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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사기 치고 징역 1년…한 달 3300만원 알바로 생각” 제3자 은닉재산도 추징해야

단군 이래 최대 피해를 낳은 사기 사건으로 꼽히는 조희팔 사건의 추정 피해액은 4조원이다. 그런데 조희팔 사건 피해자모임인 바른가정경제실천을위한시민연대(바실련) 측은 “조희팔 사건과 관련해 제기된 민사소송만 185건이지만 피해금을 돌려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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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팔 사건에서 보듯 사기 피해자들이 피해금을 돌려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실제 대검찰청 범죄분석 통계에 따르면 사기 범죄의 검거율은 연평균 70% 수준이지만, 범죄수익 회수율은 1%에도 못 미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피해자는 사기 주범이 잡혀도 피해금은 돌려받지 못한 채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대형 사기 사건 피해자들은 일명 ‘바실련법’ 제정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이 법안은 범죄자와 연관된 제3자의 은닉재산을 강제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바실련 전세훈 매체국장은 “현행법으로는 범죄인에 대한 최종 확정 판결이 난 이후에야 판결을 근거로 범행과 관련한 제3자의 재산을 몰수·추징할 수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바실련법 제정을 통해 피의자가 가족 등 측근의 명의로 은닉한 재물을 신속하게 추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역시 사기 피해 복구율을 높이려면 처벌 형량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사기 범죄가 다른 범죄에 비해 형량이 가볍다는 지적이 많았다.

  교회에 침입해 식당에 있는 밥과 반찬 등을 훔쳐 먹고 30여 차례에 걸쳐 교인 가방에 있던 현금 등 190만원을 훔친 상습절도 피의자 한모(21)씨는 지난 10월 징역 1년10개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연예인 섭외 사업을 한다고 피해자를 속여 77회에 걸쳐 3억2700여만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사기 피의자 배모(34)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3억원대 사기를 벌인 피의자보다 190만원을 훔친 도둑이 더 큰 처벌을 받은 셈이다.

 조희팔 사건 피해자 A씨는 “사기 범죄에 대한 처벌이 너무 낮다”며 “사기로 4억원가량을 벌어들인 피의자가 돈을 다 빼돌린 뒤 징역 1년을 선고받고 형을 살면, 사실상 한 달에 3300만원을 받고 알바를 뛰는 것으로 생각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신의기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산업경제범죄연구실장은 “일본에서 30년형을 받을 만큼 큰 사기 범죄가 한국에서는 3년 정도로 줄어드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법적 기준이 관대하다”며 “사기 피해자를 단순히 얼마의 피해를 봤다고 규정할 게 아니라, 그런 피해가 가정 파탄이나 자살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고 큰 그림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피해 규모가 큰 사기 사건의 경우엔 더 엄격한 범죄수익 환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법 규정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연수 전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조희팔 사건처럼 피해가 광범위한 범죄의 경우 수사관이 일반 사기 범죄보다 더 철저하게 범죄수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 지원 제도는 지금처럼 강도·살인 등 강력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이 주를 이루는 것이 맞지만, 당장 생계가 막막할 정도로 큰 피해를 본 사기 피해자들은 복지적 차원에서 최소한의 구제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정민·김민관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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