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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올 누리과정 예산 편성 파행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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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의 초점 시·도 교육청들이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미편성하거나 일부만 편성하는 등으로 촉발된 갈등이 날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어린이집총연합회는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시·도 교육감을 직무유기로 형사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형사상 고발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의 파행 운영을 둘러싼 논란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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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투자, 국민 수요 헤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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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열
경남대 교수

   2016년도 누리과정 예산 편성 논란이 혼란스럽다. 일부 시·도 교육청들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7개 시·도 교육청 중 유치원의 경우에는 7개 교육청만 전액 편성했고, 6개 교육청은 일부 편성, 4개 교육청은 아예 편성하지 않았다. 어린이집의 경우에는 10개 교육청(울산, 대구, 부산, 인천, 대전, 충남, 충북, 경북, 경남, 제주)이 소요 예산 중 일부만 편성했고, 나머지 7개 교육청(서울, 광주, 세종, 경기, 강원, 전북, 전남)은 편성을 하지 않았다. 이러한 시·도 교육청 간 누리과정 예산 편성의 차이는 시·도 교육청 지원 여부에 대한 시·도 교육감들의 생각 차이를 반영하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 지원이 교육감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시·도별로 달라져야 할 재량 지출 사항인가?

 시·도 교육감들은 관할 주체 및 법령상 문제를 내세워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대한 예산 지원을 하지 않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만 3~5세 누리과정은 모든 유아에게 생애 출발선에서의 균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돼 있던 교육과 보육 과정을 통합한 것이다. 어린이집 누리과정도 공통의 교육·보육 과정으로, 유치원의 교육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누리과정’ 제도의 도입은 어린이집을 형식적 관할 주체에 상관없이 실질적 교육기관으로 인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아교육법, 영·유아보육법 및 같은 법의 시행령 등의 개정도 어린이집이 교육기관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지역 교육의 책임자로서 교육감들의 법령상 의무이자 실질적인 책무다. 또한 일부 시·도 교육감들은 지방교육재정 상황의 어려움을 들어 누리과정 예산 지원이 전적으로 중앙정부의 재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당수의 시·도 교육청, 그리고 지방의회가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했다는 점으로 볼 때, 이들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특히 중앙정부는 2015년도에 누리과정 예산 지원을 위해 5000여억원의 국고예비비를 추가 지원하는 등 중앙정부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더군다나 2016년은 세수 확충 노력에 따른 내국세 증가,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따른 지방세 증가 등으로 지방교육재정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도 누리과정 예산 지원을 위해 추가적으로 3000여억원의 국고예비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시·도 교육감들은 한정된 교육재정을 효율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우선순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시·도 교육감들은 개인적 교육 투자의 우선순위보다는 국민과 학부모가 생각하는 교육 투자의 우선순위를 잘 헤아려야 한다. 국민과 학부모들은 누리과정 예산 지원이 초·중·고등학교 대상 다른 교육예산 못지않게, 오히려 그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은 여러 학자의 연구 결과나 선진국의 사례와도 일치한다. 2000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시카고대 교수인 제임스 헤크먼은 유아기 때의 과감한 교육과 보살핌이 그 어느 것보다 경제적이고 바람직한 투자임을 증명해 냈다. 스웨덴을 시작으로 서구 선진국들은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영·유아 교육에 대한 우선순위를 두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0~2세 이하까지 ECI(Early Childhood Intervention)와 같은 조기 유아 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최근 스웨덴은 물론 대부분의 서구 선진국에서 최근 들어 점차 인구 감소세가 반등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1980년대 이후 유아 교육에 전면적으로 투자한 결과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시·도 교육감들은 최우선적으로 세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누리과정 예산을 현행 법령에 따라 지원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시·도 교육청은 옳고 그름을 따져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합리적 태도다. 누리과정 예산 지원은 교육감의 개인적 소신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김성열 경남대 교수


시·도 교육청, 더 빚낼 여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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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휘국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장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생각하면 막막하다. 당장 보육대란이 눈앞에 있는데도 정부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의 책임을 시·도 교육청으로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아이 보육은 나라가 책임질 테니 걱정하지 말고 낳기만 하라”고 했다. 공약집에는 ‘확실한 국가책임 보육, 만 5세까지 국가 무상 보육 및 무상 유아 교육’이란 내용을 담았다. 당선자 시절이었던 2013년 1월 전국 시·도지사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는 “보육사업과 같은 전국 단위로 이뤄지는 사업은 중앙정부가 (재원을) 책임지는 게 맞다”고도 말했다. 국민들이 믿었던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하고 법적으로 누리과정 예산은 시·도 교육청 부담이라며 ‘적반하장식’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교육부는 “누리과정 도입·확대에 맞춰 ‘유아교육법시행령’ ‘영·유아보육법시행령’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시행령’을 개정해 누리과정 시행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행령은 ‘유아교육법’ ‘영·유아보육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등 관련 법률을 위반하고 있어 국회 차원에서 법률적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교육부는 지난 10월 ‘지방재정법 시행령’ 제39조(의무지출의 범위)를 개정한 뒤 “누리과정 예산은 의무지출 경비로 교육감이 반드시 편성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무지출 경비로 편성하라는 조항은 법률에는 없고 시행령에만 있다. ‘지방재정법 시행령’ 개정은 논란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논쟁의 시작일 뿐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1조에는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을 설치·경영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교부하도록 규정돼 있다. 또한 정부조직법에 따른 정부조직 구조상으로도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관할이 다르다. 이처럼 교육기관이 아닌 ‘보육기관’인 어린이집에 보통교부금을 지원할 수 없음이 자명한데도 무조건 지원하라는 시행령은 입법 목적과 위임 범위를 일탈한 것이다.

 시·도 교육청들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감당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돈이 없다.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한 곳은 하나도 없다. 누리과정 예산을 안 세우는 게 아니라 못 세우는 것이다. 내년 전국 어린이집 누리과정에 필요한 예산은 약 2조1000억원이다. 정부가 시설환경개선비로 우회 지원하기로 한 3000억원을 고려해도 1조8000억원이 부족하다.

 정부는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1조8000억원 증가해 시·도 교육청들의 재정 여건이 좋아졌다는 논리를 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인건비 자연증가분만 1조2000억원이고, 지방채 원리금 상환액 증가분이 4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교부금 증가 효과는 매우 미미하다.

 누리과정 예산의 시·도 교육청 전가는 처음부터 정부의 잘못된 전망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2012년 ‘중기 재정계획’을 세우며 교부금이 매년 3조원씩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전망대로라면 2015년 전국 시·도 교육청들은 49조4000억원의 교부금을 받아야 했지만 실제로는 10조원이 부족한 39조4000억원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지방채 발행 3조9000억원을 승인하고, 빚을 내라고 등을 떠밀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빚을 낼 형편도 안 된다. 2012년 17.7%에 불과하던 지방채 비율은 2015년 28.8%까지 상승했다. 현재 전국 시·도 교육청의 채무 총액은 17조원에 이른다. 내년 누리과정 예산을 또 빚으로 감당하면 채무 총액이 20조원을 넘고, 채무 비율은 36%로 급등한다.

 시·도 교육청들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감당하려면 초·중등 교육에 써야 할 시설비나 냉난방비, 화장실 등 노후시설 개선비를 깎아야 하며, 결국 초·중·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는 결과로 이어진다. 정부가 하루 빨리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대책을 마련해 교육에 대한 국가적 책무를 완성해 주기를 기대한다.

장휘국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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