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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성완종 리스트' 이완구 전 총리에 징역 1년 구형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현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이완구(66)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1년이 구형됐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장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총리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 측은 “이 전 총리가 다른 장소도 아닌 선거사무소에서 불법 선거자금을 받았고, 하이패스 기록ㆍ관련자 진술 등이 성 전 회장이 생전에 남긴 육성 내용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이어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한 범행을 저질러 정치자금 투명성 제고라는 입법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는데도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4일 오후 5시쯤 충남 부여 재보궐선거 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상자에 포장된 3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이 전 총리 측은 일명 ‘성완종 리스트’의 증거물 채택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직전 이모(47) 기자와 한 통화 녹음 파일, 성 전 회장인 남긴 메모다. 검찰은 “메모는 성 전 회장이 직접 작성한 것이 확인됐다”며 “녹음 파일과 당시 정황 등을 볼 때 증거 능력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은 “메모에 적힌 인물 중 2명만 기소하는 등 검찰도 메모가 증거로서 충분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을 검토한 뒤 녹취록과 메모를 증거로 채택하면서도 신중한 검토를 거쳐 최종적인 판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이 인터뷰에 이른 경위나 정황을 볼 때 신빙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A4용지 4페이지 분량의 최후 진술을 통해 “세상에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검찰은 절차적 정의와 공정한 법의 지배를 더욱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장혁진 기자 analog@joongang.co.kr

다음은 이완구 전 총리의 최종 변론 전문.

먼저 발언의 기회를 주신 재판장님과 배석판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재판을 마무리하는 현 시점에서 만감이 교차합니다만, 모든 것을 떠나 고인이 되신 성완종 회장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 때, 나라의 중책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또,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여러분께 심려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총리직에서 물러난 이후, 검찰의 수사와 재판의 공정성을 위해 저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자제한 채, 그간에 언론과의 접촉도 삼가하고 국회 등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지금도 자성과 자중의 시간의 연속입니다.
작년 3월 해외자원개발투자 관련 회의와 총리 담화를 통해, 나라의 자원이 부족한 현실임을 백번 감안하더라도 해외자원 개발에 천문학적인 액수가 투자되었고, 앞으로도 31조원 플러스 알파가 또 투입되어 자칫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강구책을 마련하라고 한 바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시기적으로 검찰의 경남기업 해외자원개발 투자에 대한 수사와 맞물리면서, 고인은 각계 인사들에게 구명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고인의 마지막 남긴 ”총리가 사정을 주도하였다“라고 한 말을 고려할 때, 제가 고인에게 전달했던 저의 원칙적인 입장표명에 고인은 물론 그 측근들마저 서운함을 가졌고 저에 대한 오해와 실망이 컸던 것 같습니다.
해외자원개발 투자에 관한 저의 깊은 우려가 한낱 기우로 끝나길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이번 시간을 통해서 소신과 신념에 따라 국정을 추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세상사는 이치와 사람사는 정리의 중요성을 거듭 가다듬으면서, 저의 부덕과 함께 고통과 번민의 시간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3인 성호', 사람 셋이면 호랑이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즉 거짓말도 여러 사람이 하면 곧이 들린다는 선현들의 말씀이 오늘따라 제 가슴을 울리고 있습니다. 한 때, 온 국민에게 진실인 것처럼 호도되었던 비타500의 실체는 이번 재판 과정에서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존재하지 않았던 비타500에 대해서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또한, ‘이 총리와 성 회장은 19대 국회 의정활동을 한 것 외에는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라는 총리 공보실의 발표는 문제의 2013년 4월 보궐선거 전 친교가 없었음을 강조함이었는데, 이것이 마치 전혀 친교가 없는 것처럼 보도되어 총리가 거짓말했다는 국민적 오해를 받았던 것이 가장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찌되었건 이로 인해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고 정치에 대한 불신을 드린 것 같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검찰은 사회적 악을 척결해야 하는 책무와 함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죄 없는 자의 억울함을 벗겨주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권한 행사에 엄중함이 있어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저에겐 이번 재판 과정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소회 탓인지,“절차적 정의”에 대한 아쉬움이 매우 큽니다. 감히 한 말씀 드리면, 검찰도 국민이 부여한 권한에 대한 무거운 절제와 특히 “절차적 정의와 공정한 법의 지배”를 더욱 고민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사안이라도 그것은 늘 우주보다 더 무거운 인간의 문제”임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억울한 호소와 진실 외침에도 귀를 기울이라는 어느 검찰 총수의 말씀을 이 순간 음미하게 됩니다. 이 세상에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재판장님의 현명한 판단으로 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리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발언의 기회를 주신 재판장님과 배석판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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