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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 CT 한 번 찍으면 방사선 3년치 쬐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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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김소영(29·여)씨는 회사에서 지원을 받아 2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받는다. 올해도 이달 말 받을 예정이다. 그가 받게 되는 기본 검진 20여 가지 중엔 흉부나 유방 X선 촬영이 포함돼 있다. 김씨는 “X선에서 나오는 방사선량이 몸에 좋지 않다고 하는데 조금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건강검진 과정에서 인체에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측정했다. 전국 의료기관 등 29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건강검진 기본 검진을 통해 노출되는 평균 방사선량은 2.49mSv(밀리시버트:방사선량 단위)로 측정됐다고 20일 밝혔다. 현행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에서 일반인에게 허용한 연간 인공방사선 노출량(1mSv)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복부 CT나 폐 CT,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CT 등 선택 검사를 포함시켰을 때 최대로 노출될 수 있는 방사선량은 평균 14.82mSv로 나왔다.

 건강검진 과정에서 방사선 최대 노출량이 30mSv 이상인 검진 기관은 31곳(10.5%)이었으며 여러 부위에 CT를 촬영하거나 전신 PET 검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바람에 최대 노출량이 40mSv까지 치솟는 기관도 있었다.

 일상생활 속에서 노출되는 방사선 피폭량(연간 3.6mSv)과 비교할 때 건강검진 한 번으로 최대 11년치 방사선에 맞먹는 양을 쬘 수 있다. 김무영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저선량(100mSv 이하)의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의료계 내부에서도 아직 논란이 있다”며 “방사선 작업종사자에게 법적 기준으로 정해놓은 연간 피폭량이 50mSv 이하임을 고려할 때 결코 안전한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방사선 관련 모든 검사를 다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노출되는 방사선량 기여도(전체 노출량에서 장비가 차지하는 정도)는 CT가 7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위장조영술, PET CT, X선의 순이었다. 같은 CT 검사라 하더라도 신체 부위별로 방사선 노출의 정도도 달랐다. 복부가 가장 높았고 흉부·심혈관조영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각 검진기관이 시행하는 건강검진 프로그램 구성에 따라 평균 최대 노출량도 차이를 보였다. 대학병원(21.63mSv)이 가장 높았고 검진 전문기관, 종합병원(100병상 이상), 병원(30~99병상)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방사선 노출량이 많은 대학병원과 검진 전문기관이 CT와 PET를 검진 항목에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다만 건강검진에 포함된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나 위·대장 내시경에선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았다.

 김 과장은 “흡연자가 저선량 폐 CT를 찍는 것을 제외하고 증상이 없는 사람이 자주 CT를 찍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향후 방사선 노출에 대한 고려를 포함해 근거에 기반한 검진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사선에 많이 노출되면 유전자 변형이 이뤄져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연구는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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