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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풍 분 주가, 성장률은 글쎄"…아베노믹스 3년 결과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취임한 지 26일로 3년이 됐다. 재정확대ㆍ금융완화ㆍ구조개혁이라는 ‘3개의 화살’로 침체한 일본경제를 살리겠다던 아베노믹스는 복합적인 결과를 낳았다.

일단 재정확대와 금융완화라는 화살은 과녁을 향해 날아갔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는 제로 상태다. 더 이상 금리를 낮출 수 없자 일본은행은 시장에서 국채와 부동산담보대출채권 등을 사주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인 양적완화까지 동원했다.

돈이 시장에 풀리면서 금융 및 실물시장에서 훈풍이 불었다. 지난 3년간 일본의 주가는 2.1배 뛰었다. 같은 기간 1.5배 오른 독일, 1.4배 높아진 미국에 비해 월등하다. 노동시장에선 사실상 완전고용이 실현됐다. 그동안 실업률 전망치는 아무리 낮아도 3.4%였는데 지금 일본의 실업률은 3.1%까지 떨어졌다.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다.

디플레이션에 빠졌던 물가는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으로 5년 전 -1%에서 1%로 개선됐다. 인플레이션 목표인 2% 달성은 어렵겠지만 디플레는 탈출한 모습이다. 싸진 엔화 값 덕에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영업이익도 늘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올해 전체 기업의 평균 경상이익은 3년 전에 비해 37% 증가했다.

문제는 성장률이다. 히라타 이쿠오(平田育夫) 전 일본경제신문 논설주간은 최근 칼럼에서 “지난 3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같은 기간 6.7% 증가한 미국의 3분의 1로, 요란했던 양적완화에 비하면 초라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양적완화로 인한 엔저 등으로 디플레 심리가 풀려도, 노동력 감소와 낮은 생산성 등 공급 측면의 제약 때문에 성장률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이 지지부진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15~64세 인구는 지난 1년간 99만 명 줄었다. 한국으로 치면 경기도 고양시나 성남시 인구가 통째로 없어진 격이다. 인구 감소는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린다. 일본 내각부의 계산으론 현재 0.5% 정도인데, 아무리 수요가 늘어도 0.5% 이상의 성장은 지속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성장 기대가 높지 않으면 임금상승도 요원하다.

따라서 양적완화ㆍ엔저ㆍ법인세 인하 등 다양한 정책이 동원돼도, 노동ㆍ규제개혁 등 철저한 구조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일본경제는 근본적으로 체력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도 공급 측면의 개혁이 절실하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있다. 아베 총리가 지난 9월 자민당 총재에 재선된 직후 ‘새로운 3개의 화살(경제성장ㆍ저출산대책ㆍ사회보장 강화)’을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수요 확충을 중시했던 ‘1단계 아베노믹스’에서 공급 강화로 궤도를 수정한 것이다. 육아와 간병요양 지원을 통해 노동력을 확충하고 구조개혁을 가속화하겠다는 취지다. 지방창생(地方創生)ㆍ일억총활약(일본 인구 1억을 유지하고 모두 적극적으로 활약하게 한다는 뜻)ㆍ여성활약 담당 장관직을 신설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2단계 아베노믹스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새로운 3개의 화살' 가운데 경제성장 부문의 목표는 2020년 GDP 600조 엔 달성이지만 선진국 중 가장 많은 국가채무를 안고 있는 게 함정이다.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벌써 선심성 정책도 남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3000억 엔을 풀어 저소득 고령자들에게 3만 엔씩 보조금을 지급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치적 목적으로 선심성 정책이 우선시되면 새로운 3개의 화살이 제대로 날아가는 걸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의 새 경제팀이 아베노믹스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은 일관된 구조개혁 의지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부문장은 "아베노믹스가 일본경제의 활력을 높인 건 인정하지만 구조개혁이 여의치 않은 걸 보면 아베노믹스에서 배울 것은 역설적으로 구조개혁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 그리고 그 어려움을 해결해 낼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박성우·하현옥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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