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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테마파크의 무덤? 글로벌 빅3 유치 번번이 좌초

인천시 연수구의 옛 송도유원지 인근에는 7년째 빈터로 방치된 부지가 있다. 잡초가 무성한 공사장 가림판 뒤로 ‘파라마운트 무비파크 코리아 신축공사’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미국의 대형 영화 제작사 파라마운트가 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했던 곳이다. ‘미션임파서블’ ‘인디아나존스’ 같은 유명 영화 촬영 세트를 아시아 최초로 지어 세계적인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발표됐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자금줄이 막히면서 사업은 무산됐다. 인근에서 17년간 S공인중개소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58)씨는 “연인들도 많이 찾는 동네였는데 썰렁해진 지 오래다. 사업 무산으로 주변 상인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송도 파라마운트, 영종도 MGM
세계 금융위기로 돈줄 막혀 무산
유니버설스튜디오 재추진도 난항
입장객 제자리, 기존 업체도 고전
시설유지·안전비용 만만찮아
들어선다 해도 수익 내기 힘들어

 2007년 이후 국내에선 파라마운트·엠지엠(MGM)·유니버설스튜디오 등 할리우드 영화제작사의 테마파크 건설 계획이 발표됐지만 성사된 것은 단 한 곳도 없다. 금융위기에 따른 자금난과 국내 사업자와의 마찰이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이 ‘테마파크의 무덤’이 된 이유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에 글로벌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남도 역시 2014년 할리우드 영화사인 폭스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국수자원공사가 경기도 화성에 유니버설스튜디오를 재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 본사가 이를 부인하면서 ‘테마파크 잔혹사’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본지 12월 23일자 B1면, 1월 1일자 14면>

 수자원공사는 발표가 다소 성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지난해 로스앤젤레스에서 유니버설 담당 사장과 회동을 갖고 수차례 서신을 교환했다”고 해명했다. 본지는 수자원공사의 해명 내용에 대해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에 재차 확인 e메일을 보냈다. 이에 유니버설 측은 1일(현지시간) “한국에 사업성이 있는지 알아보는 중이지만 이번 수자원공사 발표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답을 전달해 왔다.

 유니버설스튜디오의 이런 강경한 태도는 공식 계약하기도 전에 발표한 수자원공사의 미숙한 사업 처리가 1차 원인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다른 배경도 거론한다. 바로 경쟁자들이다. 2019년 개장을 준비 중인 중국 베이징 유니버설스튜디오와 국내에서 유치전에 나선 다른 시·도의 입장을 의식해 유니버설 측이 강하게 항의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에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컨소시엄 관계자도 “사업은 무산되지 않았다. 다만 외부 요인 때문에 미국 본사에서 강한 항의가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에선 테마파크가 무사히 들어선다고 해도 미래가 ‘장밋빛’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파라마운트 테마파크 사업에 관여했던 인천시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들어가는 시설 유지비에 안전사고 대비 비용까지 감안하면 국내에선 테마파크로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며 “토지를 거의 공짜로 제공하지 않으면 사업자가 수익성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3~2014년 에버랜드의 전체 입장객은 730만 명 수준에서 정체된 상태다. 이 때문에 아무리 유명 테마파크라고 해도 정교한 수익 모델을 바탕으로 사업이 추진되지 않으면 장래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윤병국 경희사이버대 관광레저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중국·홍콩·일본 등 아시아 다른 지역의 테마파크와 경쟁해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오자면 정보통신기술(ICT), 한류 등을 활용해 한국만이 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며 “사업 유치 단계부터 해외 본사에 일방적으로 휘둘리지 않으려면 국제 법률 자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창원=위성욱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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