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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 58% 차지하는 신흥국 시장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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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장기전략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있다. 최 부총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최 부총리,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 김선영 서울대 교수. [김경빈 기자]


“태국은 미국 금리 영향에 크게 휘청거릴 수 있는 국가입니다. 태국 경기가 고꾸라지면 주문이 크게 줄 수 있으니 무리한 생산은 자제해야 합니다.”

 20여 개국에 로봇 청소기를 수출하는 유진로봇의 김영재 전무가 17일 태국의 한 유통업체 바이어로부터 받은 전화다. 김 전무는 “지난해 어렵게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는데 미국 금리 인상이란 장애물을 만났다”며 “태국과 같은 신흥국의 현지 업체 중 자금 상황이 나쁘다며 대금 납기일을 늦추는 곳이 많아 고민이다”고 털어놓았다.

 국내 산업계는 미국발 금리 인상이 수출 전선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금리 인상의 후폭풍이 지난해 한국 수출의 58%를 차지하는 동남아 등 신흥국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측면도 있어 한국 경제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과거 금리 인상과 달리 최근 중국 경기 둔화, 원자재가 하락 등 불안 요인과 맞물릴 경우 신흥국 경기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 금리 인상에 취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달러가 강세더라도 결제 통화를 다변화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 다만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을 달러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 할부금리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 자체보다 신흥국 소비에 악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해운업계는 여객기·선박 구매에 따라 외화 차입금이 많은 특성상 금리 인상이 이자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업계는 특히 미국 금리 인상→달러 강세→유가 약세로 이어져 저유가 추세에 기름을 붓지 않을까 우려했다. 미국 금리 인상 발표 직후인 16일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8달러(4.9%) 하락한 배럴당 35.5달러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유가가 지속되면 원유를 정제해 파는 유화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원유값 하락→제품단가 하락→업체 간 가격경쟁→제품단가 추가 하락이란 악순환이 이어져 업체의 채산성이 크게 나빠졌다. 중동 산유국 등을 주요 시장으로 하는 건설·조선업계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이 위안화 약세(가치 절하)를 시도할지도 변수다.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우리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응 전략을 못 갖춘 중소·중견 기업의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글=김기환·임지수 기자 khkim@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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