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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살리고 떠난 세살 주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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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모두가 들떠있던 지난해 12월 20일. 경남 창원에 있는 팽모(37)씨 집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팽씨 부부가 막내아들 주환이(생후 27개월·사진)를 깨우려고 방에 들어갔다가 의식을 잃은 아이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평소 집안의 귀염둥이 역할을 도맡은 데다 특별히 아픈 데 없이 건강했던 주환이었다. 세 살 터울의 누나와도 밤에 늘 같이 잘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급하게 인근 병원 응급실로 향한 주환이는 더 큰 곳으로 가라는 말에 삼성창원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미 뇌사 상태에 빠진 주환이에게 내려진 진단은 ‘급성 바이러스성 뇌염’.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병으로 대부분 열과 두통이 나타나는 ‘수막염’을 동반한다.

“감기 기운이 있는 거 같아 1주일 가까이 감기약만 먹였는데 어떡하죠.” 팽씨 부부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오열했다.

 중환자실에 들어간 주환이를 살리기 위해 병원 의료진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치료를 이어갔다. 하지만 17일간 이어진 치료와 주위의 염원에도 주환이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훅훅 털고 일어날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붙잡고 있던 팽씨 부부는 결국 주환이의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팽씨는 “순수하고 귀여운 아들을 그냥 보내기엔 너무 아쉽다. 새로운 생명으로 장기가 전달돼 이런 뜻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눈물 속에 힘든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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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주환이는 지난 5일 장기 이식을 위한 수술대에 오르면서 엄마 아빠와 영원한 작별을 했다. 주환이의 심장·간과 좌우 신장은 네 명에게 무사히 전달돼 ‘제2의 생명’으로 다시 태어났다.

해당 장기를 받은 사람의 인적 사항은 법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이식을 주관한 한국장기기증원 관계자는 “아동이 기증한 장기는 보통 아동에게 이식되는 경우가 많아 주환이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에게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환이는 6일 화장터로 옮겨졌다. 6살 누나는 아직도 주환이가 아픈 줄만 알지 세상을 떠난 사실을 모르고 있다.

 한국의 뇌사 장기기증은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장기기증원에 따르면 2011년 368명, 2013년 416명, 2015년 501명 등 꾸준히 기증자가 늘고는 있지만 2만6000명 이상의 이식 대기자가 여전히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주환이 같은 영유아의 장기 기증은 손꼽을 정도로 드물다. 2014년 기준으로 0~9세 아동의 장기 기증은 단 11건에 불과하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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