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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옆 50m에 또 계단 … 전주 하천변 혈세 낭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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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효자동 삼천의 계단공사 현장 주변 400m에 계단과 보도시설이 9개나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17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아이파크 아파트 주변 삼천. 하천 접안도로에서 둔치로 내려오는 길목에 목재 계단 설치 공사가 한창이었다. 폭 3m, 길이 22m의 목재 계단은 공사비가 4000여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공사 현장에서 50여m 떨어진 위쪽에 똑같은 형태의 계단이 있다. 또 100여m 아래쪽에는 1억여원을 들여 만든 자전거도로 겸용 보도가 있다.

전주천·삼천 둔치에 시설물 난립
거리 짧아도 징검다리 등 계속 설치
“자연형 생태하천 망가뜨려” 지적에
전주시 “고향의 강 사업 예산” 해명

 인근에 사는 주민 이진경(43 )씨는 “5분 거리에 비슷한 시설물이 4~5개나 있는데 또 계단을 만드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며 “시민들의 귀중한 세금을 저렇게 무분별하게 써도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완산구청 측은 “근처에 인도교가 생기면서 아파트 주민들이 계단을 놔달라고 요구해 어쩔 수 없이 공사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자연형 하천의 성공 모델로 꼽히는 전주천과 삼천변에 시설물이 마구잡이로 들어서고 있다. 이로 인해 계단과 보도·운동시설물 등이 겹치기로 설치돼 예산을 낭비하고 자연 생태계를 해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주시내 중심부를 흐르는 전주천과 삼천은 10여 년 전 자연형 하천으로 새단장을 했다. 하천을 덮고 있던 콘크리트를 걷어낸 뒤 나무와 꽃을 심고 자연석을 깔았다. 이런 노력 덕분에 반딧불이와 수달이 발견되고 시민이 즐겨 찾는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했다. 다른 지자체 공무원들이 잇따라 찾아와 벤치마킹을 했을 정도다.

 하지만 2~3년 전부터 이들 지역에 계단과 보도 등이 급증하고 있다. 전주천에는 6㎞ 구간에 계단 65개, 삼천에는 9㎞ 구간에 계단 33개가 설치됐다. 자전거와 사람이 통행할 수 있는 진입도로 역시 전주천과 삼천에 49곳이나 개설됐다. 특히 삼천 홍산교에서 마전교까지 400여m 구간에는 계단과 보도가 무려 9개나 설치돼 있다. 하천 둔치로 내려가는 진입로가 40~50m마다 하나씩 만들어진 셈이다.

 운동기구가 너무 많이 깔려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 전주천의 경우 주요 아파트 인근마다 한두 곳씩 모두 45곳에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다. 운동기구는 1기당 200여만원이 들어간다. 장소에 따라 적은 곳은 3~5기, 많은 곳은 10여 기씩 깔려 있다. 천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도 25개가 놓여 있다. 그런데도 전주시는 1개당 4억~5억원씩 들어가는 인도교 5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전주시는 ‘고향의 강 정비 사업’ 예산이 내려와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내년까지 진행하는 이 사업은 전체 공사비가 국비 220억원, 지방비 75억원 등 총 370억원이나 된다. 올해 말까지 70%의 예산을 사용하고 내년에는 어은골 쌍다리 보강 사업 등을 벌일 계획이다.

 이문옥 전주시민회 사무국장은 “불요불급한 사업에 예산을 쓰고 보자는 식으로 집행해 자연형 생태하천을 망가뜨리고 있다”며 “관련 사업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해 혈세 낭비를 정밀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ds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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