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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섬유, 레드오션서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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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찬
벤텍스 대표

‘사양(斜陽)’이란 말은 지는 해라는 뜻이다. 한 때 찬란했던 과거를 뒤로 하고 망각의 무대 속으로 쓸쓸히 퇴장하는 노배우를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내가 종사하는 섬유산업은 사양산업으로 각인된지 꽤 오래다. 그러나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섬유산업은 향후 나체문화가 정착되기 전까진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가치 있는 산업”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시장이 포화 상태가 돼서 간신히 생명력을 유지하는 시장을 ‘레드 오션’으로 부른다. 하지만 과연 ‘블루 오션’이 기다렸다는 듯 우리를 환영하면서 아름다운 미래를 보장해줄까? 역설적으로 블루 오션엔 바다 괴물이 목숨을 노리고 있진 않은지, 그 바다는 얼마나 깊은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레드 오션에서도 충분히 생존 전략을 짤 수 있다. 중국의 고전인 ‘손자병법’의 모세(謨勢)·차세(借勢)·용세(用勢)를 응용해볼만 하다.

 먼저 모세(謨勢)란 세를 조직한다는 뜻이다. 단숨에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조직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선 혁신기술 만으론 안된다. 철학이 담긴 기술을 가져야 한다.

 나는 사랑에 기반한 기술을 강조한다. 이는‘HEALing’이란 개념으로 압축할 수 있다. H(human love), E(earth love), A(animal love), L(life love)을 실현하는 기술이다. 예컨대 인간을 위한 생체 활성화 기술, 지구를 위한 에너지 절감형 발열 기술, 동물 보호를 위한 오리털 대체 태양광 충전제 기술 등을 꼽을 수 있다.

 다음으로 차세(借勢)는 세를 빌리는 것으로 고도 성장을 위한 전략이다. 드론을 만드는 기술과 이를 하늘 높이 날리는 조종 기술은 다르다. 특히 중소기업은 인적·물적 자원이 대기업에 비해 절대 열세다. 전쟁터에 나가는데 탱크는 고사하고 소총도 모자라다. 적의 전투기를 빌려 싸우는 전략이 가능하다면 초대박이다.

 혁신기술만 있다면 ‘글로벌 기업’들의 각종 인프라를 무상이 아니라 오히려 돈을 받고 사용할 수 있다. 나는 최근 미국 대형 섬유업체인 인비스타에 태양광 발열 기술과 1초 만에 건조되는 기술 등을 수출했다. 우리 기술과 인비스타의 브랜드 위상·마케팅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는 상생 전략이다. 대한민국은 섬유기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끝으로 용세(用勢)의 전략이다. 드론을 하늘 높이 날리기만 한다면 연보다 성능이 뛰어난 단순 비행체에 불과하다. 그러나 드론에 폭약을 장착하면 무기가 되고, 홍보물을 달면 광고매체가 된다. 이렇게 핵심기술을 다양한 용도로 재해석한 뒤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게 용세의 전략이다.

 그동안 ‘기능성 소재’는 스포츠 아웃도어 시장의 전유물이었다. 이런 상식을 깨고 일반 캐주얼 옷에 해당 기능을 넣어 세계적 스타로 성장한 사례가 바로 유니클로의 히트텍이다. 기능성 섬유 기술의 가능성을 확대해석해 새 시장을 창출했다. 창조경제가 화두다. 평면적 사고에서 벗어나 입체적 사고를 통해 레드오션을 지배해야 한다.

고경찬 벤텍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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