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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말총머리와 꽃남, 스페인 33년 양당체제 끝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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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카탈루냐 지방선거 때 유권자의 눈길을 끌려고 당 포스터에 나체로 등장한 알베르트 리베라.

스페인을 사실상 33년 간 지배해온 양당 체제가 막을 내렸다. 좌·우파 신생 정당들의 돌풍 주역은 30대 지도자였다.

긴축반대 내건 신생정당 총선 돌풍
포데모스 69석, 시우다다노스 40석

교수 출신 이글레시아스 반부패 공약
빈부격차 항의 ‘분노하라’ 시위 주도

수영·수구 능한 변호사 출신 리베라
2006년 나체사진 선거 포스터 제작

 20일 스페인 총선에서 집권당인 국민당(PP)이 전체 350석 중 123석, 제1야당인 사회당(PSOE)은 90석을 차지했다. 4년 전 186석과 110석에서 크게 줄었다.

 36년간 스페인을 철권 통치한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1975년 숨진 이후 77년 첫 총선이 치러졌다. 사회당이 2당, 국민당의 전신이 4당이었다. 82년 선거부터 두 당이 권력을 주고 받았다. 두 당의 의석을 합하면 300석을 넘나들었다. 그러나 이번엔 처음으로 200석을 좀 넘는 수준에 그쳤다. 대신 좌파 신생 정당 포데모스(Podemos, 우린 할 수 있다)와 중도우파 신생 정당 시우다다노스(Ciudadanos, 시민들)가 각각 69석과 40석을 차지했다.

 현지 언론은 선거 결과를 “기성 정당들에 대한 반감”이라고 해석했다. 우선 정실과 그로 인한 부패가 선거 쟁점이었다. 재정 위기 이후 스페인에선 300여 명의 정치인들이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기소됐다. 사회당 인사들이 다수다. 2013년엔 국민당에서 20년 간 재무 담당을 지낸 루이스 바르세나스가 스위스 은행에 2200만 유로(280억원)를 예치한 사실이 스위스 당국에 적발됐다. 스페인 검찰에 따르면 그의 회계 장부에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등 국민당 정치인들이 건설업자들로부터 거액의 정치 자금을 받은 것으로 적혀 있었다. 부패에 관한 한 국민당이나 사회당이나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오랜 긴축 정책에 따른 저항감도 컸다. 2008년 유럽 재정 위기 때 스페인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경제가 1.4% 성장해 7년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은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에선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나쁘다. 재정 긴축에 대한 반감도 크다. 반 긴축을 내건 포데모스가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

 신생 정당들은 기존 정당과의 차별화를 내세웠다. 둘 다 부패의 온상이 되어온 정실을 몰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이글레시아스 포데모스 대표는 반 부패와 반 긴축을 내세웠다. 그리스의 급진 좌파연합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가까운 그는 2011년 긴축 조치와 빈부 격차에 항의하는 ‘분노하라’ 시위를 주도한 말총 머리에 청바지를 즐겨 입는 교수 출신이다.

 최근 급부상한 시우다다노스의 알베르트 리베라(36) 대표는 수영·수구에 능한 카탈루냐 출신의 변호사다. 2006년 카탈루냐 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자신의 나체 사진으로 선거 포스터를 제작했는데 ‘우린 당신이 어디서 태어났는데 어떤 언어를 말하는지 어떤 옷을 입는지 개의치 않는다. 오로지 당신에만 마음 쓴다’라고 썼었다. 바르셀로나가 있는 카탈루냐 출신이지만 카탈루냐 분리 독립에는 반대한다.

 현재로선 총리가 누가 될 지 모르는 상황이다. 국민당이 유리하지만 성향상 가까운 시우다다노스와 연정 해도 과반(176석)에 미달(163석)한다. 국민당이 사회당이나 포데모스와 힘을 합하면 과반은 될 수 있으나 두 당 모두 연정에 부정적이다. 사회당도 포데모스와 시우다다노스와 힘을 합한다면 이론적으론 집권 가능하다. 복잡한 연정 방정식이 작동하는 동안 스페인이 정치적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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