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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수출금지 풀리는 미국, 저유가 치킨게임 뛰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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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의 공화·민주 양당이 15일(현지시간) 원유 수출 금지 조치를 40년 만에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도 조만간 해제될 것으로 보여 산유국 간 저유가 ‘치킨게임’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미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날 당 내부 회의에서 원유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내용이 담긴 세출법안을 민주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라이언 의장은 17일께 해당 법안을 하원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미국은 1차 석유 파동 이후인 1975년부터 자국산 원유 수출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수출을 통제해 원유 자원을 보전하고 국내 유가도 안정시키기 위해서였다. 미국은 지난 9월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4%에 불과한 하루 40만9000 배럴(1배럴은 158.9L)을 수출했다.

미국 석유 업계는 이 때문에 원유 수출을 활성화해야 국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며 공화당을 통해 수출 금지 규정의 해제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석유 수출이 화석연료 사용을 늘린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엔 여야가 세출법안을 협상하며 요구 사항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민주당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세제 감면 혜택을 연장해 주는 대가를 얻었다.

  미 의회가 수출 금지를 해제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던 백악관은 명확한 입장 발표를 피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법안이 (백악관에) 오면 검토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밝혔다. 압둘라 바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15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OPEC·인도 에너지회의에서 “미국이 원유를 수출하더라도 순수입국으로 남는 만큼 유가에 미칠 영향은 제로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셰일 석유 생산으로 중동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며 중동의 전략적 가치를 예전만큼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미국은 유가 하락이 미국과 대립하는 러시아·베네수엘라 등 산유국의 입지를 약화시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특별 집행이사회를 열어 12년간의 이란 핵 사찰을 끝내고 이란이 2009년 이후 핵무기 개발을 중단했다는 최종 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란으로선 유엔과 미국·유럽연합(EU)의 금융·경제 제재 해제로 가는 주요 관문을 넘었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사찰 결과 2009년 이후로는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신뢰할 만한 징후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지난해 7월 미국 등 주요 6개국(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과의 핵 협상 결과물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따라 IAEA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의혹을 조사한 보고서를 승인하기 위해 열렸다. 이후 IAEA가 JCPOA 이행 여부를 검증하고 그에 따라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린다.

 유가 전문가들은 미국이 원유 수출을 공식 허용해도 곧바로 대량의 미국산 원유가 국제시장에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당장은 수익성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미국과 이란의 원유 수출이 본격화하면 국제시장에 공급 물량이 늘면서 국제 유가는 더욱 하락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OPEC은 경쟁자로 등장한 미국산 셰일 석유를 고사(枯死)시키려 저유가 정책을 펴면서 국제 유가는 최근 6개월 동안 40% 이상 하락했다.

워싱턴·런던=채병건·고정애 특파원
서울=이동현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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