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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30년 양당체제 무너진 스페인…돌풍 이끈 30대 지도자들

스페인을 지배해온 양당 체제가 30년 만에 막을 내렸다. 좌·우파 신생 정당들의 돌풍 주역은 30대 지도자였다.

20일 스페인 총선에서 집권당인 국민당(PP)이 전체 350석 중 123석, 제1야당인 사회당(PSOE)은 90석을 차지했다. 각각 186석과 110석에서 크게 줄었다.

철권 통치자인 프란치스코 프랑코가 1975년 숨진 이후 첫 총선은 77년 치러졌다. PSOE는 당시부터 2당을 차지했다. 80년대 들어 두 당이 권력을 주고 받았다. 총선 때마다 두 당이 300석 안팎을 차지했다. 이번엔 그러나 200석을 좀 넘는 수준에 그쳤다.

대신 좌파 신생 정당인 ‘포데모스’(Podemos, 우린 할 수 있다)와 중도우파 신생 정당인 ‘시우다다노스’(Ciudadanos, 시민들)가 각각 69석과 40석을 차지했다.

현지 언론은 선거 결과를 "기성 정당들에 대한 반감"으로 해석했다.

우선 오랜 긴축에 따른 저항감이다. 2008년 유럽 재정 위기 때 스페인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선데 이어 올해 3.1%로 오른다는 전망이다. 유로존에선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체감 경기는 여전히 나쁘다. 긴축에 대한 반감도 크다. 반 긴축을 내건 포데모스가 돌풍의 배경이다.

또 다른 요인은 부패다. 재정 위기 이후 스페인에선 300여 명의 정치인들이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기소됐다. 사회당 인사들이 다수다. 2013년엔 국민당에서 20년 간 재무 담당을 지낸 루이스 바르세나스가 스위스 은행에 2200만 유로(282억원)를 예치한 사실이 스위스 당국에 적발됐다. 스페인 검찰은 그의 회계 장부에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를 비롯해 국민당 유력 정치인들이 건설업자들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적혀 있다. 부패에 관한 한 국민당이나 사회당이나 다를 바 없다고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신생정당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얘기했다. 포데모스의 대표는 파블르 이글레시아스(37)다. ‘분노하라’ 시위를 주도한 말총 머리의 교수 출신이다. 반부패와 반긴축을 내세웠다. 그리스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가까운 사이다.

최근 급부상한 시우다다노스의 알베르트 리베라(36) 대표는 수영·수구에 능한 카탈루냐 출신의 법률가다. 2006년 카탈루냐 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자신의 나체 사진으로 선거 포스터를 제작했는데 '우린 당신이 어디서 태어났는데 어떤 언어를 말하는지 어떤 옷을 입는지 개의치 않는다. 오로지 당신에만 마음 쓴다'라고 썼었다. 카탈루냐 출신이지만 카탈루냐의 독립에 반대한다.

현재로선 내일 당장 스페인 총리가 누가 될 지 모르는 상황이다. 국민당이 유리하지만 성향상 가까운 시우다다노스와 연정 한다고 해서 과반(176석)엔 미달한다(163석). 국민당이 사회당이나 포데모스와 힘을 합하면 과반은 될 수 있으나 두 당 모두 연정에 부정적이다. 사회당도 포데모스와 시우다다노스와 힘을 합한다면 이론적으론 집권 가능성이 있다. 복잡한 연정 방정식이 작동하는 동안 스페인이 정치적 혼란이 휩싸일 수 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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