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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립] Special Knowledge <604> 올해 유행어·신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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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진 기자

 2015년 한 해도 저물어 갑니다. 매년 이맘때면 올해의 유행어나 신조어 명단이 공개됩니다. 유행어와 신조어에는 해당 언어권의 사회상이 잘 녹아 있습니다. 정치를 비판하거나, 제도가 바뀔 때도 단어가 탄생합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의사 소통이 많다 보니 어느 국가에서나 유행어 중에 상당수는 인터넷 언어입니다. 영어권을 비롯해 일본·중국 등 에서 화제가 됐던 올해의 유행어·신조어를 모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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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잡지 ‘베니티 페어’에 나온 성전환자 케이틀린 제너. 제너 이후로 주목받는 ‘제3의 성’인 믹스(Mx).

영어권에서는 올해 ‘믹스(Mx)’라는 표현이 유행했다. 여성으로 성전환한 올림픽 철인 10종 경기 챔피언 출신 케이틀린 제너(65)가 대표적이다. 제너는 올해 6월 성전환 수술 사실을 공개하며 자신을 브루스가 아닌 케이틀린으로 불러달라고 말해 유명세를 탔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결정(6월 26일)에 따라 성 소수자의 권리 확대와 차별 금지 움직임이 미국 전역에 확산되면서 상대방을 호칭하는 단어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케이틀린 제너 같은 사람을 지칭할 때 종전의 미스터(Mr)나 미즈(Ms) 대신 제3의 성(性)인 ‘Mx(믹스)’라고 표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남성인 he(그)나, 여성인 she(그녀) 대신 남녀를 통칭하는 새로운 단어로 ‘ze’ 혹은 ‘xe’(발음은 둘 다 ‘지’)를 쓰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묘한 차별’을 의미하는 ‘마이크로 어그레션(microaggression )’ 역시 신조어 명단에 등장했다. 악의는 없지만 편하게 던지는 말 속에 미묘한 차별이 들어있을 때 쓴다. 예를 들어 개발도상국에서 온 학생에게 “너희 나라에도 대학교가 있니?” 같은 말을 던진다면 ‘마이크로 어그레션’이 될 수 있다.

 올해 영어권에서는 ‘뇌섹남’과 유사한 단어인 ‘사피오 섹슈얼(Sapiosexual)’이 유행했다. 상대방의 지성이나 위트·센스 등에서 매력을 느끼는 사람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좀 더 쉽게 말하면 똑똑한 사람에게 성적으로 끌리는 사람이다. ‘사피오’는 슬기롭다는 뜻으로 인류 진화 단계의 구분 중 하나인 ‘호모 사피엔스(슬기로운 사람)’란 단어를 떠올리면 쉽게 기억할 수 있다. ‘럼버섹슈얼’(lumbersexual·외모와 패션을 가꾸는 젊은 남성)도 유행했다. 한국에서 널리 퍼진 ‘쩍벌남(Manspreading)’이란 단어도 올해 옥스퍼드 신조어 사전에 등재됐다. 배고픈(hungry)과 화난(angry)의 합성어인 ‘행그리(hangry)’도 눈길을 끌었다.

 옥스퍼드 사전에는 ‘멍 때리기(Brain Fade)’도 등재됐다. 뇌가 점점 희미해진다(Fade)는 의미로 집중하거나 깊은 생각을 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올해의 신조어 중 하나인 ‘플릭’(fleek)은 매우 멋있거나 흠잡을 데 없이 가꾼 완벽한 외모를 지칭하는 단어다. 동영상에 등장한 매력적인 여성의 눈썹을 ‘온 플릭(On fleek)’하다고 일컬으면서 노래 가사나 블로그 등에 자주 인용되기에 이르렀다. ‘Yaaaas’는 ‘예스(Yes)’를 길게 늘인 것이다. 인기 연예인 레이디 가가, 힙합 가수 니키 미나즈 등이 주로 사용하면서 널리 퍼졌다. ‘EGOT’는 에미상(Emmy)·그래미상(Grammy)·오스카상(Oscar)·토니상(Tony)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로 미국의 4대 연예 시상식 석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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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구두(Shoe)와 목이 짧은 부츠(Bootie)의 중간단계에 있는 신발인 슈티.


  슈티(Shootie)는 일반 구두와 비슷하지만 발목까지 오는 앵클부츠를 의미한다.

 인터넷 용어에서도 신조어가 다수 나왔다. ‘kk’는 ‘OK’를 의미하는 인터넷 용어다. 유명 소셜 뉴스 웹사이트인 ‘레딧’(Reddit) 사용자를 뜻하는 ‘레디터’(Redditor)도 신조어에 게재됐다. 이밖에 유행한 말로는 IRL(in real life, 현실 생활 속에서), TBH(to be honest, 솔직하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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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간지 아주주간은 올해의 한자로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을 나타내는 ‘흙비올 매’를 선정했다. 베이징에 두 번째 적색경보가 발령되고 이틀째인 지난 20일 마스크를 낀 채 베이징 시내를 걷는 시민들. [AP]

 동아시아권에서도 올해 유행어와 신조어가 많았다. 홍콩의 유력 주간지 아주주간(亞州周刊)은 올해의 한자로 ‘흙비올 매’자를 선정했다.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을 나타내는 한자로 스모그라는 의미도 된다. 중국에서는 도처에 적이 있다는 뜻의 ‘십면매복(十面埋伏)’ 사자성어에서 ‘묻을 매(埋)’ 대신에 ‘흙비올 매’ 자를 써서 도처에 스모그가 퍼져 있는 상태를 나타낸 ‘십면매복’이란 단어가 유행했다.

 또 중국에서 올해 가장 많이 쓰인 말 중에는 ‘옌즈(顔値)’가 있다. 글자 그대로 ‘외모지수’로 사람의 외모를 평가하는 세태가 반영된 말이다. 보통 ‘옌즈헌가오’라고 써서 ‘얼굴 가치가 대단히 높다’, ‘고상하고 아름답다’는 뜻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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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있으면 뭐든지 한다는 뜻의 ‘유첸런싱(有錢任性)’. 유첸런싱 웹툰 캐릭터가 돈다발을 불태우고 있다.

 ‘유첸런싱(有錢任性, 돈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도 올해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유행했다. ‘유첸런싱’을 주제로 한 웹툰도 나왔다. 웹툰 속에서 돈 많은 허세남이 스타벅스에서 셀카만 찍고는 시킨 커피는 마시지도 않고 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돈다발을 재미삼아 불에 태우거나, 애완견의 발목에 비싼 스마트 시계를 채우고, 재벌 2세가 교통사고를 내놓고는 오히려 경찰에게 큰 소리를 치며 “돈이 있으니 이걸로 해결하라”며 지폐를 뿌리는 장면 등이 유첸런싱의 예다.

 변화하는 중국 사회상을 보여주는 단어도 많다. 중국판 5포 세대(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내집마련을 포기하는 것)를 상징하는 ‘단선거우(單身狗)’는 솔로(單身)와 개를 합성한 말이다. 연애를 못하거나 결혼을 못하는 사람이 자기 신세를 풍자적으로 일컬을 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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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전문가를 비꼬는 신조어 좐자. 원래 좐자는 전문가인데 발음만 같은 ‘벽돌’을 붙였다.

 무능한 전문가와 교수를 지칭하는 ‘좐자’도 있다. 원래 좐자(專家)는 전문가를 의미하는데 발음만 같은 ‘벽돌’을 앞에 붙여 학식도 없으면서 여기저기서 아는 체를 하는 가짜 전문가를 비꼬는 단어가 됐다.

 ‘청후이완(城會玩)’이란 표현도 인터넷 상에서 유행했다. ‘너희 동네 사람들 참 놀 줄 아는구나’의 줄임말이다. 원래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비꼬아 말할 때 쓰였는데 요즘은 친구끼리 서로 놀리고 비웃을 때 쓴다.

 신조어인 ‘와이궈런(歪果仁)’은 중국어의 ‘외국인’인 와이궈런(外國人)과 발음이 같다. 서양인의 중국어 발음이 독특한 것을 장난스럽게 지칭하는 말이다. 2010년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59만 명이었는데 2013년에는 84만 명으로 급증하는 등 중국 내에서 외국인과 접할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생겨난 신조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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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올해 최고 유행어는 대량구매를 뜻하는 ‘바쿠가이’다. ‘싹쓸이 쇼핑하는 중국인’을 다룬 잡지.

 일본에서 최고의 유행어 1위는 ‘바쿠가이(爆買い)’였다. 한 번에 대량으로 사는 걸 지칭하는 단어인데 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아예 무더기로 상품을 구매하는 걸 표현하는데 쓴다. 올해 2월 춘제(春節) 기간에 중국 관광객이 일본을 방문해 고가의 상품에서 저가의 생필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사는 모습을 두고 ‘싹쓸이 구매’라고 일본 언론들이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유행했다.

 특히 올해는 정치 관련 단어가 유행어로 대거 선정됐다. 일본 안보법안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온 구호인 “아베 정치를 용서하지 않는다”와 안보 관련 법안 반대 시위를 벌였던 학생 단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학생긴급행동’(실즈·SEALDs) 등이 일본 유행어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실즈는 메이지가쿠인(明治學院)대 4학년 오쿠다 아키(奧田愛基)가 중심이 돼 형성된 학생 단체로 안보법률 반대 시위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올해 10월 일본에 등장한 ‘마이 넘버’도 유행어로 꼽혔다. 국민 개개인에 번호를 할당해 소득·연금·납세 등의 정보를 하나의 번호로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마이 넘버 제도로 행정 효율화, 서비스 만족도 향상 등을 꾀했지만 부작용도 낳았다. 마이 넘버를 악용한 ‘마이 넘버 사기’가 일본 전역에서 속출한 것이다. 동사무소 직원, 연금 사무소 직원, 은행 증권사 직원을 가장해 전화를 걸어 “가족 ○○○의 마이넘버가 필요하다. 긴급한 상황이니 빨리 알려달라” 등 독촉을 해 번호를 알아낸 뒤 악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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