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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900 시승기 '칼치기 재미와 안락함을 동시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야심작 ‘제네시스 EQ900(이하 EQ900)’를 17일 시승했다. 사전계약으로만 1만4000여대가 넘게 팔린 차다. 시승은 서울 강남구의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차량 내ㆍ외부를 살펴본 뒤 도심을 달리고, 이어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식을 이뤄졌다.

먼저 첫 인상은 기존 에쿠스보다 한결 젊고 세련돼 졌다는 점이다. 전면부에선 볼륨감있는 후드와 우아한 느낌의 크레스트(Crestㆍ방패형에다 얹은 문장(紋章)) 그릴을 강조했다. 여기에 어댑티브 풀 LED(발광다이오드)를 적용한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도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다만 ‘기존 에쿠스보다 캐주얼한 느낌’이 일부 소비자들에겐 거부감을 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차 측면은 몸체와 차 전면, 후면의 비례감이 돋보였다. 후면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S클래스를 연상시켰다. 세로 모양의 날렵한 풀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트윈 머플러 등으로 마무리했다. 전체적으로 각진 느낌보단 매끄러운 곡선이 대거 적용됐다. 차량 외장엔 독일 머크(MERCK)가 개발한 최신 안료인 ‘판테라 실버(Panthera Silver)’를 입혔다. 마블 화이트ㆍ플래티넘 실버ㆍ골드 센트ㆍ오닉스 블랙 등 8가지 색을 고를 수 있다. 현대차 측은 “보통 검은색 계통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전체 계약자의 70% 정도 된다”고 소개했다. 아무래도 최고경영자(CEO)급이 타는 차이기 때문이다.

디자인과 인테리어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차를 직접 타 봤다. 이날 기자가 탄 차는‘EQ900 3.3터보 프레스티지(개소세 3.5% 기준ㆍ1억1195만원)’다.

시승은 ‘사장님 좌석’이라 불리 우는 2열 오른쪽 자리에 앉아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압구정동 일대를 도는 시내 주행과, 직접 운전하며 고속으로 달리는 고속도로 주행의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내 주행은 ‘가다서기’를 반복하는 도심에서 뒷좌석 탑승자가 얼마만큼 안락함을 느끼는지를 실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운전은 전문 드라이버에게 맡겼다. 현대차 측은 이날 일부러 과속방지턱이 많은 구간을 골랐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주행에 앞서 차량 내부를 살폈다. 고급스러운 실내가 인상적이었다. 그냥 눈으로 시트를 봐도 고급스럽단 느낌이 들었다. 최고급 천연 나파 가죽을 적용한 덕이다. 내부 천장 역시 최고급 스웨이드 소재를 입혔다. 천연 목재를 사용했다는 전면부의 리얼 우드도 멋스러움을 더했다. 시내 주행을 시작하자 현대차가 강조한 기본기가 그대로 발휘됐다. 도심에서의 코너링과 제동 모두 나무랄 데 없었다. 특히 패인 도로와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진가가 나왔다. 일부러 시속 30㎞ 이상으로 과속방지턱을 넘었지만 큰 충격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과속방지턱을 넘는군’ 정도의 느낌이 들었다. EQ900에 최초로 적용된 ‘제네시스 어댑티브 컨트롤 서스펜션(GACS)’ 덕분이다. 서스펜션 내부에 내장형 밸브를 넣어 주행 상황에 최적화된 감쇠력을 발휘했다. 기존 에쿠스는 비슷한 속도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살짝 몸이 뜨는 기분이 들었었다.
 

고속도로 주행은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의 로드힐스 골프&리조트까지 편도 68㎞ 구간에서 했다. 서울에서 춘천으로 향할 때 기자가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주행 성능도 자랑할 만했다. 특히 안정적인 가속이 인상적이었다. 운전석은 현대차가 서울대와 함께 개발한 세계 최초의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이 적용돼 운전자의 체형에 맞춰 좌석과 운전대, 거울 위치 등이 최적화됐다. 운전자가 자신의 키와 몸무게 등을 입력하면 차가 이에 맞춰 변하는 식이다.

차에 앉자 운전석이 운전자를 꽉 잡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차량 내 소음이 정말 적었다는 점이다. 각종 차음 장치를 입힌 덕에 차량 외부 소음을 왠만한 도서관 열람실 못잖게 줄였다. 차량 내부엔 14개의 달하는 렉시콘 스피커를 적용했다. 음악을 틀자 콘서트장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덩치 큰 차였지만 매끄러운 제어가 가능했다. 일부러 급가속과 급제동, 그리고 급격한 차선 변경(일명 칼치기)을 반복했다. 트윈 터보 V6 엔진의 파워 덕에 원하는 대로 차가 달렸다. 저ㆍ중속 주행 시에도 쳐지지 않았다. 가속 땐 페달을 밟는 만큼 차가 나갔다. 그만큼 반응속도도 다듬었단 얘기다. 안정적인 주행 성능은 고속구간에서 빛났다. 시속 160㎞로 달려도 90㎞로 달리는 느낌이 들었다. 사륜구동 시스템인 HTRAC을 적용해놓고 달릴 땐 포르셰 같은 독일 명차들처럼 바퀴가 ‘쫀득하게 도로를 쥐고 달리는’느낌이 들었다.

첨단 기술도 대거 적용됐다. 가장 인상적인 건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ASCC)’ 기능을 비롯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들이다. 차간 거리와 차선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인식된 정보를 맵데이터(Map Data)와 스스로 결합해 앞차, 옆 차와의 거리 등을 자연스레 조정해줬다. 운전자가 옆 차를 보지 못하고 차선을 바꾸려 할 때는 반대쪽 바퀴에 자동으로 제동을 걸어 사고를 피하는 기능도 있다.

직접 사용해보니 제네시스 EQ900에 적용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은 상당 부분 자율 주행차에 근접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초보 운전자라도 이 기능만 잘 쓰면 현실적으로 사고가 날 일은 없을 것같았다. 실제 코너 구간에서 감속은 물론 앞에 주행 중인 차가 속도를 줄이면 자연스레 이를 따라 감속했다. 감속 반응도 충분히 빨랐다.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속도를 자동으로 줄이기도 했다. 일 예로 앞 차가 없어도 시속 100㎞단속구간을 지날 땐 차가 알아서 시속 99㎞까지 속도를 줄여줬다. 하지만 이들 기능은 운전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 있을 때에만 제대로 기능한다. 관련 규제 때문이다. 이들 기능을 켜놓고 운전대에서 손을 20초 가량 떼고 있으면 경고음이 울린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사장님 자리’에 몸을 맡겼다. ‘항공기 일등석을 구현했다’는 현대차의 자랑답게 그 어느 차에도 밀리지 않을 만큼 편안했다. 주행 여건이 좋은 고속도로에서는 특히 그랬다. 목을 받치는 헤드 레스트의 안락함은 왠만한 베게 이상이다.

직접 시승해 본 결과 제네시스 EQ900의 주행성능이나 안락함은 독일산 럭셔리카에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기존 에쿠스의 웅장한 전면부 대신 젊고 캐주얼해진 얼굴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또 1억원을 넘나드는 차 값에 걸 맞는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 구축은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다. 시쳇말로 ‘1억이 넘는데 이 정도야 당연한 것 아니냐’는 소비자는 늘 있기 마련이다.

춘천=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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