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반쪽 된 통교협 … “한국판 보이텔스바흐 협약 만들어야”

기사 이미지

독일 통일 전 베를린을 동서로 가르는 장벽이 서 있던 포츠담광장에 ‘통일정자’가 들어섰다. 창덕궁 상량정을 재현한 정자는 광복 70주년과 독일 통일 25주년을 맞은 지난해 11월 세워졌다. 주독 한국문화원은 베를린에 한반도 통일의 염원을 담은 조형물을 세우자는 취지에서 정자 건립을 추진했다. [사진 주독 한국문화원]

 
기사 이미지
2009년 4월 30일 통일맞이, 평화네트워크 등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19개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사단법인 통일교육협의회(이하 통교협)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수와 진보가 함께 참여한 통교협이 정부 통제에 따라 움직이는 관변단체로 바뀌었다. 민간 통일교육 기관으로서의 명분과 정체성을 잃었다”는 게 이유였다.

[평화 오디세이 2016] 통일, 교육부터 시작하자 <하>
서독, 이념통합 ‘교육지침’ 만들어
14년 후 동·서독 갈등 해소 기반
한국, 보수·진보 대립 통일교육 표류
안보·대적관 중심 반공교육 아닌
민족공동체 부활에 초점 맞춰야

 통교협은 올바른 통일교육의 기틀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8월 출범했다.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7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하지만 9년 만에 ‘반쪽’이 됐다. 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 시위에 참가한 단체들의 살생부를 만들어 예산 지원을 막았다”며 “이 때문에 진보와 보수가 모여 남북의 차이점을 극복하고 동질성을 회복하려던 시도가 무산됐다”고 말했다.

 6년이 흐른 지금 ‘한국판 보이텔스바흐 협약(Beutelsbacher Konsens)’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협약은 독일 통일 14년 전인 1976년 보수와 진보 등 정치적으로 입장을 달리하는 서독의 정치교육학자들이 모여 만든 교육지침이다. ▶강압적인 교육과 교조(敎條)화 금지 ▶균형성 또는 대립적 논점의 확보 ▶학생을 먼저 생각하는 교육 등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 협약처럼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을 통일교육의 틀과 방향을 더 늦기 전에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시대가 바뀐 만큼 교육도 변해야 한다. 60년대 서독의 만화를 보면 동독 사람들은 도둑이나 도깨비로 묘사됐다. 70년대 들어와 동방정책을 추진하며 바뀌었다. 이후 동·서독이 활발히 교류하면서 결국 통일을 이뤘다. 우리 역시 과거엔 북한 사람들을 도깨비로 그렸다. 북한도 사람이 사는 사회이며 다양한 사건과 사고가 발생한다. 부정적인 부분만을 부각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 교과에는 통일에 대해 지나친 낙관론 아니면 반공교육이 주를 이룬다. 보수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반공교육이 아닌 통일교육을 해야 한다. 통일교육은 안보 중심의 교육이 아닌 민족공동체를 어떻게 부활시킬 것이냐를 어릴 때부터 인식하도록 눈높이 교육이 돼야 한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요즘 학생들이 통일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비판이 있다. 그런데 이들을 위해 기성세대들이 뭘 했는가. 통일교육이 뭔지 명확하게 제시하지도 못한 게 현실이다. 안보교육이나 대적(敵)관을 혼재시켜 교육시키고 있다. 또 통일 대박론을 띄워놓고, 어떻게 통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화하지 않고 있어 혼란이 불가피하다. 통일에 대한 비전이 뭔지, 어떻게 구체화할지 그림을 그린 뒤 통일교육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통일은 만들어 가야 하는 작업이다. 정부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비전과 철학을 먼저 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통일과 관련한 사회적 컨센서스가 이뤄져야 한다.

◆이금순 통일교육원장=“우리 통일교육은 사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실시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영상과 게임 등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여러 교재를 개발했는데 실제 초·중·고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통일교육의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언론이 좀 더 통일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줬으면 한다. 일선 교육청과의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어려움이다. 진보로 분류되는 교육감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통일교육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부가 지원하는 통일교육 사업에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문제들이 우선 해결돼야 한다.”

특별취재팀=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최익재·정용수·전수진·유지혜·현일훈·안효성·서재준 기자, 왕웨이 인턴기자, 통일문화연구소 고수석 연구위원, 정영교 연구원, 사진=조문규·김성룡·강정현 기자 ijchoi@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