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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길, 묻고 답하다] 등록금 싸고 문턱 낮은 온라인 로스쿨 검토해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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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한국방송통신대 총장 직무대리가 학교 발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자기계발을 원하는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학교”라고 소개했다. [조문규 기자]


 교육부가 최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한국방송통신대(이하 방송대)에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면서 이 대학에 대한 관심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방송대의 올해 신입·편입모집 지원자(전체 8만 2561명) 중 약 1만8050명(21.2%)은 이미 4년제대 학사 이상의 학력을 갖췄다. 전문대 학위 소지자도 2만3678명에 이른다. 해마다 이 학교 졸업생 6000여 명이 다른 전공도 배우고 싶어 재입학한다. 과거 가정 형편상 대학을 못 간 사람이 가는 대학이 아니라 학위 가진 사람들이 다시 찾는 대학으로 탈바꿈했다.

 이동국(부총장·58) 방송대 총장 직무대리는 “공청회에서 로스쿨의 입학 문턱을 낮추는 대안으로 우리 대학을 자주 거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해 보려 한다”고 21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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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졸업생 6000명 전공 바꿔 재입학

 - 온라인 로스쿨도 가능하리라 보나.

 “미국에서는 30여 년 전부터 온라인 로스쿨이 등장했다. e메일, 온라인 채팅을 적극 활용하면 교수와 학생 간의 질의응답, 학생 간의 교류가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 학교는 영국 개방대학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설립된 원격대학이다. 올 한 해만 싱가포르 교육장관 등 34개국 106명의 외국 대학, 교육공무원이 우리 학교를 방문해 노하우를 배워갔다. 예산이 뒷받침되고 학생 정원 문제만 해결되면 훌륭한 로스쿨을 운영할 수 있다.”

 - 학교 차원에서 로스쿨 설치를 제안했나.

 “그렇지 않다. 다만 방송대의 교육시스템이 뛰어나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이번에 공론화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 방송대의 교육시스템의 핵심은 뭔가.

 “지식의 유통기한이 짧은 정보사회, 평균 수명이 늘어난 ‘100세 시대’에선 한 번 배운 지식으로 평생을 버티기 어렵다. 이를 깨닫고 자기계발에 나선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배움의 공간이 바로 방송대다.”

 - 과거와 달리 대학 학력을 인정하는 기관이 늘었다. 사설 학원도 많아졌다.

 “방송대 학생 열 명 중 여덟 명은 지인의 소개로 온다. ‘명품’이라는 입소문에 학생이 모이는 ‘명품 대학’이다. 예를 들어 일반 학원도 중국어를 가르친다. 하지만 학원은 주로 회화나 인증시험 보는 기술을 가르치고 만다. 문학과 역사, 정치와 경제를 함께 배우는, 깊이 있는 공부가 방송대에선 가능하다.”

 - 등록금이 저렴하다.

 “한 학기 등록금은 37만원 내외다. 인문·사회계는 35만원, 자연·교육계는 38만원 선이다. 저렴한 학비에 비해 강의 콘텐트는 우수하다. 학교가 자체 운영하는 방송국을 통해 HD 화질로 직접 제작한다.”


한 학기 37만원선, 동문 네트워크 74만명

 - 동문 네트워크가 상당하다고 들었다.


 “그렇다. 개교 후 43년간 방송대를 졸업한 이들은 61만 명이다. 재학생(13만 명)을 더하면 ‘동문 네트워크’가 74만 명에 이른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민선 6기) 10명 중 한 명은 이 학교 동문이다. 전국 대학 중 가장 많은 기초단체장(23명)을 배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SKY(서울·고려·연세대)를 졸업하고 우리 학교에 재입학하는 이들이 1000여 명 된다. 의사, 교수, 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의 비율도 늘고 있다.”

 - 신입생·편입생에게 인기 있는 학과는.

 “10대부터 70대 이상까지 다양한 학생이 모인 만큼 인기 학과도 연령에 따라 다른 편이다. 20대는 주로 가정학(식품영양학)·미디어영상·무역학과, 30대는 정보통계·유아교육·간호학과에 몰린다. 40대에겐 예전부터 청소년교육학과와 교육학과의 인기가 높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문화교양학과와 농학과에 특히 관심이 많다. 문화교양학과는 전공에 구애 없이 역사, 철학, 예술 등을 모두 아우르는 곳이다. 인문학적 교양을 원하는 이들이 몰린다. 농학과엔 은퇴를 앞두고 귀농을 고려하거나, 취미 등으로 동식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많이 찾고 있다.”

 - 오프라인 대학만큼 학생 간의 정이 두터울까.

 “원격교육을 독학이라고 생각하는 건 커다란 착각이다. 원격교육일수록 의견을 주고받고, 학업을 서로 돕는 상호작용이 활발해야 한다. 방송대에는 적게는 5명, 많게는 500명 넘는 학생으로 구성된 스터디 모임이 1500여 개 있다. 이와 같은 자발적인 스터디 그룹들이 학습과 친목을 다지는 ‘풀뿌리 인맥’의 근간이 되고 있다.”

한국어·한류 교육, 해외 진출도 계획

 - 학교 지원도 필요할 텐데.

 “원격 교육의 특성상 교수가 학생이 원하는 걸 100%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그래서 튜터 제도를 운영한다.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가진 튜터 400여 명이 학업 계획을 점검하고 학생들의 질문에 답한다. 신입생, 편입생을 상담해 대학 생활 적응을 돕는 멘토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방송대는 현재 700여 개 과목, 1만4000여 개 강의를 스마트폰으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5만1000여 명이 ‘U-KNOU+’(모바일 애플리케이션)를 통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사이버대학과 달리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는 것도 방송대의 특징이다.

 - 고졸 취업자를 위한 과정도 개설했다.

 “2012년 개설한 프라임칼리지의 금융·서비스학부, 첨단공학부 등 2개 학부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한 이들이 일과 학습을 병행하도록 고안됐다. 재직자를 위한 현장실무형 과정인데, 지난해에 비해 신입생 지원자가 15% 늘었다. 첨단공학부에선 온라인 ‘사이버랩’과 오프라인 실습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공학 실험·실습을 가르친다.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줘 한 학기 등록금이 68만원이다.”

 - 대학 구조조정 논의가 한창이다. 방송대의 미래전략은 무엇인가.

 “원격교육이야말로 세계 대학의 미래다. 현재 미국 대학들 중심의 MOOC(온라인 공개 강좌)가 활발하다. 세계 교육 시장이 재편되는 계기가 될 듯하다. 자칫하면 한국 대학 교육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 세계 대학과 경쟁할 수 있는 콘텐트를 만들어 내는 게 살길이다. 방송대는 한국어, 한류, K팝에 대한 교육 콘텐트로 해외로 나가려 한다.”

글=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이동국 총장 직무대리(부총장)=1957년 출생. 85년부터 대전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94년 방송대로 옮겼다. 방송대 프라임칼리지의 ‘산파’(초대 학장) 역할을 맡아 예비 은퇴세대를 위한 비학위 과정, 고졸 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선 취업, 후 진학’ 과정을 도입했다. 지난해 9월부터 총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지난해부터 아시아원격대학협회(AAOU) 상임이사회 이사를 맡고 있다.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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