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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강신명 경찰청장 "필리핀 교민 피격 공조수사"

필리핀에서 한국 교민이 피살되자 경찰이 수사인력을 파견하기로 했다. 해외에서 벌어진 강력사건에 수사인력을 파견한 것은 경찰 창설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21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지 경찰 서장이 한국의 전문수사 요원 파견에 대해 원론적으로 동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20일 오전 1시30분쯤(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남부 바탕가스주에서 교민 조모(57)씨가 4인조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경찰은 늦어도 22일까지 3명 안팎으로 구성된 전문수사관을 현지에 파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필리핀 사건 현장에서 감식과 지문확보 작업 등을 맡게 된다.

이는 11월 초 강신명 경찰청장이 필리핀을 직접 방문해 교민 관련 강력사건에 대해서는 초동수사부터 양국 경찰이 공조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조치다. 경찰은 이를 위해 현장 감식,CCTV 분석, 총기 분석 등 수사전문가 57명의 인력풀을 구성했다.

이번 파견은 사건 직후 한국 경찰이 필리핀 측에 수사관 파견을 요청해 성사됐다. 현지 교민들로부터 한국 경찰이 나서달라는 물밑 요청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은 ‘직접 수사’라는 표현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이번 파견은 ‘직접수사’가 아니라 ‘공조수사’라고 거듭 강조했다. 강 청장은 “한국 경찰이 외국 영내에서 직접 수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필리핀 당국의 동의에 의해서 과학수사와 감식활동을 지원하고 수사 방향을 자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사실상 일정 부분에서는 직접 수사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필리핀이 엄연한 주권 국가인데, 강력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한국) 경찰이 파견된다고 하는 것은 필리핀 당국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수사 인력을 파견할 수 있는 것도 필리핀에서 양해를 해줬기 때문”이라며 조심스러워했다.

한편 경찰은 조씨는 현지에서 건축업을 하고 있으며 필리핀인 부인, 아기와 잠을 자던 중 피살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씨만 피살되고, 부인이나 아기는 다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침입한 괴한은 강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강 청장은 “현지에 있는 경찰 주재관 보고에 의하면 진입 방법, 금품을 가져간 방법 등을 볼 때 강도로 볼 가능성이 많다. 다만, 원한이라든지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씨의 사망으로 올해 들어 필리핀에서 피살된 한국인은 11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10월에는 마닐라 외곽에서 이모(54) 씨와 부인 박모(47) 씨가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2012년부터 최근 4년 동안 필리핀에서 피살된 한국인은 총 39명이다.

현재 경찰은 마닐라와 앙헬레스 등 2곳의 필리핀 지방경찰청에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하고 경감급 경찰관 1명씩 근무하고 있다 강 청장은 “내년에 이를 4~5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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