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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화요일] 포털도 한물 갔다…이젠, 분산미디어 시대!

분산만이 살 길이다. 뉴스와 콘텐트를 맞춤형으로 조각조각 부숴라. 

'분산 (뉴스) 콘텐트(distributed content)’ , '분산 미디어 환경'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분산 미디어 환경이란, 콘텐트 이용자가 단지 뉴스 생산자의 플랫폼 안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소셜미디어·포털 사이트 등 여러 곳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양상을 말한다. '디지털 퍼스트', '모바일 퍼스트'에 이은 새로운 뉴스 소비 트렌드다.

올 한 해 국내 미디어들은 카드뉴스 등을 앞세우며 페이스북에서 이용자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했고, 페이스북은 ‘인스턴트 아티클즈(Instant Articles)’를 통해 언론사·방송사의 플랫폼이 아닌 페이스북에서 뉴스가 소비되는 방식으로 뉴스 시장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참여 미디어를 제한하고 있는 페이스북이지만 내년에는 문호를 더욱 활짝 개방해 상당수 미디어 기업을 페이스북으로 빨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애플 또한 애플 뉴스를 2015년 시범적으로 운영했고, 삼성전자는 업데이(Upday)라는 뉴스서비스를 유럽 지역에서 시작했다. 구글은 AMP로, 스냅쳇은 디스커버로 분산 콘텐트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이같은 분산 미디어 환경과 함께 주목해볼 것은 앱 시장의 집중·독점이다. 미국의 IT·미디어 컨설팅 회사인 액티베이트의 '기술과 미디어 전망 2016'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한국 등의 스마트폰 이용자는 한달에 평균 27개의 앱을 사용하는데 사용시간의 79%가 5개 앱에 집중됐다. 규칙적으로 이용하는 앱도 이들 5개였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된 앱이 13억 개,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의 수가 12억 개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스마트폰 앱 사용에 거대한 집중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이용자의 관심과 사용시간을 장악한 소수의 앱과 운영체제가 콘텐트 유통과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분산 미디어 환경과 전통 미디어의 차이는 무엇일까. 

첫째는 포털과 방송사·언론사의 갈등처럼 플랫폼의 주도권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여부다. 둘째는 기존 뉴스·콘텐트 소비의 선형적 방식 자체의 변화다. 선형소비란, 미디어가 뉴스가치에 따라 1면을 꾸미거나 뉴스사이트 첫 화면 구성을 결정하면 독자가 그 순서를 통해 개별 뉴스의 중요도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포털뉴스도 마찬가지였다. 뉴스의 위치, 댓글 많은 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등을 통해 이용자는 뉴스 가치를 간접 체험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의제가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반면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에서 뉴스가 소비되는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뉴스가치를 결정하는 중심이 없는 비선형 소비다. 이용자는 친구 추천에 따라서, 또는 ‘좋아요’를 통해 미디어들의 개별 뉴스를 소비한다. 뉴스의 중심은 약화되고, 미디어의 의제설정 기능 또한 약화된다. 이에 대한 흥미로운 해법을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버즈피드(Buzzfeed)와 복스(Vox)가 보여주고 있다. 

우선 그에 앞서 페이스북과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가 팔요하다. 이용자의 뉴스 관심사는 늘 파편화되어 있으며, 페이스북은 이용자의 뉴스 선호도를 ’좋아요’ 알고리즘으로 해석한다. 예컨대 A가 B신문 페이스북 페이지를 ‘좋아요’하면, B 뉴스 콘텐트가 A의 뉴스피드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이후 A가 B의 경제 뉴스에만 ‘좋아요’를 클릭한다면,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A가 B를 진짜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B는 A의 뉴스피드에서 사라지게 된다.

이런 알고리즘과 분산 미디어 환경에서 모든 종류의 뉴스를 모아서 제공하는 포털식 접근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복스미디어는 아예 뉴스를 9개의 서브 브랜드로 나누어 제공한다. 복스(Vox.com)는 정치 뉴스, 복스의 에스비네이션(SBNation.com)은 스포츠 뉴스, 복스의 락키드(Racked.com)는 패션과 뷰티 뉴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용자의 뉴스 관심사에 따라 '한 회사 다른 브랜드' 전략으로 뉴스를 잘게 나눠 제공하는 것이다. 

복스의 '설명(EXPLAINED)' 동영상도 분산 콘텐트 환경에서 뉴스 접근의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동영상 형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령 파리 테러 이후 소셜 미디어 친구들이 ISIS(이슬람국가)가 제목에 포함된 뉴스를 공유하지만 어떤 이들에게 ISIS는 어려운 단어다. 이때 함께 제공되는 복스의 '설명' 동영상은 ISIS가 무엇이며 이를 둘러싼 갈등의 흐름은 어떤 것인지 매우 쉽게 설명한다. 더 많은 뉴스 소비를 이끄는 가이드성 동영상이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의 ‘연관 동영상’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버즈피드의 동영상 전략도 흥미롭다. 버즈피드는 제목이 유사한 동영상을 짧은 기간 동안 다수 쏟아낸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아시아 ‘이민자’, 쿠바 ‘이민자’, 동유럽 ‘이민자’, 아랍 ‘이민자’ 인터뷰를 시리즈로 제작한다. 마지막 아랍 사람이 나오는 동영상에서 비로소 ‘난민 의제’를 다룬다. 단기간 유사 제목의 동영상을 집중 제작하고 유통함으로써 자연스레 의제설정을 주도하려는 버즈피드의 전략이다.
 
영화 '펄프 픽션', '에린 브로코비치' 등을 제작한 마이클 샘버그는 70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재 버즈피드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오랜 기간 할리우드에서 일했지만 버즈피드처럼 연구 개발(R&D)을 중시하는 제작자를 본 적 없다"고 말했다. 할리우드만큼이나 치밀한 관객 연구·분석을 하는 것이 버즈피드의 힘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분산미디어 환경에 대처하는 미디어들의 '자세'이기도 할 것이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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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