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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경제 위기 자주 언급, 국민들 위기 못 느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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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진짜 크다. 한데 대통령께서 위기를 너무 자주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국민이 느끼는 위기의식은 떨어지는 듯하다.”

[이슈추적]
“내년 수출·내수 동시 침체 우려돼”
경제활성화법 처리 연일 국회 비판

경제 낙관한 전임자들과 큰 차이
재계 “현장서 느끼는 위기감 더 커”
“국회 질타는 삼권 분립 위배” 견해도


 17일 한 재계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들어 한국 경제를 위기상황으로 진단하고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이 처리되지 않는 데 대해 연일 국회를 비판하는 걸 두고서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내년 우리 경제가 수출과 내수의 동시 침체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세대에 더 이상 죄짓지 말고 지금이라도 실행해야 한다. 1440여 일간 묶여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1000일 전 해결됐다면 수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고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의 경제위기 발언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내년 경제는 어렵다”보다 한층 세다. ‘위기’ ‘비상’이란 말까지 등장한다.

 그러다 보니 “법안을 통과시키기가 너무 어렵다. 대통령도 답답함을 표현한 것”(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이란 해석이 나오지만 “너무 강하고 잦은 위기 강조와 국회 비판으로 인해 비상한 상황이 범상하게 비치는 부작용을 낳는다”(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 경제전문가들과 재계 인사들은 한목소리로 “심각하다”고 한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 때와 비교하며 “국회의장이 주요 경제법안을 직권상정하지 않는 건 안이하다.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이 필요할 만큼 지금의 상황은 다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쓰는 단어와 화법들이 오히려 국민을 둔감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크다. 원치 않는 시그널을 국민과 시장에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손병권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위기 발언이 잦다 보니 국민이 더 불안해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정말 위기라고 해도 믿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친 양치기 소년의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위기를 대하는 과거 대통령들과 박 대통령의 차이점도 눈길을 끈다.

 2006년 9월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경제는 좋지만 민생은 어렵다”고 말해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97년 외환위기 직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튼튼하다”는 경제부처 관계자들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과거 대통령들이 경제위기를 가볍게 보다가 위기를 맞은 반면 박 대통령은 경제 당국자들보다 더 중하게 현재의 경제위기를 바라본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통령은 우국의 충정에서 하는 말씀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이 사라진 것은 안 좋은 신호지만 그래도 우리는 방어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삼권 분립의 한 축인 입법부를 너무 자주 꾸짖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논란을 부른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7일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의장에겐 국회 정상화의 책무가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삼권 분립이 돼 있는 대한민국 민주체계에 의심이 가는 얘기들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맞받았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마음에서 하는 얘기들이 결과적으로 입법부 수장과 마찰을 빚고 있는 셈이다. 강원택 교수는 “대통령의 발언은 국회가 도와주지 않으니 경제위기와 시급함을 계속 강조해 법안 처리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진정성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러나 야당 등 국회 협조를 얻기 위해선 대통령이 직접 이들을 찾아가 호소하는 정치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가영·박유미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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