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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돌파 전략, 제주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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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를 내려도 소비가 늘지 않고, 고용과 물가 사이의 고리도 약해진다. 이론은 현실과 맞아떨어지지 않고, 경제 현상을 예측하기도 대단히 어려워졌다.”

중국 관광객 끊임없이 유입
투자·소비 크게 늘며 고성장
새로운 발전 모델 보여줘
개혁 통해 중장기 체력 확보
소프트산업으로 일자리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기자단과의 송년회에서 토로한 고충의 일단이다. 그의 말처럼 세계 경제가 격변기로 들어서면서 기존의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 빈발하고 있다. 한데 중앙은행은 잘 들어맞지 않는 이론을 기초로 전망을 해야 하고, 또 그 전망을 바탕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

 ‘불확실성’이 당혹스럽기는 국제금융 분야 ‘베테랑’들도 마찬가지다. 김익주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세계경제가 말 그대로 가보지 않은 길로 들어선 셈이어서 앞으로 어디에서 어떤 변수가 튀어나올지 모른다”며 “외환보유액, 단기 외화부채 비율 관리 등 기존 대책 외에 보다 창조적인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중국·유럽·일본의 각자도생이 낳은 이른바 ‘대분열(Great Divergence)’이 몰고 올 파장을 짐작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얘기다.

 2016년 한국 경제가 맞닥뜨릴 나라 안팎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전망 자체도 쉽지 않다는 게 더 당혹스럽다. 상명대 백웅기 경제학부 교수는 “장기 저성장의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정상 상태)’에 불확실성이 더해진 이른바 ‘뉴 앱노멀(New Abnormal·새로운 비정상 상태)’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욱한 안갯속에서 한국은 경기 불씨를 살려 가면서 구조개혁과 가계 빚 관리, 기업 구조조정이라는 난제를 풀어 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우선은 3%대 성장률로 복귀할 수 있느냐다. 정부는 지난달 올해 경제성장률을 3.1%로 전망했다. 그러나 민간연구소는 대부분 2%대 중후반을 예상한다. 한국은행 역시 이달 기존 3.2%였던 예상치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데다 내수도 수출을 대신할 만큼 강하지 않아서다. 그나마 경기를 끌어오던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꺾이고 있고, ‘마중물’ 역할을 맡았던 정부 곳간 사정도 이제는 넉넉지 않다. 그럼에도 정부가 3%대 ‘턱걸이 전망치’를 내세운 건 2년 연속 2%대 성장이 경제 주체들을 위축시켜 저성장 기조가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의 트랩’을 탈출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과거 미국·독일 등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 후반일 때 경상성장률(성장률+물가상승률)은 5~6%대에 달했다.

 게다가 향후 몇 년간은 ‘외풍’도 의식해야 할 형편이다. 맷집이 튼튼해졌다지만 주변의 신흥국들이 차례로 흔들리고 금리·환율·유가가 요동치면 예상치 못한 경로로 ‘전염’이 생길 수 있다. 1994년 시작된 미국의 금리 인상 태풍이 중남미와 동남아를 거쳐 한국까지 건너온 것은 3년 후인 97년이었다.

 그러나 위기의 그림자 속에서도 희망의 싹은 엿보인다. 지난해 국내 전체 경제성장률(추정치)은 2.7%에 그쳤지만 제주도 지역은 6.2%에 달했다. 올해 성장률 역시 5%대로 예상된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유입되며 지역 내 활발한 소비와 투자가 일어난 덕이다. 반면 전통 주력산업을 대표하는 울산은 지난해 성장률이 0.3% 남짓에 머물렀다. 제조업에서도 위기 한편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 세계 경기 부진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 속에 지난해 포스코는 시가총액 10조원을 잃었다. 그러나 중국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아모레퍼시픽은 거꾸로 시총이 10조원 이상 늘었다.

 향후 관건은 이 같은 싹들이 무성하게 자랄 환경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이제는 단기 부양보다는 구조개혁을 통한 중장기 체력 확보, 구조조정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힘써야 한다”며 “특히 조선·철강 등 경쟁력을 잃어 가는 주력산업을 대체하고 혁신할 투자·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한 벤처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조적 돌파’를 이뤄내기 위해선 경제 분야만의 일신으로는 부족하다는 것도 공통된 목소리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의료·관광·교육·레저 등 소프트 산업을 통해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서비스산업 활성화와 기업들의 사업 조정을 뒷받침할 법안을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근·조현숙·하남현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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