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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안개 걷히니 국제유가 급락 먹구름

마음을 놓기에는 이르다. 기준 금리의 안개가 걷히니 이번에는 유가 하락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16일(현지시간) 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일단 해소된 분위기다. 하지만 국제 유가의 자유 낙하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과거에는 유가가 떨어지면 한국 같은 비산유국이면서 수출 제조업에 의지하는 국가는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지금의 유가 하락은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신호로 읽힌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1.6% 하락한 배럴당 34.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09년 2월18일 이후 최저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37.06달러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가 유가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기름값으로만 따지면 시계 바늘은 세계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2월로 되돌아갔다. 당시 WTI는 배럴당 34~35달러, 브렌트유는 37달러대로 곤두박질쳤다. 2008년의 유가 하락은 수요 감소가 원인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8년의 유가 하락이 경기침체로 인한 것이라면 (유가의) 새로운 붕괴는 원유 생산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 과잉에 몸살을 앓는 원유 시장에 물량은 더 늘어날 태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감산 합의에 실패하며 자율 조정 능력을 잃었다. 미국 의회는 미국산 원유의 수출 금지를 해제했다.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도 원유 수출에 본격 합류할 전망이다. 미국 셰일 업체도 굳건히 버티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6일 “(공급이 늘면서)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미국을 제외한 중국·일본·유럽 등 주요국 경제가 여전히 부진을 못하는 데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에도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면서 원유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올해 경제성장률 7% 달성이 힘든 중국에서는 원유 수요가 줄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의 유가 하락은 공급 과잉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가 맞물렸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을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하다”고 예상했다. 당분간 세계 경제는 ‘저유가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유가하락의 부메랑을 맞은 산유국의 부도 위험은 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금리는 51.75%로 치솟았다. 선진국도 저유가의 덫에 걸릴 수 있다.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며 경기 침체가 심화할 수 있어서다. 저유가로 인해 한국의 물가상승률도 올 10월까지 11개월간 0%대에 머물다 지난달에 간신히 1%대를 기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유가 하락이 세계 경제 전반에 디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도 유가 하락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18일 아시아 주식시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 코스피는 전날보다 0.13% 하락한 1975.32에 장을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9%, 중국 상하이 지수는 0.03% 하락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하현옥·이승호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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