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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수 식수원 고갈” … 길안천 취수장 민원 빗발쳐 공사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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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사를 계속하고 있나. 공사를 중지시킨다는 어제 시장 발표 못 들었나.”(주민)

준공 예정 성덕댐 물 부족 해결 목적
시민단체 “30㎞ 떨어져 이해 안돼”
수자원공사 “시민들 우려는 오해”
안동시, 재검토 뒤 재개 여부 결정

 “아직 연락 받은 게 없다. 무슨 일이냐.”(현대건설)

 지난 15일 경북 안동시 길안면 송사리 길안천 취수장 공사 현장. 취수장 건설을 반대해온 주민 조모(45·길안면 천지리)씨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전날 권영세 안동시장이 선언한 공사 잠정 중단 조치가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맑은 길안천 옆은 취수장 골조 공사가 한창이었다. 시민 쉼터인 천지갑산 공원 한 쪽을 잘라 취수장이 들어선 것이다. 공사장 곳곳은 물이 쏟아졌다. 환경단체는 지난 10월부터 취수장 반대 운동을 전개해 왔다. 현장을 안내한 ‘길안천 취수공사 저지 및 안동시민 식수지키기 범시민연대’ 손호영(50) 공동상임대표는 “수자원공사가 하필이면 17만 안동시민의 식수원인 길안천을 빼앗으려 드느냐”고 원망했다.

 정치권도 나섰다. 20대 총선에 출마를 선언한 권택기 전 의원은 지난 2일 안동시청 앞에서 취수장 반대 1인 시위를 한 데 이어 기자회견을 열었고 권오을 전 의원도 반대 기자회견을 했다.

 ‘물 주권’ 민심이 수자원공사와 충돌했다. 이례적이다. 수자원공사 성덕댐건설단은 청송 성덕댐 아래에 지난 9월부터 취수장을 건설 중이다. 안동 임하댐에서 도수로를 통해 영천댐으로 보내는 물이 부족해서다. 모자라는 양 하루 4만t을 취수장에서 퍼올려 도수로에 보탠다는 계획이다. 이 물로 포항·경주·경산 등 경북 남부권이 돌아간다. 문제는 새로 만드는 취수장의 위치다.

 안동 시민·환경단체들은 성덕댐에서 30㎞나 하류인 길안천에서 물을 퍼올리려는 까닭을 모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동댐·임하댐 등을 만들면서 시민들이 이루 말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었는데 또다시 수자원공사가 마지막 남은 1급수 식수원까지 손을 대느냐는 것이다. 물 주권이다. 물을 뽑으면 길안천은 실개천으로 전락해 안동시민은 자칫 오염된 녹조물을 짜서 먹게 되고 청정 강변과 꺽지·다슬기의 보고인 수중 생태계도 파괴된다는 지적이다. 이들 단체는 “잠정 중단 아닌 건설 취소”를 내세운다.

 반면 임병민 성덕댐건설단장은 “우려는 오해”라며 “성덕댐에서 방류하는 하루 5만6000t 안에서 취수한다”고 주장한다. 식수원이 고갈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또 취수장 위치는 청송군이 먼저 댐 아래를 제안했다고 했다. 그러자 안동시는 반변천과 길안천이 만나는 더 하류 지점을 찍었지만 건설비가 760억원이나 들어 20억원가량 드는 현 위치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건설단은 취수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민원을 우려해 송사리 등 3개 마을 이장단에 총 18억원의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취수장 건설비와 맞먹는 액수다. 주민 분란의 여지도 있다. 그러고도 시민 반발에 부닥쳐 결국 잠정 중단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안동시는 시민단체의 반대 민원이 제기된 만큼 용역을 통해 환경영향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한 뒤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연말 성덕댐 준공을 추진하던 수자원공사가 물 주권 민심이란 암초를 만났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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