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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기밀 많이 접하는데 … 일부 회계사 일탈 감시는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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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서울남부지검은 공인회계사 32명을 형사처벌했다. 각자 맡은 감사 기업의 내부 정보를 미리 빼내 6억원대의 부당 주식매매 차익을 챙긴 혐의였다. 모두 경력 3~4년인 20대 후반 내지 30대 초반의 젊은 회계사로, ‘빅4 회계법인’에 속하는 삼일회계법인(26명)·삼정회계법인(4명)·안진회계법인(2명) 소속이었다. 이들은 단톡방(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을 만들어 제일기획·이마트·엔씨소프트·다음카카오 등 자신들이 감사한 기업의 실적·사업계획을 공유해 주식 투자를 했다. 대형 회계법인이 매니저급(경력 6~7년 차) 이상의 주식거래 현황만 관리할 뿐 이들처럼 초임 회계사(스태프)는 관리하지 않는다는 허점을 알고 맘 놓고 투자했다. 그러나 이상 징후를 포착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 불공정 거래 혐의를 확인하면서 이들의 일탈은 막을 내렸다.

금융당국, 회계법인 자율에만 맡겨
작년 부당거래 차익 챙긴 32명 적발
“수백 개 감사기업 어떻게 다 아나”
회계사들 불법 투자 시선에 불만

 금융감독원이 4일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의 최근 2년 치 주식거래 내역을 전수조사하기로 한 건 감독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이 같은 불법 주식거래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이번에 조사를 받는 회계사는 9504명으로 전체 회계사(1만8121명)의 52%다.

 그간 회계사는 기업의 기밀 정보를 많이 알 수 있는데도 주식 투자에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공인회계사법상 감사 대상 기업의 주식을 매매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감독 책임이 있는 금융당국이 “회계법인 자율에 맡긴다”며 제대로 감시하지 않아서다. 그러나 회계법인에 맡긴 자율 감독엔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몇몇 대형 회계법인을 뺀 대다수 회계법인은 임직원의 주식거래 내역을 제출받지 않은 것은 물론 거래 금지 종목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조차 만들지 않았다. 초임 회계사들이 거리낌 없이 불법 주식 투자를 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 이유다.

 금융당국은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전수조사를 통해 불법 회계사를 가려내기로 했다. 각 회계법인은 이달 말까지 소속 회계사로부터 상장 기업(1922곳) 주식 보유 내역을 제출받아 금감원에 법규 위반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매매 금지 종목인 줄 모르고 투자한 경우에는 견책 처분으로 끝날 수 있지만 고의성이 입증되면 회계사 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 자본시장조사단의 추가 조사를 거쳐 미공개 정보 혐의가 확인되면 검찰에 고발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 올해부터 회계법인 소속 임직원은 모든 감사 대상 기업의 주식을 거래할 수 없도록 주식 투자 제한 규정도 강화했다.

  일부 회계사의 불법 행위로 전체 공인회계사를 범죄자 취급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대다수 회계사는 국가 공인 자격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주식 투자 제한 규정을 성실히 지키고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 윤리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사 사이에선 “수백 개의 감사 대상 기업을 어떻게 일일이 확인하며 투자하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한국공인회계사회 홈페이지에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 회계사가 접속하면 매매 금지 종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알려주는 서비스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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