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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에 글 잘못 올렸다 美입국 금지될 수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잘못 올렸다가는 미국 입국을 거부당할 가능성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 상·하원이 미국에 들어오려는 비자 발급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과거 소셜미디어 기록을 조회하는 ‘온라인 행적 조사법’를 추진하는데 이어 대선 주자들까지 소셜미디어를 조사하라고 요구하면서다.

미국 국토안보부도 소셜미디어 조사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소셜미디어가 미국 입국의 주요 기준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소셜미디어 조사는 사전에 테러리스트를 가려내겠다는 목적이지만 이 과정에서 생각 없이 올린 글로 인해 미국 입국을 신청했다가 곤란한 처지에 몰리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진 쉬힌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25명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비자 신청자들의 소셜미디어 게시 글을 즉각 조회하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제이 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보냈다. 의회 전문지인 힐에 따르면 이들은 “비자 발급을 위한 조사 과정에서 소셜미디어가 배제돼 있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는 중요한 정보를 확인하지 못하는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인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국토안보부의 입국 신청자 신원조회 과정에 소셜미디어 조회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하원에서도 외교위원장·법사위원장이 일제히 소셜미디어 검색 의무화를 요구했다.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은 “미국에 들어오려고 시도하는 테러리스트의 온라인 글을 무시하는 것은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밥 굿라트 법사위원장은 법사위에서 소셜미디어 검색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트위터·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가 갑자기 이슈화된 것은 지난 3일 미국 동부 샌버나디노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테러의 주범인 타시핀 말릭이 비자 발급 때 무사 통과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연방수사국(FBI)가 뒤늦게 말릭의 소셜미디어를 뒤진 결과 말릭은 2014년 7월 미국에 입국하기 이전에 이미 “성전(지하드)의 일부가 되고 싶다”며 테러 의도를 드러내는 글을 올린 게 확인됐다. 그러나 당국은 말릭이 남편인 사이드 파룩과 함께 배우자 비자(K-1)로 미국에 들어올 때 과거 ‘온라인 행적’을 짚어 내지 못해 오바마 정부가 코너에 몰렸다.

또 이슬람국가(IS)가 소셜미디어를 자신들의 지하드를 선전하고 추종자를 끌어 모으며 테러 조직의 ‘접선 통로’로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졌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16일 “IS는 소셜미디어와 암호화된 통신, 선전물 등을 이용해 전세계에서 소규모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며 “트위터가 살인을 조장하고 판매하는 테러의 크라우드 소싱으로도 악용되고 있고 IS는 (소셜미디어의) 암호화 기술을 사용해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소셜미디어는 대선전의 현안으로도 등장했다. 14일 열린 공화당의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조지 파타키 전 뉴욕 주지사,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등이 일제히 소셜미디어 검색을 요구했다. 파타키 전 주지사도 “미국에 들어오겠다는 이들의 소셜미디어 글을 조사하지 못하고 있다”며 “차기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이런 제한을 없애는 것”이라고 요구했다.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오바마 정부는 소셜미디어 검색 법제화는 불필요하지만 검색 강화 방침에는 동의하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비자 신청자의 소셜미디어 게시글 조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토안보부가 올 초부터 비자 신청자의 게시글을 간헐적으로 조사하는 시험 프로그램 3개를 가동해 왔는데 이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게시글 검색이 어떻게 현실화될지에 대한 인력 충원 등의 구체적인 계획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또 전세계 언어가 담기는 소셜미디어 글을 전수 조사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입국 신청자에 대한 소셜미디어 검색을 확대할 경우 소셜미디어가 주요한 성향 분석 자료로 둔갑할 수 있게 됐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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