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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붐 1980년대, 부동산·어음사기 극성…93년 절도죄 앞질러 외환위기 직후 급증

한국의 사기 범죄는 정부 정책과 경제의 발전에 따라 그 빈도와 유형이 달라져 왔다. 또한 기술의 발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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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검찰청 공식 통계인 ‘범죄분석’이 발행되기 시작한 1965년부터 74년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해 온 ‘균형기’다. 65년 범죄발생률(인구 10만 명당 범죄발생건수)은 59건, 유형은 단순한 거짓·가장에 의한 사기가 주를 이뤘다. 당시는 아직 폭발적인 경제성장이 시작되기 전이었다.

 이후 75년을 기점으로 약 5년간 조금씩 사기가 늘어나는 ‘상승기’가 시작됐다. 박정희 정권이 흔들리면서 국내 정치의 불안정성이 커지던 시기였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사기 범죄의 실태에 관한 연구’에서는 이 시기의 사기 범죄 증가에 대해 “범죄 자체가 사회변동·사회혼란의 산물일 수도 있지만, 그 징표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70년대 초부터 시작된 부동산 개발·투기 붐은 곧 부동산 사기의 증가로 이어졌다.

 조금씩 증가하던 사기 범죄는 80년부터 84년까지 ‘급상승기’를 맞았다. 60~70년대 중후반까지 50~70건을 유지하던 사기 범죄발생률은 81년 144건에 달했다. 이 시기는 제4공화국이 무너지고, 한국사회가 큰 정치적 혼란에 시달렸던 시기다. 이 시기 대표적 사기 사건이 ‘이철희·장영자 사건’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인척인 장영자씨가 개입된 희대의 사기극은 정치상황과 사기 범죄가 얼마나 밀접하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줬다. 같은 기간 횡령과 배임 등 다른 경제범죄도 크게 증가했다. 또 경제성장과 함께 가짜 어음·가짜 수표를 이용한 사기가 이때를 기점으로 증가한다. 반면 부동산 사기는 정부 차원에서 부동산 투기억제 대책을 발표했던 76~81년 사이 감소했다. 하지만 82년 금리 인하 등 부동산 경기부양책이 시행되며 다시 증가한다.

 85년부터 시작된 ‘하강기’ 역시 정치적 상황과 관련이 있다. 당시는 제5공화국 정권이 점차 안정되던 시기였다. 81년 144건이던 사기 범죄발생률은 89년 98건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그 뒤엔 IMF 등의 경제 혼란과 기술 발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때문에 사기 범죄도 ‘재상승기’를 맞이한다. 90년대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사기 범죄는 93년부터 절도를 앞질렀고, IMF가 터진 98년 453건을 기록했다.

 90년대 초부터 다단계 사기가 등장했고, 컴퓨터·인터넷 등의 보급으로 IT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사기 수법이 등장했다. 대검찰청이 사기 유형으로 구분하는 일곱 가지에 들지 않는 ‘기타 유형 사기’가 70년대 5% 미만이었다가 91년 무려 78%로 급증한 이유다.

윤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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