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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국내에서 탄저균 이어 페스트균도 반입해 실험"

 


 지난 4월 탄저균 반입 논란을 일으켰던 주한미군이 페스트균도 반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한미군의 생물학 균 반입과 사용실태를 점검한 한미 합동실무단의 조사 결과다.

한국 정부는 지난 4월 주한미군에 살아 있는 탄저균이 반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미 국방당국이 전량 폐기 지시를 하자 미군과 공동으로 실태조사를 했다. 이 과정에서 흑사병을 일으켜 사람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도록 하는 페스트균도 한차례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생물학 공격용으로 사용되는 페스트균을 주한미군이 반입한 사실은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반입횟수와 페스트균의 반입 사실이 알려지긴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주한미군은 2013년부터 차세대 생물감시 시스템인 JUPITER(Joint USFK Portal Intergrated Threat Recognition) 프로그램 운영하며 생물방어능력 훈련 실시했다”며 “생물학작용제 분석 식별 장비의 성능 시험과 사용자 훈련 위해 ‘사균화된’ 탄저균 및 페스트균 검사용 샘플을 반입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사에 참여했던 당국자는 ”지난 4월 24일 미국의 에지우드 화생연구소서(미국 메릴랜드 주 소재) 사균화된 탄저균 및 페스트균 검사용 샘플 각 1ml씩 주한미군 오산기지로 발송됐다“며 ”3중으로 포장돼 민간물류 운송업체를 이용해 인천공항 통해 반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측은 한국에 이같은 사실 통보하지는 않았다”며 “관련 규정 위반은 아니다”고 했다. 죽어있는 균을 들여올 때는 검역당국의 신고 등이 필요치 않다는 게 당국자의 설명이다. 또 미군이 반입한 생물학 균은 별도로 고농도로 처리를 하지 않을 경우 인체에 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에 한국 정부의 옵저버 자격으로 참여한 송기준 고려대의학도서관장(병원성 바이러스 은행장)은 “탄저균은 일반 흙에서도 추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연상태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실무단은 오산기지 탄저균 배달사고는 미국내 실험실서 불완전한 사균화 처리로 인해 극소량의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는 탄저균 포자가 한국으로 배송돼 발생했지만 샘플 반입과 취급 및 처리과정에서 안전하게 제독 및 폐기한 것으로 평가했다. 주한미군측은 5월 20일과 26일 오산 기지 생물검사실에서 분석ㆍ식별 장비의 성능시험과 사용자 훈련을 위해 샘플 일부를 사용했다고 한다. 국방부 당국자는 “주한미군은 두차례 실험을 한 뒤 남아있는 샘플을 5월 27일 미국 국방부 지시에 따라 8.25% 차아염소산나트륨 용액에 침수시켜 제독후 폐기했다”며 “8월 6일 현장 기술평가때 모두 음성판정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가 미국측의 설명을 확인할 방법이 없이 일방적으로 수용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미가 공동으로 구성한 조사단의 명칭이 공동조사단이 아닌 공동실무단으로 한 것도 미국측이 조사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란 분석이 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생물학 무기로 활용될 수 있는 생물학 균의 반입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유사한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주한미군이 반입하는 검사용 샘플(사균화)에 대한 양국간 통보와 관리 절차를 정립하기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SOFA(한미행정협정)합동위원회에 샘플 반입과 관리절차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합의권고안을 제출해 SOFA운영절차를 개선키로 했다”며 “사균화된 검사용 샘플에 대해 안전절차를 강화한 건 전례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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