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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는 위험해야" 남과 다른 시각, 나만의 상상력


공기업 사표 내고 서울 도심에서 양봉
"벌이 잘 사는 곳에서 사람도 잘 살아"


박진(32) 어반비즈서울 대표는 명동·노들섬 등 서울·경기 지역 19곳에서 꿀벌을 키우는 도시양봉가다. 120여 개 벌통에서 연간 1∼1.5t의 꿀을 수확한다. 도시양봉가 육성 교육도 한다. 초등학교 4학년생부터 75세 노인까지 수강생이 500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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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양봉가 박진(32)씨는 "벌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에서 사람도 잘 산다. 도시양봉가 1만명 육성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4년 전 공기업 직원이었던 박씨는 서울 근교 주말농장에서 토마토를 길렀다. 열매가 잘 맺히지 않아 농장 주인에게 물으니 “벌이 없어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 ‘도시에 벌이 살게 하자’는 아이디어가 번뜩 스쳤다. 발품을 팔아 자료를 모으고 방송통신대에서 농업학 학위를 땄다. 2013년 박씨는 사표를 내고 회사를 차렸다.
 
 

박씨는 꿀벌이 도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성장하도록 돌본다. 벌에게 설탕물을 먹이지 않고 농약·항생제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의 신조는 “벌이 살아야 (지구)별이 산다”다. “도시 생태계를 살린다”는 사명감도 크다.

박씨는 내년 사업으로 ‘허니 뱅크’를 구상하고 있다. 투자를 받아 도시양봉장을 늘리고 수확한 벌꿀로 보상해 주는 방식이다. 저소득층을 교육시켜 벌을 기르게 하면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효과도 있다. 얼마 전 박씨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다녀왔다. 공원 조형물로 활용될 수 있는 벌집 디자인을 배우기 위해서다. “1만 명의 도시양봉가를 육성하는 게 첫 번째 목표”라는 박씨는 “세계 도시양봉가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방치된 폐가, 흉물을 마을 놀이터로
"폐가살리기가 곧 마을 살리기"


제주폐가살리기협동조합 대표 김영민(36)씨의 아이디어도 독창적이다. 2010년 서울에서 제주로 거주지를 옮긴 김씨는 월급 60만원의 농장 일꾼으로 살았다. 어느 날 그의 눈에 흉물이 돼 방치된 폐가가 들어왔다. 도시로 떠난 주인에게 버림받아 생명력을 잃은 집이었다. ‘폐가를 살려 마을 놀이터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3년 그는 제주 한림읍에 둥지를 틀고 폐가 주인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흉물이 된 폐가를 찾아 5년간 무상임대를 받았고 3개월 동안 수리를 했다. 수리 비용은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은 1000만원으로 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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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살리기 운동가 김영민(36)씨는 "폐가가 방치되면 주변 공간도 열악해진다"며 "폐가 살리기는 결국 마을을 살리는 일"이라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김씨는 그렇게 되살린 폐가를 1년 동안 조합 사무실로 썼다. 그는 “폐가는 기대가 없는 공간이어서 좋다”고 말했다. “관심을 두는 순간 살아나고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건축학과 대학생들이 폐가로 졸업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요청도 많이 한다”고 했다.

처음엔 돈 안 되는 폐가를 왜 살리느냐고 했던 주민들도 이젠 김씨에게 “내가 도와줘?”라며 관심을 보인다. 직접 땅을 일구기도 하고 밥이며 간식을 챙겨 주기도 한다. 김씨는 “되살린 폐가를 보고 주민들이 ‘저렇게 쉬운 일이면 우리 주변 폐가도 살려 보자’고 생각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며 “절반은 이룬 셈”이라고 말했다.


"놀이터는 위험해야 한다" 색다른 주장
"어릴 때 놀면서 기른 힘 평생 가기 때문"


놀이운동가 편해문(46)씨는 “놀이터는 위험해야 한다”는 색다른 주장을 펼친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위험을 만나 위험을 다루고 피하는 방법을 배워야 일상에서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아이들의 놀 권리다. 그는 “아이들은 어린 시절 놀면서 길러진 힘으로 평생을 살아간다”면서 “안전을 핑계로 아이들의 놀이를 통제하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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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디자이너 편해문(46)씨는 "놀이터에서 위험을 만나 이를 다루는 법을 배워야 일상에서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편씨는 ‘애들 노는 꼴 못 보는’ 어른들에게 할 말이 많다. 지난 20여 년 동안 수많은 부모·교사들을 만나 놀이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등의 책도 펴냈다. 다음달 준공을 앞둔 전남 순천의 ‘제1호 기적의 놀이터’의 총괄 책임도 맡았다. 지역 주민들과 아이들이 직접 디자인에 참여해 만드는 놀이터다. 그는 “준비과정에 2년이 걸렸다. 아이들의 놀이 공간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이지영·채윤경·장혁진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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