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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33회]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부동산 문제,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 건"


2016년을 하루 앞둔 현재, 한국 경제는 혼돈을 경험하고 있다. 기업 경쟁력 약화, 부동산시장 공급과잉, 국가와 가계 부채의 급증, 청년실업과 같은 난제 속에서 내년에는 제 2의 외환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하는 사람도 있다.

31일 오후 2시에 생방송 된 중앙일보 인터넷 방송 ‘직격인터뷰’ 33회엔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현 윤경제연구소 소장)이 출연했다. 그는 김동호 논설위원과 함께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현주소의 난제를 짚어보고, 경제 주체가 앞으로 어떤 대비를 해야 할지 논의했다.

윤 전 장관은 1997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실장을 맡던 중 외환위기를 경험했으며, 이후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나가 국제 감각을 익힌 바 있다. 그는 이후 국내에 돌아와 금융감독위원장을 맡았다. 또한 이명박 정부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초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아 위기관리를 담당하기도 했다.
 
 

다음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동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일문일답 전문.

-현재 한국 경제가 매우 어렵다. 총체적으로 한국 경제 상황을 진단해 달라.
“우리나라 경제를 이야기하면서 세계 경제 동향을 빼놓을 수 없다. 2016년에 유의해야 할 것은 올해 수출이 굉장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거의 20%까지 수출이 줄었다.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수출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예견하기는 어렵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제 약 7년이 지나고 있으나, 세계에서 정상적으로 경제 회복세를 보이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이번 달 미국이 경제를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금리를 0.25% 올려 전 세계가 긴장하기도 했다. 미국을 제외하면 유럽이나 중국, 일본 경제에는 아직 문제가 많이 있다. 최근 한국 수출 시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 등도 경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 내년에도 우리 경제의 제일 큰 축인 수출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할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에서 수출 다음 주목해야할 것은 바로 내수다. 수출이 부진하면 내수라도 경제 상황을 보안해줘야 하는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내수가 개선될 희망적인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자세히 말하자면, 내수라고 하는 것은 투자와 소비로 이루어지고, 투자의 주체는 결국 기업이다. 따라서 먼저 국내 기업을 분석해보자. 경제는 진공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사회·문화·교육·노동환경 등 사회의 여러 측면과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성장한다. 그런데 경제를 둘러싼 이런 주변 환경이 내년에도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내년엔 총선이, 내후년엔 재선이 있으니 정치권으로부터 동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노사문화 측면도 현재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긴 하지만 진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을 뒷받침해줄 교육문제도 개선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6년에 투자가 살아나길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이에 더해, 투자와 함께 내수의 또 다른 축인 소비도 위축되어있다. 현재 소비의 중심축인 가계의 부채가 1,200조에 달하고 있다. 가계 부채의 문제가 심각하니 개인은 소비 여력이 있을 리 없다. 그렇다고 해서 소비의 다른 한 축인 정부의 지출의 증가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동안 세입이 부진함에 따라 정부가 적자 예산으로 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이다. 즉, 투자와 소비 양 측면 모두에서 한국 경제가 개선될 조짐이 크지 않은 것이다. 전체적으로 내년 한해도 우리 경제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 본다. 따라서 각 경제 주체들이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

-한국경제가 풀어야 할 부동산 문제도 많은 것 같다. 부동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가.
“부동산 문제는 언제나 한국 경제에서 아킬레스건이었다. 국토는 좁고 인구는 많으니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게 쉬울 리가 없다. 국민 소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국민의 주거 수준이 높아지고, 주거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두 되면서 부동산 문제가 초래되었다고 본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후반기부터 2015년 현재까지 약 7년 동안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냉기를 앓아왔다. 부동산 분야에 관련된, 부동산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약 200만 명 이상 있다고 본다. 부동산 시장도 하나의 시장인데 그동안은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죽어있었다. 그래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최경환 팀이 들어온 이후에는 나름대로 진전이 있었다. 2015년에는 부동산 거래 건수가 아마 110만 건을 넘어섰을 것이다. 분양도 예전에 비해 순조로웠다. 이에 따라 부동산 주택 공급 대란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함으로 인해 2016년 내년엔 부동산이 다시 냉각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과잉 공급을 견제한다든지, 그동안의 부동산 금융 대출 규제를 강화한다든지 하는 거다. 기억할 것은, 2008년에는 미분양 가구가 약 16만 8천 가구였다는 거다. 2015년엔 미분양 가구가 약 4만 8천, 즉 5만 가구 미만이다. 2008년과 현재를 비교하는 사람이 많은데, 내가 보았을 때 그것은 지나친 우려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2008년에 비해 2015년은 미분양 주택의 수가 30%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내용을 봐도, 2008년에는 85m2 이상의 중·대형이 절반이었다. 그러나 약 7년 지난 오늘날은 중·대형이 그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중·소형이, 즉 85m2 이하가 80% 이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부동산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도 문제지만 지나친 비관도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힌다. 균형있는 전망이 필요하다. 신규 분양도 올해에 약 40만 호를 넘어섰는데, 내년엔 30만 호 수준으로 조정될 것이다. 또한, 부동산 시장 경쟁도 과열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

-청년 일자리 문제도 심각하다. 우리나라에서 청년실업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내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게 바로 일자리 문제며, 그 중에서도 청년 일자리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 오죽하면 청년들 사이에서 ‘헬 조선’이란 이야기까지 나오겠나.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나온 젊은이들이 직업을 못 찾아 거리를 방황하고, 졸업 늦추면서 학교 도서관을 가고, 컴퓨터방에서 시간 보내는 삶은 생각만 해도 소름끼친다. 경제 쪽뿐만 아니라 사회, 교육과 같은 모든 분야에서 청년 실업 문제를 제일 먼저 해결하도록 중지를 모아야 한다. 요즘 내가 교육에 관심이 있는 이유기도 하다. 현재 청년실업문제 해결방안으로 노동개혁이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선행돼야 하지만, 이와 함께 같이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가 바로 교육 문제, 학력 구조의 문제다. 지금 우리나라는 교육의 양과 질 측면에서 모두 다 실패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대학교가 많고 과잉 학력이 심각한 나라는 없을 것이다. 과거에는 고등학교를 나오고 대학에 가는 비율이 80%를 넘었다. 이제는 조금 조정이 되어 70%를 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노동시장에 투입된 인구의 수가 15만~16만 명 정도다. 통상적으로 다른 나라 사례를 보면, 대학 졸업 이상의 고학력자의 수는 고졸 이하의 3분의 1, 혹은 2분의 1로 적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올해 수능시험 응시자가 67만 명에 이르며, 대학 졸업 후 사회 노동시장에 나오는 사람이 50만 명이 넘는다. 사회가 대학 졸업자를 충당할 고급 일자리를 어떻게 다 마련하나. 이것은 교육 당국과 정부와 국민 모두가 알아야할 고민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대학 진학률이 보통 30~40%인데, 우리는 70%를 넘는다. 인사 피라미드와 비교하자면 이런 거다. 보통 대리 한 명이 두세 명의 신입사원을 지휘 감독하는 게 정상인데, 대리 두세 명이 신입사원 한 명을 감독하는 모양이다. 교육 문제는 이렇고, 산업 측면을 보자면, 결국 고용의 주체는 기업이다. 물론 기업이 개혁하고자 하는 의지와 도전정신을 가지고 사업 확장을 하여 일자리를 창출해야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기업이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매년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내용을 보면 대부분이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국내 투자 환경이 나쁘기 때문이다.”

-기업 구조조정촉진법, 기업활력제고법 등을 국회가 발목 잡고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이 문제와 더불어 경제의 총체적 문제를 짚으며 이야기를 마무리해달라.
“단계적으로 지금 우리는 공급 과잉의 시대를 겪고 있다. 전 세계의 수출 상황이 좋지 않아졌고, 글로벌 디맨드(global demand), 즉 세계적 수요도 줄었다. 조선 3사가 지금 7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안고 있으며, 해운·철강·자동차 모두 다 어렵다. 외국의 경우 이 부분의 구조조정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러기 위해 기업활력제고법, 산업구조조정법 등을 국회에서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구조조정하는 가운데 그것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정부와 국회의 역할이다. 그런데 현재 국회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이 중심엔 국회 선진화법이 있는 것 같다. 책임 있는 직권 여당의 역할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이기도 한다. 이러한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왕성한 기업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고, 투자가 안 되면 일자리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경제가 성장되지 않고 모든 문제가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정리 김유진 인턴기자 kim.yoojin@joongang.co.kr
촬영 김세희·공성룡·임건·장지윤·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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