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300억 떼먹어도 6~10년형, 국민여론은 “20년으로 엄벌”

 사기는 한국 사회를 병들게 하는 주요 범죄로 뿌리내리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기 사건으로 인한 범죄 피해액은 8조원이었다. 다른 재산 범죄 피해액을 모두 합친 금액(4조300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사기 피해액이 한국 사회 전체에서 범죄로 인한 재산 피해액 가운데 65%를 차지할 정도다. 올해만 해도 피해자 3만여 명을 대상으로 7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불법 모집한 혐의로 구속된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이사 이모(50)씨 등 굵직한 사기 사건이 줄을 이었다.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한국의 사기 발생 건수가 이웃 일본과 비교해 약 10배 더 많다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 보고서(‘한국의 범죄 발생 추세 분석’)도 나와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기 범죄의 구성 요건과 국민 성향이 달라 기계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통계상으로는 한국의 사기 범죄 발생률(인구 10만 명당 사기 범죄 발생 건수)이 일본·미국 등 외국에 비해 꾸준히 높게 나타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특히 사기 범죄에 취약한 까닭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경제·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한 반면 법과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허술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한국의 경제성장과 사기 사건의 증가는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짧은 시간에 급격한 경제성장을 하며 부동산 개발과 투기가 전국적으로 성행하던 과거에는 부동산 관련 사기가 유행하고, 정보기술(IT)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현재는 컴퓨터 등 관련 기술을 이용한 사기가 폭증하는 식이다. 1997년 IMF 경제위기가 찾아왔을 때는 경제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몰린 이들에 의한 사기 사건이 빈발했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자 심리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극심한 경기 침체로 위험한 조건임에도 일확천금을 노리고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사기범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의 ‘인정(人情)’ 문화도 사기가 성행하게 하는 요인”이라며 “법적 계약보다는 지인들끼리 ‘아는 사이에 믿고 빌려달라’는 식으로 돈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사기 범죄가 일으키는 피해 정도에 비해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1억원 미만 사기 범죄 피의자의 경우 실제 법정에서는 6개월~1년6개월을 기준으로 형량을 선고받는다. 그러나 조상훈 숭실대 정보통계학과 교수팀이 2013년 일반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국민이 적정 형량으로 응답한 평균치는 1년1개월~2년8개월이었다. 또 300억원 이상 사기 범죄의 경우 6~10년인 기본 형량을 10~20년으로 두 배가량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수사기관이 사기 사건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한 해 우리나라의 사기 피의자 검거율은 연평균 70% 수준으로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 검거율인 90%대에 비해 현저히 낮다.

 노명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 사기, 컴퓨터 이용 사기, 상습 사기 등 세 가지로 구분된 사기 범죄 처벌 유형을 독일처럼 국고보조금 사기, 보험 사기 등으로 구체화해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정민·박병현 기자 yunjm@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태그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