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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유출·오남용 피해 땐 주민번호 변경할 수 있게 해야

출생신고 때 정해진 주민등록번호를 바꾸지 못하도록 한 주민등록법 규정은 개인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늦어도 2018년부터는 주민등록번호를 바꿀 수 있게 됐다.

헌법불합치 결정

 헌재는 23일 주민등록법 제7조에 대해 제기된 헌법소원 사건에서 6대 3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현 주민등록법은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은 주민에게 개인별로 고유한 등록번호를 부여해야 한다’ ‘주민등록번호 부여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은 가족관계가 바뀌었거나 주민등록번호의 오류가 발견된 경우 예외적으로 정정하도록 했다. 헌재는 “주민등록번호 유출 또는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 등에 대한 아무런 고려 없이 번호 변경을 일률적으로 허용하지 않은 것은 그 자체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고 밝혔다. 또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춘 기관의 심사를 거쳐 변경할 수 있도록 한다면 번호 변경 절차를 악용하는 경우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1년 포털사이트 정보 유출과 2014년 카드 3사 정보 유출이 잇따르자 강모씨 등 5명은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신청했으나 거부 처분을 받자 행정소송을 냈다. 강씨 등은 1심에서 각하 판결을 받고 항소한 뒤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2017년 12월 31일까지를 개선입법 시한으로 정하고 그때까지 현행 규정을 계속 시행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는 새로운 법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바꿀 수 있을 전망이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1월 발생한 카드 3사의 주민번호 대량 유출사고를 계기로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이번 헌재의 판결로 개정안 처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헌재의 결정 뒤 행자부는 “정부가 제출한 주민등록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라며 “헌재 결정을 계기로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신체상 위해 또는 재산 피해를 보거나 볼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은 주민등록번호 변경위원회 심의를 거쳐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복현 기자 sphjtb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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