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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제작담당 레터] LGBT

VIP 독자 여러분, 새롭게 중앙SUNDAY 제작을 맡게 된 이정민 제작담당입니다.



'편집국장'이란 직함 대신 '제작담당'이라고 붙인 건 중앙일보 제작 시스템이 뉴스룸으로 통합,일원화된데 따른 것입니다.복잡한 설명 쳐내고 핵심부터 말씀 드리면 '앞으로 더 좋은 양질의 기사를 공급할 수 있는 기자들의 풀이 다양해지고 넓어졌다'는 의미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2010년 1년동안 정치 에디터로 중앙SUNDAY에서 일했던 적이 있습니다.그후 JTBC 보도국·중앙일보 편집국을 거쳐 5년만에 돌아왔는데 그 사이 중앙SUNDAY가 오피니언 리더·지식층의 사랑을 받는 위클리 페이퍼로 성장했음을 새삼 실감하고 있습니다.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그리고 전임자인 남윤호 국장과 선후배,동료 제작진의 열정과 헌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은 '더 좋은 신문'을 만드는 것이겠죠. 알찬 읽을거리와 풍성한 생각거리,즐거우면서도 유익한 정보로 매주 일요일 '풍성한 식탁'을 차려내겠다는 다짐의 말씀으로 첫걸음을 시작할까 합니다.아낌없는 성원과 지도를 당부드립니다.



이번주엔 선뜻 드러내놓고 얘기하기 꺼려지는,그러나 엄연한 현실로 다가온 문제를 다뤘습니다.LGBT,성(性) 소수자 얘깁니다.레즈비언(Lesbian)·게이(Gay)·양성애자(Bisexual)·트랜스젠더(Transgender)를 통칭하는 LGBT는 레즈비게이(Lesbigay)나 퀴어(Queer)같은 표현이 인권차별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일면서 대안적 개념으로 쓰이고 있는 용어입니다.



지난 6월 전 세계를 뒤흔든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 결혼 합법 판결을 기억하실 겁니다.합헌 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사람은 앤서니 케네디(Anthony McLeod Kennedy)대법관입니다.케네디는 논쟁적 인물입니다.독실한 카톨릭 신자인데다 보수정권인 레이건 정부에서 대법관 지명을 받았는데,동성애자들의 인권을 옹호하는 판결을 많이 내렸습니다.동성 부부에게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한 결혼보호법(DOMA)이 '위헌'이라고 판결(2013년)해 동성결혼 합법화의 길을 열었던 장본인입니다.대체로 카톨릭과 보수는 동성애를 수용하지 않는 반대 입장에 서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례적 판결이라 할 수 있죠.더욱이 올해 80세의 노(老)판사의 판결이라니.케네디는 왜 그런 판단을 했을까요? 판결문 안에 답이 있습니다.그중 일부를 옮겨보겠습니다.



"결혼보다 심오한 결합은 없다. 결혼은 사랑, 신의, 헌신, 희생 그리고 가족의 가장 높은 이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동성애자인)남성들과 여성들이 결혼이란 제도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그들을 오해하는 것이다.그들은 결혼을 존중하기 때문에,결혼의 성취감을 이루고 싶을 정도로 결혼을 간절히 존중하기 때문에 청원을 낸 것이다. 그들은 문명의 가장 오래된 제도 중 하나로부터 배제된채 고독하게 내팽개쳐지지 않기를 소망한다.그들은 법 앞에서 동등한 존엄성을 인정받기를 요구하고 있다. 연방헌법은 그들에게 그런 권리를 부여한다."(No union is more profound than marriage, for it embodies the highest ideals of love, fidelity, devotion, sacrifice, and family. It would misunderstand these men and women to say they disrespect the idea of marriage. Their plea is that they do respect it, respect it so deeply that they seek to find its fulfillment for themselves. Their hope is not to be condemned to live in loneliness, excluded from one of civilization's oldest institutions. They ask for equal dignity in the eyes of the law. The Constitution grants them that right.)동성 커플도 다른 모든 커플들과 마찬가지로 결혼할 권리가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얘기죠.그 바탕엔 동성애도 하나의 정체성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가 흐르고 있습니다.옹호론자들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사람은 여러 가지의 다양한 정체성을 갖고 살아간다.어떤 사람을 하나의 정체성만으로 규정할 수 없다.A라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그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남성이며,고향은 경상도다.두 자녀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부모에겐 아들로,또 동생들의 형이자 오빠이기도 하다.대기업에 다니는 고액 연봉자이며,스포츠동호인 모임에 가입한 스포츠매니아다.A의 정체성을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가.여러 가지의 정체성이 있는데 유독 성적 정체성만 부각해 변태라거나 정신질환자 취급하는건 차별"이라고 말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솔직히 말하면,저 역시 논리적·이성적으론 수긍이 가면서도 막상 우리 아이가 동성애자라고 고백해온다면 무척 당혹스러워질 겁니다.'세상이 말세가 됐다'는 탄식부터 나올지도 모를 일이죠.지금 미국의 부모들이 그런 문제에 봉착해 있습니다.오바마 대통령조차 동성 결혼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데 이어 성소수자 잡지 '아웃(OUT)'의 표지모델로 등장했다는 이유로 융단폭격을 당하고 있습니다.특히 동성애를 신의 섭리를 거스르는 죄악으로 보는 기독교계의 반발이 거셉니다.인터넷상엔 오바마가 시카고 동성애 클럽의 단골이었다는둥,과거 남성과 결혼했던 동성애자였다는둥의 '믿거나 말거나'류의 험담이 난무합니다.심지어 '신의 징벌을 받게될 것'이란 저주성 댓글까지 달려있습니다.



그건 미국 얘기라고요? 과연 그럴까요? 얼마전 서울대 총학생회장에 레즈비언임을 커밍아웃한 김보미씨가 당선됐다는 뉴스를 보셨을 겁니다.고려대에서도 동성애자 동아리연합회 부회장(이예원)이 나오는등 대학가에선 '커밍아웃 열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한국인의 놀라운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통계가 있습니다.미국의 퓨 리서치센터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성애를 수용해야 한다'는 한국인의 응답이 2007년 18%에서 2013년엔 39%로 뛰었습니다.18-29세의 경우 무려 71%가 동성애 수용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이런 변화가 앞으로 우리 사회를 또 어떻게 변모시켜놓을지 궁금해집니다.이번 일요일 아침 식탁에선 배우자와,혹은 자녀들과 성 소수자 문제를 토론해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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