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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예고] 억대 기부자 75명의 비밀

 

우유대리점을 운영하는 1억 원 기부자 김형남(45) 씨. 5년 전 우유대리점 사업을 시작할 때 통장 잔고는 바닥이었고, 전셋집을 못 구해 가게에 딸린 쪽방에서 생활했다. 그런데 1억 원 빚을 두고 1억 원을 기부했다. 그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그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였다. 파업에 동참했지만 결국 빈털터리로 회사에서 나오게 됐다. 이 때 벼랑 끝에 몰린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게 됐고, 그 경험이 기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고 한다.
1억 원 이상 기부자. 어떤 사람들일까? 자산이 많은 사람?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 이런 예상은 철저히 빗나갔다. 대부분 극한 고통을 경험한 사람이었다. JTBC 탐사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25일 밤 9시 45분에 방영되는 ‘1억 기부의 비밀’ 을 통해 성탄 천사인 거액 기부자의 공통점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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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에서 해고된 뒤 1억 기부자가 된 김형남 씨]


◇ 2억 원 기부자 제주 4.3 사건 유가족 = 오랜 설득 끝에 겨우 만난 2억 원 기부자 김춘보(67세) 씨는 제주도에서 감귤 농사를 한다. 귤 값이 떨어져 살림이 빠듯한데도 장학사업을 꿈꾸는 그는 서러웠던 어린 시절을 들려주었다.
4.3 사건 때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잃은 그의 어머니는 자식에게 밥을 제대로 줄 수 없어 가슴 아파했다고 한다. 또 김 씨는 어머니와 일을 하느라 학교에 못 가는 날이 많았다. 그는 자신처럼 어려운 일을 겪는 사람이 없도록 기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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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복을 입고 봉사활동을 하는 3억 기부자 박영준 씨]



◇ 극한 고통을 겪은 억대 기부자들 = 스포트라이트 팀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억대 기부자 75명 중 10명을 심층 취재했다. 그 중 3억 원을 기부한 석재중개상 박영준 씨는 3년 전 30년 간 남편 뒷바라지만 하다가 폐암에 걸린 아내를 잃었다. 박 씨는 자신은 부인한테 받기만 하고 해 준 건 없다고 한다. 아내가 떠난 뒤 두문불출했던 박 씨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봉사활동을 했다. 그러다가 고인인 된 아내 명의로 3년에 걸쳐 3억 원을 기부했다.

박 씨 외에도 구두닦이, 세차원, 참치 잡이 배 선원 등을 거쳐 폐기물 업체를 운영하는 윤병철 씨,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난 안순희 씨, 뇌출혈로 쓰러졌던 박규년 씨 등도 심한 고통을 경험한 뒤 기부자가 됐다.
이 외에도 스포트라이트 팀 취재 결과, 고액 기부자 75명 66명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28명은 중병과 사업 실패 등을 경험했다.


◇ 기부에 인색한 문화…정책도 역주행 = 미국에서 1달러 20장을 꽂아두고 ‘필요한 만큼 가져가고 원하는 만큼 주세요.’라는 문구를 적어놓고 시민들의 반응을 살피는 실험을 했다. 취재진은 1천원을 꽂아두고 똑같은 실험을 서울 청계광장 등에서 했다. 미국에선 45분 만에 꽂아둔 돈의 2배가 모금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끼운 돈보다 20% 가량 더 많은 모금액이 거두어졌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기부에 인색한 편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엔 처음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기부자 수와 기부 액수까지 줄었다.
스포트라이트 팀은 원인을 추적했는데 2013년 기부금 세금 혜택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뀌어 혜택이 줄자 직장인 정기 기부자가 절반으로 줄어든 걸 확인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세제 변화 외에도 경기부진, 고용여건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냉담한 세상을 훈훈하게 하는 기부 활성화를 막는 잘못된 정책과 인식은 하루 빨리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JTBC 탐사기획국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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