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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보다 '강심장'으로 불리고 싶은 기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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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 이야기 들을 나이는 지나지 않았나요, 호호."

지난달 22일 서울 태릉선수촌 양궁장. 여자 양궁대표팀 기보배(28·광주시청)는 "올림픽의 해인 2016년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했다. 4년 전인 2012 런던 올림픽에서 2관왕(개인전·단체전)에 오른 뒤 '얼짱 궁사'로 유명해진 기보배는 세계 양궁 역사상 첫 개인전 2연패를 꿈꾸고 있다.

한국 양궁의 간판으로 떠올랐던 기보배는 2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사대' 가 아닌 '중계석' 에 앉았다. 국제대회보다 어렵다는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뒤였다. 2010년 대표팀에 들어간 이후 탈락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그 때는 홀가분했어요. 선수촌 생활은 다람쥐 쳇바퀴 같거든요. 새벽부터 저녁까지 훈련을 해서 고단해요. 태릉에서 나가니까 무척 자유로웠죠. 중계를 하면서 다시 저 자리에 서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기보배는 곧 사대로 돌아왔다. 2015년도 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에 오르며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양창훈 여자 대표팀 감독은 "탈락했던 선수가 다시 태극마크를 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보배는 대표팀 탈락을 경험한 뒤 집중력이 더 좋아졌다. 그 전보다 더 성숙해졌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의 말대로 기보배는 한 뼘 더 자랐다. 지난해 7월 광주 유니버시아드와 8월 세계선수권에서 잇따라 2관왕(개인전·남녀 혼성)에 올랐다. 떨어졌던 세계랭킹도 2위까지 끌어올렸다.

양궁 대표팀은 겨울에도 쉬지 않는다. 추위를 막기 위해 비닐막을 치고 구멍을 뚫은 뒤 그 사이로 화살을 쏘면서 훈련한다. 하루에 쏘는 화살수는 400~450발. 한승훈 코치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체력을 만들기 위해 겨울엔 웨이트 트레이닝 비중을 높인다"라고 설명했다. 훈련 후 로션을 바르는 기보배의 손에는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세계양궁연맹은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수차례 규칙을 개정했다. 런던 올림픽 때부터 도입된 세트제도 그런 취지다. 1세트당 세 발을 쏴 이기면 2점을 얻고, 비기면 1점씩 나눠갖는데 승점 6점을 먼저 얻는 선수가 이기는 방식이다. 총점이 높아도 운이 나쁘면 질 수도 있다. 리우 올림픽부터는 단체전도 세트제로 진행된다. 문형철 총감독은 "예전에는 운이 5~10% 작용했다면 이제는 50%가 넘는다. 한 발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에 심리적인 면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슛오프를 선발전 평가항목으로 넣었다.

기보배에게 리우 올림픽 금메달을 기대하는 것도 그의 두둑한 배짱을 믿기 때문이다. 기보배는 런던 올림픽 결승에서 아이다 로만(멕시코)과 5세트까지 5-5로 맞서 슛오프 승부를 펼쳤다. 슛오프는 동점일 때 단 한 발로 승부를 가리기 때문에 담력이 중요하다. 기보배는 로만과 똑같은 8점을 쐈지만 과녁 중앙에 더 가까이 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유니버시아드와 세계선수권에서도 세계랭킹 1위인 후배 최미선(21·광주여대)을 슛오프 끝에 물리쳤다. 슛오프 승률은 무려 75%(9승3패). 기보배는 "평상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한다. 따로 심리 트레이닝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제 얼짱보다는 '강심장'으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보배는 지난해 9월 리우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프레올림픽에 출전했다. 8월 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리는 바로 그 장소다. 대표팀은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선수까지 데려가 적응훈련을 했다. 기보배는 "경기장 구조가 골짜기 형태의 U자 모양이라 바람의 방향이 다른 곳과 달랐다. 사대가 1m 정도 높이에 놓여있는 것도 특이했다"고 말했다. 기보배는 "유럽만 다니다가 시차가 정반대인 브라질에 가니 힘든 점이 많았다.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고 준비를 잘해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말했다.

새해 첫날 태백산에 오르며 정신력을 다진 양궁 대표팀은 1월에 브라질 상파울루로 넘어가 전지훈련을 한다. 3월부터는 16명의 선수 중 올림픽에 나설 3명을 가리는 최종 선발전을 시작한다. 올림픽 본선 무대보다 더 어렵다는 국내 선발전이지만 기보배의 통과를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다. 기보배는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2020년 도쿄 올림픽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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