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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연구진, 세포 속 단백질 3차원 구조 12년 만에 세계 최초로 규명

인간 세포 속 ‘마이크로알엔에이(microRNA)’ 생성의 열쇠가 되는 드로셔(DROSHA) 단백질의 3차원 구조가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서울대 교수)이 이끄는 연구팀은 31일 드로셔 단백질이 발견된 지 12년 만에 3차원 구조를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1일 세계적인 생명과학 저널인 셀(Cell)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몸 속 세포는 정교한 기계 장치에 비유되기도 한다. 세포는 면역이나 소화 흡수 등 생명 현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단백질을 만든다. 드로셔 단백질로 만들어지는 microRNA는 세포 속에 위치하며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microRNA를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우리 몸에 있는 세포를 들여다봐야 한다. 중ㆍ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배운 것처럼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중요한 유전 정보는 세포 속 DNA에 저장된다.

인간의 세포는 46개의 DNA를 지니고 있다. 엠알엔에이(mRNA)는 DNA로부터 유전 정보를 받아 단백질을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이런 이유로 mRNA는 ‘전령(傳令)’ 알앤에이(mRNA)로 불리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단백질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유전병이나 암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icroRNA는 이런 mRNA를 규제하고 조절하는 ‘교통 경찰’로서 기능한다. microRNA는 특정한 신호를 통해 mRNA를 조절한다. 세포에서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microRNA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세포 속에는 서로 다른 2000여 종의 microRNA가 존재한다. microRNA의 몸 속 역할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생성 과정은 베일에 쌓여 있었다.

이번 연구 성과는 microRNA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드로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microRNA의 설계도 확인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드로셔 단백질에 X선을 쏜 뒤 겹겹이 쌓여 있는 단백질의 구조를 파악했다. 단백질에 X선을 쬐어 생기는 고유 회절 패턴을 쌓아 구조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X선결정학 방법’이라 불린다. 3차원 좌표에 특정 단백질이 갖는 공간적 특성을 그려내는 것으로 ‘단백질 3차원 지도’로 이해하면 된다. X선 촬영은 포항 광가속기를 활용했는데, 이를 위해 연구팀은 스무 번 넘게 서울과 포항을 오갔다고 한다. 연구에 참여한 서울대 우재성 책임연구교수는 “드로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처음으로 파악해 냄으로써 그 작동 원리를 보다 세부적이고 깊게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드로셔 단백질 구조 확인을 통해 진화적 기원에 대한 가설도 제기했다. 드로셔 단백질의 구조가 microRNA 2차 전구체의 절단을 담당하는 다이서 단백질의 구조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지금까진 드로셔와 다이서 단백질이 독립적으로 진화했다는 가설이 다수설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두 단백질 사이에 유사성이 발견됨에 따라 같은 조상에서 두 단백질이 진화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유전자 변이와 이상에 따라 발생하는 질병 치료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신약 개발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 김 단장은 “지난해 6월 드로셔-DGCR8 복합체의 기능과 구성을 밝힌 데 이어 이번에 드로셔의 구조까지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권성철 IBS 박사후연구원, 투안 안 뉘옌 IBS 박수후연구원, 최연길 IBS 연구원이 참여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드로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도
연구팀은 X선결정학 방법을 이용해 드로셔 단백질과 (드로셔에 결합하는) 두 개의 DGCR8 C-말단 꼬리의 단백질 구조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드로셔 단백질이 DGCR8과 어떻게 결합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형성하는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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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셔-DGCR8 복합체와 microRNA 1차 전구체의 모델(왼쪽)과 다이서 단백질과 이중 나선 RNA 모델(오른쪽)

왼쪽은 드로셔-DGCR8 복합체가 microRNA 1차 전구체에 결합하는 모델을 표현한 그래픽이다. IBS 연구팀은 드로셔가 머리핀 모양으로 생긴 microRNA 1차 전구체의 하단 분기점을 인식해 약 11 염기쌍 만큼의 길이가 떨어진 곳을 자르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에서는 드로셔가 microRNA 1차 전구체를 인지하고 자를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오른쪽 그래픽은 다이서 단백질과 이중 나선 RNA를 함께 그린 것이다. 연구팀은 드로셔 단백질의 구조가 microRNA 2차 전구체를 절단하는 다이서 단백질의 구조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드로셔와 다이서가 공통 조상 단백질로부터 진화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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