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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말 못하게 … 일본 “최종 해결” 한국 “불가역적” 못 박아

 회담(오후 2시)→공동 기자회견(오후 3시30분)→비공개 만찬(오후 6시).

[위안부 협상 타결] 막후
한·일 합의 문안 조정 신경전
한국 "최종 해결만 명시해선 안 돼”
“일본 착실한 조치” 조건 달아 수용
일본 요구로 소녀상 문제 거론
한국 측 “그냥 무시하기 힘든 상황”

 2015년을 사흘 남겨놓은 28일 위안부 피해 문제 담판을 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의 일정은 숨 가빴다.

 전날(27일) 열린 국장급 협의에서 이미 대강의 발표문에 합의했지만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예정된 시간보다 15분이 더 걸렸다. 한 참석자는 “역사의 기록으로 남을 수 있는 결과물인 만큼 발표 문안의 표현 하나까지 서로 수정해 가며 신경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가장 시간이 걸렸던 대목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이번 발표로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 및 불가역적 해결~’이라고 한 대목이었다고 한다. 당초 한국이 준비한 합의문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기시다 외상이 “이번 해법이 최종적 해결임을 명시해 달라”고 요구했고, 한국 측은 “그것만 명시해선 안 된다”고 맞섰다고 한다. 그 결과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 지원) 조치를 착실히 실시한다는 것을 전제로’라는 조건을 넣었다. 일본이 성실하게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문제를 제기할 근거를 만들어 놓기 위해서였다. ‘불가역적(돌이킬 수 없음)’이란 단어도 한국 측의 요구로 포함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 표현은 우리뿐 아니라 일본에도 해당되는 것”이라며 “일본은 한국이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는 취지로 이 표현을 넣자고 했는데, 우리 입장에서 보면 ‘일본도 말을 바꾸지 마라’는 의미로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합의문에 ‘전(前) 위안부 분들’이라고 한 것은 일본 정부가 쓰는 일본식 표현을 그대로 원용했다.

 ‘다수의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이 상처를 입힌 문제’라는 표현은 고노 담화(1993년)와 무라야마 담화(94년)에서 그대로 따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위안부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두 담화인 만큼 그 표현을 이번에도 똑같이 쓰자는 데 합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문제를 거론한 건 일본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기시다 외상이 “공관의 안녕과 위엄 유지라는 관점에서 걱정스럽고 불편한 점이 많다”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위안부 문제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 총리대신의 사죄 등에 있어 일본 측이 우리 입장을 많이 받아들여 줬다. 주고받기식이 아니라, 본질이 해결된 상황에서 상대방이 제기하는 부수적 우려까지 그냥 무시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윤 장관과 기시다 외상의 만찬 일정은 이날 오전에야 확정됐다. 협상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

 만찬 동안 윤 장관은 “일본이 이번에 약속한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해 달라”는 당부를 거듭했고, 기시다 외상은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한다. 만찬은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였으며, 채 한 시간이 되지 않아 끝났다고 한다.

기 싸움을 벌이며 양측 모두 조금씩 양보한 협상이었다는 분위기를 감안해 관례와 달리 선물은 주고받지 않았다고 한다.

 윤병세-기시다 라인이 가동된 것은 지난 6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당시 윤 장관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 참석을 위해 일본을 찾아 기시다 외상과 일제 강제징용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를 협의했다. 2013년 2월 취임 뒤 처음이었다.

 위안부 협상이 동력을 얻은 건 지난달 2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 때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협의 가속화에 합의했고, 이후 두 달도 안 돼 세 차례의 국장급 협의가 열렸다. 아베 총리가 지난 24일 사실상의 특사 자격으로 기시다 외상을 한국에 급파하겠다고 결정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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