쓸 수 없는 아버지를 위해 그는 ‘효자총’을 들고 있다.

 김청용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10m 공기권총에서 진종오(37)를 꺾고 사격 최연소 금메달을 따내며 스타가 됐다. 금메달보다 감동적인 건 그의 효심이었다. 14세 때 의료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아들은 “엄마와 누나는 내가 지킬게. 호강시켜 드릴게”라고 말했다. 그리곤 그 약속을 3년 만에 지켰다. 김청용이 아버지 묘소를 찾아 금메달을 바친 장면은 본지에 소개됐다. <본지 2014년 9월 23일자 2면>

 올해 2월 청주 흥덕고를 졸업하는 사격 신동에겐 대학 팀의 스카우트 제의가 쏟아졌다. 그러나 김청용은 대학 대신 실업팀 한화갤러리아를 택했다. 청주에서 만난 김청용은 “이젠 돈을 벌어야죠. 그래야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미안해 하지 않고 편히 쉬실 테니까요”라고 말했다.

 태권도 선수 출신 아버지 고(故) 김주훈씨는 아들이 운동하는 걸 반대했지만 결국 아들이 총을 잡는 걸 허락했다. 그러나 2010년 12월 아들이 사격부가 있는 청주 복대중으로 전학 간 다음날 김씨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갈비뼈에 금이 갔을 뿐인데 세 시간 만에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어머니 오세명(48)씨는 우울증에 걸려 1년 정도 집밖으로 나가지 못했고, 누나 김다정(25)씨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반도체 회사에 들어갔다. 김청용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엄마가 매일 울기만 하셨다. 내가 사격대회에서 우승하는 날에야 엄마가 잠깐동안 웃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총을 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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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아버지 산소 묘비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바치는 김청용과 어머니 오세명 씨. [중앙포토]

 어머니 오씨는 “청용이가 아시안게임 포상금 등으로 받은 3000만원을 고스란히 엄마에게 갖다줬다. 대학에 진학하길 바랐는데 청용이가 가족을 위해 실업팀을 선택했다. 청용이가 ‘언젠가 땅을 사서 아버지 묘소를 집 근처로 옮기고 싶다’고 말하더라.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고 털어놓았다.

 맑을 청(淸)자를 쓰는 김청용은 이름처럼 마음도 맑다. 오씨는 “청용이 외할머니가 노환으로 위독한 상태다. 청용이가 ‘할머니, 손자한테 효도할 기회를 주셔야죠.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드릴 때까지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라고 말했다. 실업팀에 막 입단한 청용이는 또 ‘하루 8만원씩 하는 할머니 간병비를 자기가 부담할테니 걱정말라’ 며 엄마를 위로할 정도로 효자”라고 전했다.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청용을 만난 방송인 유재석 씨는 그의 사연을 전해듣고 50만원 상당의 치킨 상품권을 선물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PC방에서 친구들과 총싸움 게임을 즐겨하던 철없는 소년이었던 김청용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김청용은 “사격을 시작하고 2년 동안 친구들과 연락을 아예 끊었다. 아침 9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하루에 22시간 동안 훈련한 적도 있다. 아버지가 사격을 허락하시며 제게 ‘절대 힘들다고 하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했다” 며 눈물을 글썽였다.

 김청용은 지난해 8월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 10m 공기권총에서 우승했다. 사격 결선은 한 발에 한 명씩 낮은 점수의 선수가 탈락한다. 8명이 겨룬 결선에서 김청용은 7→6→5→4→3→2→1위로 올라서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지난해 10월 전국체전 50m 권총에서는 또다시 선배 진종오를 꺾고 우승했다.

 김청용의 롤모델은 올림픽 금메달을 3개나 딴 진종오다. 김청용은 “사격을 시작하고 난 뒤에야 진종오 선배님이 권총 세계랭킹 1위인걸 알았다. 중학교 때 받은 (진)종오 형 사인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진종오 선배님 같은 사격 대표선수가 되고 싶다” 고 말했다.

 김청용은 올해 3월부터 5차례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른다. 주종목인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에서 상위 2위 안에 들어야 리우 올림픽에 갈 수 있다. 진종오·이대명(28)·최영래(34)·박대훈(21) 등 쟁쟁한 선배들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래도 집중력이 강한 김청용이 리우 올림픽에 나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다.

김청용은 사격에서 보기 드문 왼손잡이다. 옆 사대의 선수와 마주보고 총을 쏴야하는 입장이다. 멘털이 약하면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고질적인 비염도 그의 약점이다. 그래도 김청용은 이렇게 말했다.

 “비염이 심해 콧물을 자주 흘려요. 그런데 사대에만 서면 희한하게 콧물이 멈추거든요. 총을 쏘면서 ‘아차’ 싶을 때가 종종 있는데 탄환이 표적 정중앙을 때려요. 방아쇠를 당기기 전 ‘아버지, 전 잘할 수 있어요’라고 다짐하는데 하늘에서 아버지가 도와주는 것 같아요.”

청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김청용은 …

● 생년월일 : 1997년 1월 1일
● 체격 : 1m75㎝, 67㎏
● 가족 : 어머니 오세명 씨, 누나 김다정 씨 (아버지는 중2때 사망)
● 소속 : 청주 흥덕고 - 한화갤러리아
● 주종목 : 10m 공기권총, 50m 권총
● 특징 : 사격에선 보기 드문 왼손잡이
● 주요경력 : 2014년 아시안게임 10m 공기권총 금
2015년 국제사격연맹 월드컵 10m 공기권총 금
2015년 전국체전 50m 권총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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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