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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놓고 장외 설전

지난 11일 열린 제1차 남북당국간 회담의 '고리'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였다. 관광객의 신변안전 보장이 선행돼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우선 재개를 고수한 북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며 모처럼 마주앉은 남북 대표들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남과 북이 이 문제를 놓고 20일 장외 설전을 벌였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서로 관련이 없다고 못박아서 이야기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무시하고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를 열어서다. 이 당국자는 "결국 유엔제재라는 것은 대부분이 북한에 들어가는 물건이나 돈이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되느냐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금강산 관광 사업의 대가로 북한이 지급하는 현금이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그는 "다만 중요한 것은 물건이나 현금이 들어갈 때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규정하고 설명하느냐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으로 한해 1억달러이상 들어가지만 이는 근로자들의 임금이고 WMD와는 무관하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당국자는 그러면서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선결조건과 정부의 재개 의지와 관련해선 "기본적으로 관광이 중단된 원인 해소를 위해 관광객 피살사건과 관련한 재발방지와 신변안전보장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북한 인터넷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이미 6년전에 최고 수준의 담보(보장)를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금강산 국제관광특구 지도국 고학철 명의의 '남조선 당국에 묻는다'란 글에서다. 그는 "우리(북한)가 금강산 관광객들의 신변안전 보장문제에 대해 이미 2009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평양 방문 때 최고 수준의 담보를 약속한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다"고 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은 국방위원장(2011년 사망)과 만났을때 김 위원장이 재발방지를 언급했던 부분을 다시 강조한 셈이다.

금강산 관광의 중단 원인을 제공한 2008년 7월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박왕자 씨 피격 사건과 관련해선 "관광지구의 규정을 어기고 군사통제구역 안에 들어간 관광객이 경고를 무시하고 달아나다 일어난 우발적인 사건이었다"며 "(남한 당국이) 왜 관광객들에게 주의사항을 잘 알려주고 철저히 지키라고 강조하지 못했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박왕자 씨 사망사건에 대한 북측의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보장, 관광객 신변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 등 3대 조건을 강조하고 있다. 민간인이 아닌 정부차원의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연말 총화(결산)와 신년 사업계획 수립 등 북한의 연말·연초 정치 일정을 감안하면 조만간 회담 재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회담이 재개되더라도 금강산 관광과 관련한 남과 북 어느 한쪽의 양보와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당분간 남북관계 진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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