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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캘리포니아주, '위안부는 제도화된 성노예' 명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육 당국이 2017년도부터 공립학교 10학년(고교 1학년) 학생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구체적으로 가르치기 위한 지침을 마련했다. 

2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교육국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재한 역사·사회 교육과정 지침 개정 2차 초안에 “일본군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과 전쟁 중에 이른바 성노예인 위안부들을 점령지에 강제로 끌고 갔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초안에는 “위안부는 제도화된 성노예로서 20세기 최대의 인신매매 사례로 가르칠 수 있다. 위안부로 끌려간 여성의 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수십만 명이 강제로 끌려갔다는 게 중론”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 공립 고등학교 커리큘럼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공식 포함시키는 건 캘리포니아주가 처음이다.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미국 학생과 학부모 등에게 강제 동원된 위안부 피해자들의 참상을 널리 알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주의 교육과정 지침은 공립학교 수업과 교과서의 집필 기준이 된다. 캘리포니아주 교육국은 내년 2월까지 e메일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5월쯤 공청회를 거쳐 최종 지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는 “캘리포니아 교육과정 전문가 위원회가 지난 5년간 역사·사회 교과서 개정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에 마련된 지침이 확정되면 출판사들이 교과서를 개정할 때 이를 반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산케이신문은 이 소식을 자세히 전하면서 “캘리포니아주 교육국이 한국 측의 요청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달 중순 개최된 역사·사회 과목 커리큘럼 개정 공청회에 한국계 교육 관계자들이 참석해 “전쟁 중 한국인 여성들이 일본군에게 당한 비인도적 행위에 관해 적절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며, “일본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미국 정부와 캘리포니아주 교육 당국을 상대로 위안부 문제의 내용 축소 또는 삭제를 위해 외교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의 희생자”라고 표현하며 위안부를 동원한 주체가 조선인을 포함한 민간업자라고 주장해왔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뉴욕에 본사를 둔 미국 맥그로힐 출판사의 교과서 『전통과 교류』에 담긴 위안부 관련 내용의 수정을 출판사 측에 강하게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 ‘일본군이 한국·중국 등의 14~20세 여성 약 20만 명을 위안소에서 일을 시키기 위해 강제로 모집·징용했다’는 내용을 문제 삼았다. 

해당 교과서에는 ‘일부 위안부가 탈출 과정에서 일본군에 의해 살해됐고 또 일부는 일왕의 선물 형식으로 군대에 바쳐졌다’는 표현도 담겨 있다. 맥그로힐 출판사는 “일본군 위안부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학자들의 입장이 흔들리지 않으며 맥그로힐은 집필자의 연구를 명확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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