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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칼럼] 북핵 해결의 주인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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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 대기자

북한 체제의 특성은 기습이다. 그 체질은 바뀌지 않는다. 1950년 6·25 남침부터 체제의 관성이다. 북한은 6일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수소탄 시험은 충격적인 기습이다. 기습은 벼랑 끝의 긴장감을 준다. 그것은 상황을 장악한다.

 북한은 예측 불가능하다. 돌출은 체제 관리의 수단이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올해 신년사는 유연했다. 그의 연설 내용에 핵 문제가 빠졌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제 재건에 힘을 실었다고 평가했다. 그런 분석들은 초라해졌다. 그런 관점은 평면적이고 안이했다. 북한은 우리의 허(虛)를 찌른다. 예측 불가능은 평양의 비밀병기다.

 북한의 기세가 넘친다. 북한 방송은 “미국에 맞서는 정의로운 핵 억제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미국만을 상대한다. 수소탄 시험은 미국에 대한 압박이다. 협상 무대에 나오라는 메시지다. 북한 방송은 “반만년 민족사에 특기할 대사변(大事變)”이라고 자축했다. 민족사를 꺼냈지만 같은 민족 한국은 안중에도 없다.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자세는 그대로다.

 수소탄은 원자탄 개발의 다음 단계다. 그것은 북한이 원자탄 보유국임을 과시한 것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표현이 명쾌하다. “북한 핵 문제의 성격도 근본적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동북아 상황은 격랑 속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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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무기는 나라의 위상을 결정한다. 핵무기가 없는 북한의 위상은 어떨까. 재래식 무기를 가진 가난한 나라일 뿐이다. 그럴 경우 북한에 대한 외부의 지원품은 시혜의 구호품이다. 하지만 핵무기 보유국에 대한 대우는 다르다. 핵무기를 갖는 순간 북한의 지위는 격상된다. 국제사회의 위험한 자객으로 등장한다. 그런 존재는 함부로 대접받지 않는다. 외부 지원 물품의 성격이 변한다. 달래고 무마하는 보험용 후원금이 된다. 북한은 핵무기의 매력과 효능을 터득했다. 평양 정권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이 북한이 말하는 ‘전략적 결심’이다.

 수소탄 시험은 관점의 변화를 요구한다. 우리 사회의 북핵에 대한 시각은 재정비돼야 한다. 대화로 핵 문제를 풀자는 주장은 평범하다. 우리 사회 일각의 협상 해결론은 오판으로 판정났다. 경제난 때문에 핵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빗나갔다. 북한 지도층의 핵과 경제의 병진정책은 뚜렷하다. 핵 보유 야심은 선명하다.

 북한 경제는 어렵다. 전력과 식량난은 계속된다. 하지만 인간은 초근목피(草根木皮)로도 연명한다. 북한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경험했다. 북한 사회는 굶주림에 익숙하다. 주민들은 가난에 적응했다. 외부의 경제 지원은 핵 포기의 당근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북한의 무력시위 파장은 크다. 국제사회는 북한 제재에 나서고 있다. 수소탄 시험은 우리의 운명을 결정짓는 사안이다. 핵은 한민족의 재앙이다. “너 죽고 나 죽자”는 공멸의 협박 무기다.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절박하지 않다. 사회 한쪽에 강 건너 불구경의 심리가 퍼져 있다. 그 관전자 태도는 타성으로 굳어졌다. 그 자세는 외부 의존적이다. 북핵을 미국과 중국이 다룰 사안으로 여긴다. 그것은 자주 안보의식의 결핍 때문이다. 6자회담이 남긴 치명적인 독소다.

 중국 주석 시진핑(習近平)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공언했다. 그것은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단골 수사(修辭)였다. 북한과 중국의 사이는 나쁘다. 지난해 12월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 취소는 실감나는 사례다. 수소탄 기습으로 북·중 관계는 냉각되고 있다. 시진핑 정권은 모욕을 당했다. 하지만 그 냉각의 수위는 한계가 있다. 중국은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를 잊지 않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영향력 확장을 막는 완충지대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미국과 대치하고 있다. 그 때문에 중국의 북한 억제와 규탄은 제한적일 것이다. 중국 외교는 능대능소(能大能小)의 임기응변으로 펼쳐질 것이다.

 일본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의 반응은 신속했다. 그는 “(수소탄 시험이) 일본 안보에 중대한 위협으로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군사 체제는 강화될 것이다. 지난해 일본은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재구성됐다.

 북한 핵도박은 우리의 생존문제다. 자주와 자결의 의지를 다져야 한다. 핵무기 해결의 주인의식이 절실하다. 그것이 빈약하면 국제사회에서 무시당한다. 주변국으로부터 조소와 경멸을 듣는다.

북한 핵 문제의 최종 해결자는 한국이다. 북한 경제를 재생시킬 수 있는 나라도 한국뿐이다. 사드(THAAD) 배치, 자주적 핵 개발 문제에 대한 국민적 논의도 본격화돼야 한다. 자결(自決)의 주인의식은 핵 문제 해법의 지평을 넓힌다. 그 의식은 북핵 문제 해결에 투지를 넣어준다. 같은 민족으로서 그 문제의 상상력을 주입한다.

박보균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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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