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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Risk①] 신흥국 긴축발작·부채 위기…'어게인 1994'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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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가장 긴장하는 곳은 신흥국이다. 긴축 발작(Taper Tantrum)과 부채 위기의 트라우마 때문이다.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완화(QE)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자 신흥국 시장의 통화와 주식, 채권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는 긴축 발작을 겪었다. 1994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멕시코 금융위기를 불러왔다. 그 여파는 97년 아시아 외환위기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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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신흥시장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신흥국의 부채 위험이 커지고 있어서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금리인하와 QE로 돈 줄을 풀며 흘러 넘친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밀려들었다. ‘유동성 잔치’ 속에 싼값에 돈을 빌릴 수 있었던 신흥국은 달러 빚을 늘렸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 2분기에 달러표시 채권은 9조8000억달러로 늘었다. 신흥시장의 달러 표시 채권은 3조 달러를 넘어섰다. 2009년 이후 두 배로 늘었다. BIS는 “신흥국의 비은행권 달러화 채무는 공식 발표(3조8000억 달러)보다 6000억 달러 가량 더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신흥국 회사채가 전 세계 채권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한 것도 불안 요인이다. 

텔레그라프는 “브릭스 국가의 부채와 외채원리금상환부담률(DSR)은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BIS는 “미국이 돈 줄을 죄면 유동성 증발에 따른 신용경색으로 신흥국의 가계와 기업이 패닉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며 “2013년의 긴축발작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이 자본 유출과 통화 가치 하락을 촉발하면 신흥국 부채 위기는 증폭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신흥국 자금 엑소더스의 신호탄이다. 이탈은 이미 시작됐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비거주자의 신흥국 주식 및 채권 투자 자금은 지난달 35억 달러 순유출로 전환했다. 신흥국 시장에 유입된 해외 자금도 지난해 2850억달러에서 올해 600억달러로 뚝 떨어졌다.
 
고수익을 찾아 몰려들었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통화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달러로 갚아야 하는 빚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기초체력이 약한 신흥국에는 직격탄이다. 올 들어 16일까지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 대비 29.25% 하락했다. 콜롬비아 페소(-28.23%)와 터키 리라(-19.97%)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골드만 삭스는 “신흥국의 부채 위기가 세계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 위기에 이은 제3의 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환위기와 긴축발작의 학습 효과로 인해 신흥국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길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3년 긴축발작을 겪은 신흥국은 경상수지 개선과 외환보유액 확충 등으로 대외 충격에 대한 방어막을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BNP 파리바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과 태국, 필리핀의 경우 물가가 목표 수준을 밑돌고 혼란을 피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있는 만큼 해외발 악재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 아시아 국가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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