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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광화문광장 대형태극기 설치논란… 보훈처 VS 서울시, 행정조정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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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둘러싼 국가보훈처와 서울시의 갈등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국가보훈처가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조정 신청’을 내기 때문이다.

국가보훈처는 21일 “광화문광장 내 태극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서울시가 끝내 거부했기 때문에 오늘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다”며 “국가보훈처 담당 국장이 오늘 오전 10시에 행자부 자치행정과에 조정 신청서를 직접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업무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을 때 이를 조정하는 기구다.

국가보훈처의 강경한 대응에 대해 서울시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광화문광장) 태극기 설치 자체를 반대한 적이 없다. 다만 항구적으로 광장에 뭔가 설치하는 건 조심해야 하며 한시적으로 설치하거나 이동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보훈처에서 내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두고 국가보훈처와 서울시의 마찰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국가보훈처는 당초 광복 70주년을 맞아 8월15일(광복절)까지 광화문광장 북단에 게양대 높이 45.815m(광복절인 1945년8월15일 상징), 가로 12m 세로 8m의 대형 태극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서을시는 지난 11월23일 “광화문광장에 올해 말(12월31일)까지만 태극기를 게양하든지 아니면 광화문광장 옆 시민열린마당에 내년 8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설치하라”고 국가보훈처에 통보했다. 또 “영구적 설치는 정부 서울청사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같은 국가소유 시설부지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광화문광장 내 상시 설치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국가보훈처는 광복 70주년 사업 취지에 맞게 원안대로 광화문광장 내에 태극기 게양대 상시 설치를 추진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보이며 행정조정 신청까지 내게 된 것이다. 최정식 국가보훈처 홍보팀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광화문광장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태극기가 상시 설치되는 게 본래 사업의 취지”라고 주장했다.

국가보훈처와 서울시는 지난 6월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가보훈처는 “당시 보훈처는 서울시와의 MOU를 근거로 8월15일 이전까지 국기게양대를 설치하고 광복절에 주요 인사와 시민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태극기 게양식을 진행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업무협약 내용엔 태극기 상시설치에 대한 합의사항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업무협약은 상호간 태극기 설치에 업무상 협력한다는 것이었다”며 “그 내용을 보면 상시설치에 대한 언급은 단 한줄도 없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에 태극기 게양대가 서지 못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광장 사용 여부를 심의하는 서울시 산하 ‘열린광장심의위원회’가 반대 의견을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8월11일 열린 심의 회의에 위원 9명 중 6명이 참석해 게양대 설치안에 대부분 반대했다. 이대현 서울시 행정자치과장은 “위원들은 광화문광장이 시민들 이용 편의를 위해 비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일부 위원은 광화문광장에 태극기를 영구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도시 미관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국가보훈처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보훈처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결과 서울 광화문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게 필요하다(87.3%)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체 응답자의 64.7%는 원래 취지대로 상설 설치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시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은 27%에 그쳤고 반대의견은 8.6%에 불과했다고 보훈처는 전했다.

국가보훈처는 행정조정으로 해결이 되지 않을 시에는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태극기 게양대 설치에 10억 원 가량의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서울시의 한시적 설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행정조정 신청을 통해서도 광화문광장에 태극기가 게양되지 못한다면 서울시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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