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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상 최고의 국가신용등급에 자만할 때는 아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지난 주말 한국의 신용등급을 Aa2로 상향했다. 지금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를 포함한 3대 국제신용평가사에서 한국이 받은 등급 중 가장 높다. 신용등급으로는 중국·일본 등 주변의 경제 대국을 추월했다. Aa2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서도 7개국에 불과하다.

 반가운 소식이다. 세계 경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브라질 등 신흥국들은 저유가와 잇따른 신용등급 추락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으로 한국 경제가 신흥국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받게 됐다. 당장 해외로부터의 자금 조달 금리를 낮추고 국내 증시나 외환 시장의 맷집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 위축으로 자신감을 잃고 있는 경제주체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비관론을 잠재울 계기도 될 수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국가신용등급은 과거와 현재를 반영한 지표일 뿐이다. 미래를 보장하진 않는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잇따라 등급을 올리며 한국 경제를 낙관론으로 물들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속으로 곪고 있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파산 직전까지 최고 등급을 유지했다. 국가신용등급이 한 나라의 경제 전체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 재정과 무역수지, 외환보유액 같은 거시지표를 통해 부채 상환 능력을 살펴보는 것일 뿐이다. 일본도 ‘잃어버린 20년’ 동안 줄곧 세계 최고 신용등급을 유지했던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 한국 경제도 일본처럼 장기 저성장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 휩싸여 있다. 저출산·고령화와 혁신 부족으로 성장잠재력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노동·교육개혁과 산업 재편도 지지부진하다. 이러다간 사상 최고 국가신용등급이 ‘한여름 밤의 꿈’이 될 수 있다. 신용등급 상향을 발판 삼아 구조개혁과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지혜가 절실하다. 높은 국가신용등급은 굴러 들어온 복이지만, 여기에 안주하면 자칫 화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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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