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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과 인증샷’ 목매는 새누리 출마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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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 청문회에서 선서를 거부한 것을 홍보하는 새누리당 김용판(대구 달서을) 총선 예비후보의 현수막(위). 곽상도(대구 달성·아래 왼쪽 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이재(강원 동해-삼척) 의원도 ‘박근혜 마케팅’에 나섰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곽상도·이이재 블로그]


하루 5000여 명이 오고 가는 대구지하철 1호선 월배역. 이곳 1번 출구 앞엔 올해 4월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용판(달서을)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눈에 띄는 곳에 있다 보니 금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문이 퍼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뚝심!! 청문회 선서 거부’라는 문구가 화제를 모았다. 김 전 청장은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한 수사를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결백을 주장하던 김 전 청장은 2013년 8월 이 사건 국정조사에서 청문회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그걸 총선 슬로건이나 다름없는 현수막 문구로 걸어놓은 것이다. 이 때문에 SNS에선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사람이 청문회 선서를 거부하고 국회를 무시한 게 자랑인가”라는 반응이 돌았다.

 하지만 김 전 청장은 이런 비판보다 박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진짜라는 점을 알리는 데 신경을 썼다. 이 사진이 가짜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오히려 김 전 청장은 사진 원본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박근혜 마케팅’의 기회로 활용했다. 김 전 청장은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지지하고, 앞으로 이를 뒷받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4년 차에 접어든 올해도 박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우는 새누리당의 선거 전략은 변치 않고 있다. 박근혜 현수막은 김 전 청장만 내건 게 아니다. 곽상도(대구 달성)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박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을 현수막으로 걸었다. 이재만 전 동구청장(대구 동을)은 출마선언문에 “이제 제 삶의 중심에 한 분을 모시고자 합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입니다”고 했다.

 ‘박근혜 마케팅’은 박 대통령의 고향인 TK(대구·경북)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부산 해운대에 출마를 선언한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은 “나는 박근혜 대통령과 운명 공동체”라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대통령 사람들’의 압승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원 동해-삼척에 지역구를 둔 이이재 의원도 최근 지역 의정보고회 포스터에 박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을 썼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유승민계’로 꼽히는 인물이다. 박 대통령과 찍은 사진 등 ‘1차적 관계’를 홍보 포인트로 삼고 있는 예비후보들은 이외에도 수두룩하다.

 당내에선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근혜 대표 체제로 치른 2004년 총선 이후 10년 이상 자체 경쟁력이 있는 스타 정치인이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선거 때마다 박근혜 마케팅으로 쉽게 승부를 보려 한다는 점에서다. 수도권의 한 새누리당 의원은 “쟁점 법안 처리, 선거구 획정 합의와 같은 꼭 해야 할 일들은 원만히 처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여당 스스로 박 대통령의 대안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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